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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아름다운 가평 운악산 근방에 만들어놓은 36홀 골프장인데 썬/밸리 코스가 회원제고, 파인/힐 18홀이 대중제라고 한다 (여기에 추가로 파 3 코스 9홀이 있다고 함). 포천인지 기평인지의 산자락에 임골프디자인 설계라고 하니까 어떻게 생겼을지 대충 짐작이 가는데 자주 간다는 동반자 말로는 대중제 파인/힐 코스가 더 낫다고 했다. 국내에서의 시즌은 아직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날씨가 좋아서 만든 번개 라운드다. 일요일 새벽에 가니까 한시간이면 도착인데 바로 근처에 리앤리 cc라고 있으니 저기도 언제 한번 더 가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입장. 과연 집에만 있어야하는 봄이 아쉬워 나온 골퍼들로 새벽부터 클럽하우스는 만원이었다.
파인 코스는 큰 연못을 끼고 시작하는데 물에 빠질 염려는 접어둘만큼 넓직한 페어웨이지만 어이없게도 공 하나를 수장시키며 시작한다. 더블보기에 누런 잔디래도 허허 웃을 수 있는 것은 시기가 이미 겨울이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려니 땀도 난다. 대단한 경치는 아니라서 가을에 왔더라면 더 나았을라나? 가평의 산세를 바탕으로 만든 골프장치고는 평범하다. 여기를 종종 온다는 동반자 얘기로는 썬/밸리 코스는 타겟골프라서 다들 욕을 하며 나오긴 하지만 경치는 조금 더 낫다고 한다. 그래도 공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이쪽, 파인/힐 코스가 더 좋은 것 같았다. 한동안 연습장에서만 잘 맞는 상황이라 당황스러웠는데 그럭저럭 공이 맞는 날이었다.
나는 처음 와봤지만 실은 수십년의 역사가 있는 골프장이라고 한다. 유명하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우습게 무시할 수준도 아니었다. 내세울만한 철학이 담긴 코스는 아니라도 운악산을 배경으로 샷을 날리는 파인 6번은 시그너처라고 부를만하다. 후반의 힐 코스는 약간 더 편안하고 나무가 울창한 풍광이라 초록의 시기에 왔더라면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날씨에 편안한 이들과의 라운드니까 백돌이 골프라도 이러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