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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래도 초록색 덕후인 것 같다. 블로그 메인화면에 계속 골프장 사진을 올리고 있으나 누런 잔디가 보이면 아무래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때문에 나중에라도 잔디기 푸른 시절에 재방문해서 글을 다시 올려야 직성이 풀린다. 여기는 경상남도 함양에 있는 18홀 골프장인데 3월에 진주로 내려가는 일정이 생겨서 중간에 운동한다. 나는 이런 골프장이 있는지도 몰랐으나 겨울이 끝나가면서 쏟아지는 골프장 스팸문자에 "평일 29,000원부터" 이런 광고가 왔길래 대체 어떤 곳이길래? 궁금하던 차였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고지대에 원래 회원제로 시작했고, 노준택 씨가 설계한 18홀이라니까 관심이 생겼는데 그쪽 동네의 산골은 한여름에도 쌀쌀할테니 3월에 갈 곳은 아니긴 했다. 아무튼 진주, 대구 등에서 오시는 분들과의 라운드라 위치 하나는 정말 좋은데 쳐보고 괜찮으면 여름에 다시 와보리라 그런 생각으로 갔다. 검색된 뉴스에는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회원권 액면가의 3%만 보전하는 식이었다고 하니 원래 얼마였는지 모르겠으나 거의 날강도 수준이다 (덕분에 우리가 저렴한 가격으로 치는 거겠지만). 고지대라 그런지 과연 추위를 실감할 날씨였는데 (당시 서울은 한낮에 20도에 육박하던 시절) 채 눈이 녹지 않았던 외진 산골이었어도 저렴한 가격 덕택인지 풀부킹이었고, 산을 이리저리 돌아가며 치는 골프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저멀리 보이는 산세가 덕유산인지 지리산인지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세계 유수의 자연을 구경했어도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된다. 짓다가 방치된 골프텔이 좀 흉물스러웠을뿐 잔디가 푸르를 시절에 꼭 다시 와보리라 생각하는 곳이지만 사실 서울에서 3시간은 운전하고 가야하기 때문에 그날이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