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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솔라고 (Sol)

hm 2020. 10. 12. 06:46

어제 라고 코스를 치고는 밥잘먹고, 잘자고 (숙소인 타임무인텔? 여기는 골프텔은 아니었지만 조용하고 깨끗해서 좋았다), 클럽하우스 조식도 맛있게 먹고는 솔 코스를 돈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의 골프코스라서 심심하기도 했으나 두번째 보니까 여기는 역시 매립지에 물을 가둔 위에다가 스루더그린을 얹은 형태다. 물이 땅보다 많은 식인데 라고 코스에서는 몇홀에 하나씩 공이 사라지니까 슬슬 걱정도 되었었다. 세간의 평으로는, 솔 코스가 좀 편안하다고 하니까, 그리고 어제는 장시간을 운전했던 (평일이라면 강남에서 두시간인데 휴일에는 대책없이 밀리는 서해안 고속도로) 여파라고 생각하고 심기일전.

시작하면서 보면 어제의 라고 코스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는데 어느새 잔디의 색이 바래가고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틀째 치니까 보다 전략이 필요한 코스라는 것을 알겠다. 살짝 짧고, 살짝 넓은데 거의 모든 홀에서 해저드를 넘어가거나 돌아가야한다. 그러다보니 기억에 남는 홀들이 몇몇 있었는데 페어웨이가 아일랜드 모양으로 물에 둘러쌓여있었던 16번은 컨디션이 좋은 시절에 꼭 다시 와서 쳐보고 싶었다. 크게 도그렉으로 돌아가야했던 롱홀인 6번과 18번도 돌아가는 위치에 호수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다수의 골프장들처럼 언덕이나 계곡이 있었다면 얌전히 돌아갈 계획을 세웠을 것인데 빤히 저멀리가 보이기 때문에 도전해보겠다고 힘이 들어가게 만들어졌다. 확실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멋진 코스였다. 공을 여럿 잃어버렸고, 해저드티가 스코어에 별로 도움되지 않게 세팅되어서 모처럼 백돌이로 돌아갔어도 내내 즐거웠다. 해저드티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유독 우리나라 골프장에만 존재하지 싶은 오비티, 해저드티 등의 특설티는 진행을 빼기위한 고육지책에 스코어를 중시하는 골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쓰리온이 충분히 가능한 페어웨이 한복판에서 세번째 샷을 하는 것은 비록 공 하나를 잃어버리기는 했어도 점수라는 측면에서는 짧은 퍼팅 하나를 뺀 것과 마찬가지다. 솔라고의 해저드티는 페어웨이 초입이나 심지어 몇몇 홀에서는 그린까지 한참 떨어진 러프에다가 만들어놓아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연휴에 저렴하게, 즐겁게 골프를 쳤지만 생각보다는 비쌌다. 요즘의 대한민국 골프는 유사이래 최전성기가 아닐까 싶었으니 큰 불만은 아니었다. 단체로 오는 팀들이 많아서 클럽하우스와 그늘집도 북적였다. 특이하다면 특이했던 것이, 샤워실의 탕에 물이 채워져 있었다. 요즘에는 입욕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실은 골프장 자율적으로 정하는 규칙인 모양 (오랜만에 몸을 담그고 싶었으나 시국이 시국인지라 참았다). 하나 더 언급하고픈 얘기는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면서 세차를 맡겼는데 지금껏 가본 골프장들 중에서는 솔라고가 세차 맛집이었다. 깔끔하게 해놓은 것은 당연했고, 뒷자리와 트렁크에 널부러져 있었던 물품들을 하나하나 접고 정리해서 상자에 담아놓았으니 솔직히 좀 놀라왔다 (이런 골프외적인 요소에서도 골프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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