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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Corica Park 남코스를 즐겁게 플레이했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몇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주변에 그럭저럭 괜찮은 골프장들이 있어서 가볼 수도 있었으나 몇년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고, 코리카에서 (리노베이션이 진행중인) 북코스를 9홀만 도는 방법과 파 3 코스를 연습삼아 플레이할 수도 있었다. 가격으로 보면 북코스 9홀을 정가대로 치는 것은 아니다 싶었는데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핫도그를 먹으며 생각해보니 어제와 오늘 모두 어프로치에 문제가 많았다. 그린까지 80에서 130 미터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공을 올리지 못한 상황이 종종 생기다보니 좀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연습이나 할 생각으로 파 3 코스를 돌기로 했다.

나는 9홀 코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뭔가 제대로가 아닌 골프장이라고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파 3 코스는 내 골프인생에서 가본 기억이 손에 꼽는다. 그래도 의외로 좋았던 적도 있었는데 대개 정규코스에서도 파 3 홀들을 시그너처 홀로 꾸며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짧은 홀들만 모아놓는 경우에 훌륭한 경치일 수도 있다 (홈페이지의 설명에는 William Francis Bell의 설계로 1927년에 만들어졌다고 적혀있던데 그가 1918년생임을 감안하면 년도가 틀렸을 것이다). 그리고 파 5보다 숏홀에서 훨씬 보기나 더블 이상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했다. Corica Park에서는 파 3 Mif Albright 코스를 치려면 프로샵이 아니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돈을 낸다. 인당 20불이나 받는데 비싸다는 느낌이었지만 지역 거주자들에게도 16불을 받으니 뭐라 하기는 그렇다 (주니어는 평일 오후에 무료라고 한다).

아무튼 1번 홀로 가보니 세상에나 매트 티박스가 깔려있었다. 힌국에서야 (심지어 고급 회원제라며 비싸게 받는 골프장에서도) 흔하게 보았던 매트였지만 미국에서도 볼 줄은 몰랐다. 주변의 잔디에서 치려고 했더니 울퉁불퉁하면서 잔디가 성한 부분이 별로 없었다. 무료로 치는 동네 주니어들 탓일까 했더니 그보다는 (요즘 미국에서 유행한다는) foot golf 탓인 모양이었다. 그린 옆에 깃발이 꼽힌 커다란 구멍이 있는데 거기다가 축구공을 차(거나 굴려)서 넣는 스포츠인데 애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다보니 골프치는 경우보다 풋골프가 더 성행이다. 그린에도 상처가 많았지만 그래도 빠르게 관리되는 편이었다.

파 3 홀들이 아홉개니까 뭐 대단할 것은 없는데 70 야드에서 150 야드까지 다양하게 만들어놓아서 재미는 있었다. 듣기로는 파 3 코스에서 공을 두세개 꺼내놓고 연습하는 이들도 있다는데 사실 진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나 숏게임을 연습하고 싶었으면 그럴까) 이해해줄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날 내가 9개의 홀들에서 파 1개에 8개의 보기를 했다는 점이다. 매홀마다 버디를 노렸으나 그린에 올리지 못한 홀들이 더 많았고, 쓰리펏도 종종 했다. 내가 한때는 모자라는 티샷 비거리를 그린 주변에서의 숏게임과 퍼팅으로 메꾸던 사람인데 좀 참담한 심정이었다. 나중에 다시 미국에 혼자 오게되면 좋은 골프장들만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파 3나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나 그런 생각마저 드는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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