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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솔라고 (Lago)

hm 2020. 10. 11. 18:13

충남 태안의 간척지에 몇년전 두개의 36홀 골프장이 (거의 동시에) 개장했었는데 각각 현대솔라고와 현대더링스 컨트리클럽이다. 현대더링스는 (당시 내 컨디션과 실력이 별로여서였는지 몰라도) 재미없고 밋밋했다는 기억인데 그래서 현대솔라고도 가볼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이후, 주변에서 솔라고는 좀 낫더라 그런 얘기들을 했지만 굳이 여기까지 내려올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참고로 두 골프장의 이름에 "현대"가 들어갔던 것은 故 정주영 회장이 바다를 막아서 만든 간척지에 조성되어 그렇다고 하며, 이 골프장은 이제 현대를 떼고 그냥 솔라고 cc로 부른다. 세월이 흐르면서 현대더링스는 여전히 오는 손님만 받자는 식으로 조용하게 운영하는 모양이지만 솔라고는 대회도 수차례 개최하는 등 열심인 것으로 보였다. TV에서 kpga 대회를 보다가 생각보다 괜찮아보이네? 싶어서 저기는 누가 설계했을까 찾아봤는데 "기본 설계는 영국업체가 했고" 뭐 이렇게 나와있는 것을 보고는 이거는 또 뭐냐 그냥 안 적고 말지 영국업체가 뭐냐 그렇게 혼자 웃었다. 상세 설계를 휴먼테크의 공민선 대표가 했다고 (공민선 씨는 한때 임상신 씨와 함께 더림골프디엔씨를 운영하던 분) 또 주석이 달려있어서 이 분이 거의 다 했을 거라고 짐작했다. 한편, 최근 kpga 선수권대회 기사에서 솔라고 cc의 디자이너로 Martin Hawtree가 언급된 것을 보았고, 상당히 놀랐다. 영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링크스 코스들 다수를 설계한 사람인데 그를 데려다가 만들었으면 홈페이지 첫 화면에다가 커다랗게 광고를 할만도 한데 그 기사말고는 어디에서도 호트리의 이름이 나오지 않으니 이것도 좀 이상했다. 내 생각에는, Martin Hawtree의 회사에서 관여하긴 했으나 큰 기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을 내세울 수준은 아니었지 싶은데 아무튼 스코틀랜드의 Trump International 등을 만든 유명인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는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은 하고있었던 참이다.

 

10월의 연휴여서 어디 싼데 가서 공이나 칩시다 식으로 쉽게 의견을 모았는데 막상 일박이일 패키지를 알아보니 싼곳은 커녕 이미 대부분 마감된 상태였다. 부랴부랴 아무 곳이라도 가야지 했지만 그나마 간신히 찾은 곳이 솔라고였다. 여기나 더링스에 패키지를 잡으면 보통 숙박을 라티에라테라스라는 곳에서 하는데 만실이라 우리는 근처 모텔에서 자야했으나 그것도 나쁘지 않다. 가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오전 9시에 출발할 때는 티맵이 두시간 걸린다고 해서 너무 일찍 가는 것 아냐? 했는데 연휴의 서해안 고속도로는 절대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었다. 간신히 티타임에 맞춰 도착해서는 발렛파킹을 맡기고 들어갔다. 첫날은 라고 (Lago) 코스인데 올해 KPGA 남자대회가 이 코스에서 열렸고, 여자 2부투어는 주로 솔 (Sol) 코스로 간다고 한다. 시작하면서 보면 그나마 여기는 페어웨이에 높낮이가 있는 편이라 (모든 홀에서 여기 아까 거기 아니야? 하는) 더링스에 비하면 절경이다. 몇몇 홀들의 사이에는 심지어 소나무를 심어놓기도 했는데 좀 듬성듬성이라서 멀리서 보면 상당히 이국적으로 보였다.

확실히 이색적인 코스에 잘 관리된 잔디상태, 빠른 그린이었는데 이 홀이 아까 거긴가? 싶은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좀 높은 티박스에서 홀을 내려다보는 식이 사진빨을 받지만 여기는 그런 식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난이도는 치는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 호불호가 있지 싶었는데 물이 많은 코스라도 초보자에게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황당한 디자인은 아니었다. 한편, 연휴라 많은 팀이 왔지만 별로 밀리지 않았고, 열심히 일하는 캐디도 마음에 들었다. 내려오느라 힘들어서인지 스코어가 별로라도 해방감을 즐겼다. 태안 시내의 정육식당에서 먹은 저녁식사도 상당히 괜찮았다. 보통 이쪽으로 오면 숙소로 쓰는 라티에라 빌리지가 만실이어서 좀 떨어진 모텔에서 자야했던 것이 유일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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