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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에 안성 Q를 다녀왔는데 거기는 이제 골프존카운티와 결별했지만 그동네 퍼블릭 골프장에 대한 인상이 약간 좋아져서 내친 김에 안성 W도 부킹해버렸다. 여기도 원래는 웨스트파인 cc였던 것을 골프존에서 인수한 것인데 세간의 평은 안성 H 보다는 조금 낫지만 짧고 좁다고들 했다. 설계자가 누구였는지 찾을 길이 없고 (오래전 신문기사에 에이엠엔지니어링이라고 나온 것을 봤는데 그렇다면 안문환 씨?), 2011년에 처음 개장하던 당시부터 퍼블릭이었다고 한다 (당시 다녀온 지인의 평가는 코스는 그냥 퍼블릭 수준인데 서비스는 좋았다고 한다). 설계자 찾으러 인터넷을 뒤지다가 찾은 어느 글에는 18홀 골프코스의 면적으로 웨스트파인보다 좁은 곳은 용인 cc와 인천그랜드 cc 정도라고 적혀있었다. 요즘 다니는 골프존 아카데미의 GDR에는 연습하다가 심심해지면 스크린골프 18홀을 돌 수가 있는데 코스가 별로 들어있지 않지만 안성 W는 당연히 있어서 몇번 쳐보기는 했다. 코스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내려놓은채 피곤한 금요일 오후에 일을 내려놓고 떠나는 골프라 그저 즐겁기만 하다. 비가 오전까지 왔어도 오히려 더 더워진 날씨다.
1번 홀에서부터 시원스런 내리막인데 양측으로 그물망이 좀 거슬리긴 했다. 그런데 내 스타일의 골프장이구나 싶어지게 타겟골프에 티샷만 원하는 위치로 보내놓으면 그린까지는 130미터가 채 남지 않았다. 정말 짧고 좁은 것은 맞는데 페어웨이 지키는 것에만 신경쓰면 베스트 스코어를 기대할 정도다. 2번 홀에서 만나는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멋진데 그 뒤로는 그물망이 쳐져있어서 (어쩔 수가 없는 것이 바위 옆으로는 9번 홀의 페어웨이다) 좀 실망스런 경치. 도그렉과 계곡이 위협적이지만 보낼 지점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샷을 하면 보기 내지는 파를 만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14번 홀은 좌측에 커다란 해저드가 페어웨이 중간으로 들어와있는 형태인데 해저드를 넘겨 원온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린 주변까지는 갈 수 있을 디자인이다. 이 골프장에서 공 하나로 18홀을 마쳤으니 내가 생각해도 자랑스럽다. 즉, 나같은 골퍼에게는 쉬운 코스이고, 장타자에 공이 좀 휘는 이에게는 악몽이 될 코스. 평일에 5시간반이 걸리는 라운드였고, 그린의 반은 모래밭, 8월에도 모든 홀의 티박스에는 매트가 깔려있었다. 게다가 홀들 사이의 간격이 좁으면서 계단식으로 쌓은 구조라 타구사고의 위험도 있어서 다시 가볼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듣던 바와 같이 서비스"만" 좋다. 직원들의 웃는 낯이 보기에 좋았다. 라운드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니까 다음번 1인 그린피 무료라는 쿠폰을 주니 역시 장사 잘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