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상북도 군위군에 있어서 이름이 구니 컨트리클럽일 것으로 생각되는 이 골프장은 유창현 씨가 설계한 18홀 퍼블릭으로, 2009년에 개장하던 당시에는 꽃담 cc라는 이름이었다. 이쪽 동네를 가보는 것은 나로서는 처음인데 이름부터 낯선 군위군, 의성군 등등에 의외로 많은 수의 골프장이 있더라. 예전 같으면 엄두를 내기 힘들 지역이지만 이제는 길이 좋아져서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타거나 중앙고속도로로 가도 서울에서 3시간 정도면 간다. 매년 두어번씩 만나서 골프치는 선후배들의 모임이라 골프 자체보다는 친목모임이라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내려간다.
경상도에 사는 동반자도 있긴 했지만 다들 여기는 처음이라고 해서 네이버 검색을 좀 했는데 팔공산 기슭에 있고, 조선잔디 골프장이라고 해서 낯익은 풍경일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서/동 코스의 18홀을 치는데 겨우내 레슨을 받았던 효과를 몇주전 다낭에서 확인했던 바여서 은근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며 시작했다. 아직 잔디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고 (어제의 세븐밸리는 초록이었는데 여기는 아직 누랬다), 기억에 남길 홀들이 많은 골프장이었다. 시작하는 1번부터 티박스에서 좁게 보이는 페어웨이 좌측은 낭떠러지, 우측은 언덕이니 어떻게 쳐야할지 분명하게 보인다. 이런 식으로 산기슭을 돌아나가는 홀들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도그렉이나 페어웨이 중간에 개울이 지나가는 등 비슷한 홀이 거의 없게 재미있었다 (동시에 어렵기도 했다). 소소하게 내기를 한 우리는 그나마 내가 크게 따기는 했으나 거의 보기나 가끔 더블보기로도 승리할 정도로 스코어는 별로였다. 처음 가본 골프장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점수에 상관없이 이렇게 즐긴 것도 오랜만이었다. 추운 날씨에 해가 떠오르면서 기온은 올라갔어도 차가운 바람으로 더 고생했어도 멀리까지 내려간 보람이 있었다. 귀경하면서 보니까 바로 근처에 이지스카이라는 이름으로 골프장이 하나 더 생긴 모양이라 언제 다시 시간을 내어 와봐도 좋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