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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호텔에서 가까운 (실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골프장들을 다니기로 했다. 그리하여 오전에 우리가 찾은 골프장은 Kissimmee 지역에 (올란도라고는 하지만 디즈니월드 등이 있는 동네는 키심미 시) 있는 Falcon's Fire 골프클럽이다. 예전부터 워낙 평이 좋았던, Rees Jones 설계의 18홀 골프장인데 금요일 오전에 인당 80불이 안되는 가격은 (예전에는 이 금액도 비싸다고 굳이 먼 동네로 다녔음) 요즘 기준으로는 혜자 수준이다.
호텔에서 가까와서 조금 일찍 시작하는 라운드라 잔디에 물기가 남아있는 상태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제의 Royal St Cloud 골프링크스가 워낙 유니크하고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졌으나 관리상태가 좋고 코스도 재미있었다. 특히 최근에 재정비했다는 그린은 이번 골프여행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버뮤다 잔디이긴 한데 키가 작고 조밀한 품종을 깔아서 잘 눌러놓아서 (언둘레이션이 심한 편도 아닌데) 멈출 듯 하다가도 한없이 굴러가는 그린이었다. 그린은 상당히 폭이 넓은 프린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어프로치가 짧으면 굴러서 올라가지 않는다.
시작하면서부터 페어웨이 벙커만 피하면 티샷은 문제가 없는데 역시나 그린 주변이 벙커와 연못 등으로 편안하지 않았다. 파 3인 3번도 블루티에서는 물을 넘어가야 하는데 가면서 보니까 화이트티부터는 연못을 옆에 두고 친다. 게다가 뒷쪽 티에서 치면 몇단으로 굴곡이 심한 그린에서 옆라이로 고생하지만 화이트에서의 방향은 대개 오르막 퍼팅을 남기도록 되어있어서 이런 식이 제대로인 티박스 구성이라고 본다. 롱홀인 7번은 반대로 넓은 페어웨이로 티샷을 보내놓으면 비교적 짧은 거리가 남기 때문에 투온이냐 돌아가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나같은 단타자에게는 쓰리온이 정답이지만 레이업할 장소가 좁아지면서 잘 보이지 않는 연못을 돌아나가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한편 아주 재미있었다. 후반의 홀들도 비슷하게 만만치 않으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은 아름다운 클럽하우스를 향해 돌아오는 긴 파 4 홀이었다. 내 느낌은, 유명한 설계자가 고심해서 만든 코스라 만족스러웠지만 전반적인 경치는 여기가 플로리다인가 어디 이천 정도의 회원제인가 싶었어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문을 나서면 디즈니월드가 있고, 사방이 늪지대와 평원이 지역인데 평소 흔하게 접하던 스타일의 코스를 만났더니 감흥이 반감되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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