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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에서의 이틀째 날에는 어제의 BRG Danang에서 한참 남쪽으로 내려가 호이아나 리조트로 갔다. 내가 다낭에 처음 와보는 거지만 여기 오면 호이안이라는 동네의 올드타운을 다들 가본다고 하는데 (주소를 찾아보면 호이안을 포함하는 지역명이 꽝남성이다) 바로 근처의 바닷가에다가 만들어놓은 대단지 리조트이고, 여기에 18홀 골프장이 딸려있다.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자면, 설계자인 Robert Trent Jones 2세가 의뢰를 받고 방문한 당시에 해변을 따라 펼쳐진 드넓은 모래밭을 보고는 제대로 된 링크스를 구상했다고 한다. 많은 돈을 들여 카지노와 호텔을 포함하여 리조트가 개장한 것이 2019년이었으니 바로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을 것이고, 그나마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준 것이 대단하다.
몇일 전부터 유튜브 등에서 이 골프장을 눈에 익히긴 했는데 화면에서와 실제 모습이 크게 달라보이는 것도 링크스 코스의 특징이다. 클럽하우스를 겸하는 호텔에서 바라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정말 나무 한 그루도 없는 평지 골프장이 보인다. 베트남도 대기오염이 심각한지 다낭 시내는 뿌연 하늘이었으나 거기서 조금 내려온 우리는 산뜻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쨍한 날씨에 그저 행복해하며 출발했다. 다만, 나도 이런 식의 링크스 코스에 경험이 많지 않으나 함께 온 동반자들은 초반 홀들을 지나며 잠시 멘붕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바닷바람으로 보통 이런 코스들은 페어웨이가 단단하여 티샷의 런빨이 엄청난 것이 특징인데 여기는 잔디의 특성인지 관리를 잘해서인지 그렇지는 않았다. 바다를 향한 홀들보다 웅장한 클럽하우스 쪽으로 돌아오는 홀들이 더 멋있게 느껴졌는데 아무튼 경치 하나만큼은 이국적이라고 본다.
처음 몇몇 홀에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나 막막하던 심정은 홀을 거듭할수록 차츰 적응이 되었다. 게다가 모래밭과 갈대숲, 초록의 잔디가 대비되어 무척이나 이국적이었다. 전반에서도 몇몇 홀에서는 바다가 보이고, 10번 페어웨이에서 올려다보는 클럽하우스도 근사했다. 하지만 후반의 15번부터 17번까지가 바다를 바라보거나 옆으로 끼고 치는 식이라 이 골프장을 대표하는 홀들이라고 생각된다. 동반자들은 다들 16번이 최고라고 했는데 바닷바람을 옆으로 받는 디자인이지만 비교적 짧아서 투온이 어렵지 않았다. 한편, 대미를 장식하는 18번도 클럽하우스를 향해 지그재그로 쳐야하는데 엄청나게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그린이 힘들었을 뿐 멋진 홀이었다. 마지막으로, 링크스 코스답게 (10번과 11번 정도만 빼고) 물이 없어서 공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그저 갈대밭이나 벙커로 들어가서 빼내기 어려워질 뿐). 우리는 누군가의 제안으로 천원짜리 내기를 했는데 스코어에 연연하다가 코스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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