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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발리오스

hm 2023. 7. 31. 19:25

십여년 전의 한겨울에 한번 가봤던 것이 고작이었던 발리오스 골프클럽을 오랜만에 다시 방문한다. 원래 여기는 발안 cc라는 이름으로 18홀 회원제에 퍼블릭 남코스 9홀이 딸려있던 곳인데 바로 인근에 승마클럽이 같이 있는 등 (골프장 회원들에게 말도 타게 해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생각에는 제대로인 컨트리클럽이었다. 이름을 발리오스로 바꾸면서 남코스도 리노베이션을 해서 지금은 27홀 골프장으로 운영하는데 원래 설계를 누가 했는지 홈페이지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아마 김명길 씨였던 것 같고, 코스 리노베이션은 오렌지 엔지니어링인 모양이다.

원래 비회원 부킹이 어려운 곳인데 한여름이어서인지 동/서 코스의 순서인 티타임이 남아있었다. 행운이라 생각하며 덜컥 잡았는데 인기 골프장이라 혹서기 할인 따위는 없는 모양이지만 동반자를 구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시작하면서 스코어카드를 보았더니 예전 기억은 물론이고 golfshot 등의 야디지와도 사뭇 달라져서 리노베이션이 단순하게 조경만 손본 정도가 아니라 홀들의 순서까지도 완전히 바꾼 것으로 보였다. 회원제는 원웨이 진행이었으나 지금은 세개의 코스가 모두 클럽하우스 앞에서 출발한다. 올들어 최고로 더운 날이어서 지칠 것을 각오했고, 최근에 다시 레슨을 시작하면서 스윙을 뜯어고치는 중이라 스코어는 기대하지 않았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넓은 페어웨이를 바라보며 첫 티샷을 했는데 잘 맞았다 싶었어도 어프로치 거리가 많이 남는다. 단순한 평지 디자인이면서 의외로 스코어가 나오지 않는 식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인데 일단 내 취향은 아니었다. 폭염에 어찌나 팀을 많이 받은 것인지 홀마다 밀리며 기다렸고, 전반을 끝나고는 45분 정도 기다렸으니 평일이 이런데 주말을 어떨까 싶었다. 심지어 그늘집에서는 자리가 부족해서 음식 예약하지 않은 팀은 실내에서 기다릴 수 없다는 정도였다.

기억에 남을 홀들은 서코스 3번과 4번 정도? 그외에 좀 재미있게 생긴 홀들이 서코스에 몰려있어서 전후반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남코스는 어떨라나 모르겠으나) 골프코스 자체는 굳이 흠잡을 것도 칭송할 것도 없었고, 새로 지은듯한 클럽하우스는 그나마 깔끔했다. 이런 수준의 골프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도 널렸다.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다시는 안가리라 나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수도 있는데 그 기준은 가성비일 수도 있고 그날의 동반자 혹은 캐디의 미소 때문일 수도 있다. 적어도 코스 때문에 다시 가고싶어지는 골프장은 아니었고, 나라면 제값을 치르고서 더더욱 갈 일이 없을 것이다. 티샷을 멀리 치는데 방향성에 자신이 없다면 좋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골프장이 서울 근교에 몇몇 있는데 별로인 코스에 비싸기까지 하지만 입지 하나만으로 인기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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