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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와본 텍사스주 댈러스인데 의외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고 (특히 캐럴턴이라는 동네에는 H 마트도 있다), 교민이 주인인 골프장들도 몇몇 있다. 내가 미리 알아보고 온 것이 아니고 현지의 지인이 이틀간의 골프 스케줄을 잡은 것인데 여기 Coyote Ridge 골프클럽도 한국인 소유다. George B. Williams라는 디자이너가 설계하여 1999년 개장한 18홀 퍼블릭인데 몇년전 주인이 (한국인으로) 바뀌면서 회원제가 되었고, 그래도 Golfnow 등에서 티타임이 보이는 것을 보면 세미-프라이빗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뭐 엄청난 수준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텍사스에서는 십년전쯤에 휴스턴 인근에서 한번 골프친 경험이 전부라서 나름 기대에 차서 간다. 첫 인상이 평화롭고 깔끔해서 컨트리클럽까지는 아니라도 제법 고급 회원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공을 좀 치다가 시간이 되어 1번 홀로 가보았는데 티박스에서부터 그린까지 버뮤다 잔디라 색이 바래보이긴 해도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기분좋게 시작한다. 전반은 주택가 사이로 지나가면서 곳곳에 연못이 위치하는 스타일이었고, 후반은 양측으로 나무들이 많으면서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이 있었다. 시작하는 1번부터 이 골프장의 특징이 느껴지는데 넓은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면 거기서부터 그린까지 서서히 좁아지면서 좁고 긴 그린으로의 어프로치를 부담스럽게 한다. 그린 양측의 벙커는 쉽게 나올 수 있지만 그린의 모양이 앞뒤로 길고 좌우로 좁아서 역시 부담스럽다. 전반에서 가장 근사했던 홀들이 6번과 7번이었는데 6번은 페어웨이 우측에 커다란 호수가 들어와있어서 티박스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근사했고, 페어웨이 왼쪽으로 공을 보내면 짧은 거리의 어프로치가 남는다. 파 3인 7번은 좀 길지만 그린 초입까지 보낸 공을 칩샷으로 그대로 넣어서 버디를 했으니 기억에 남는다. 전반을 마무리하는 9번은 좌측에 호수가, 우측은 OB인 좁은 홀이면서 길기까지 해서 가장 어려웠다. 그린도 왼쪽의 물을 넘겨야 하는데 그렇다고 우측으로 돌아가자니 그쪽에도 (페어웨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서 짧게 레이업해서 쓰리온하거나 아주 정확한 롱아이언을 요구한다.
후반을 시작하는 10번도 역시 초행자에게는 가혹하지만 몇번 와봤다면 코스 매니지먼트를 시험하기에 적당해보였다. 600 야드에 달하는 파 5 홀인데 그린까지 가기에 여러 방법이 있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좌우로 가로지르는 개울이 여럿 있어서 (아주) 길게 치거나 짧게 잘라가거나 해야한다. 높게 솟은 그린의 우측에도 커다란 벙커가 가로막고 있어서 어느 쪽에서 어프로치하느냐에 따라서도 난이도가 달라진다. 좌측 언덕을 따라 돌아가는 17번, 높이 올라가는 18번도 라운드를 마무리하기에 근사했던 파 4 홀들이다. 아무래도 초행자에게는 잘치기 힘든 코스라고 보는데 그래도 다시 와보고싶어지는 디자인이었다. 분위기나 관리상태가 좋은 편이라 흠잡을 구석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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