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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라도 광주에 갈 일이 생겼는데 두번 정도의 라운드를 계획하였고, 현지의 지인이 잡아준 첫번째 골프장이 화순 컨트리클럽이다. 1995년에 27홀 골프장으로 처음 개장할 당시에는 클럽 900이라고 했었고,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한 회원제라고 한다. 27홀 코스의 명칭이 Spring/Summer/Autumn이라는데 가을의 끝자락이니 초행길에도 맘에 드는 작명이었고, 다만 티타임을 오후 1시 이후로 잡았기 때문에 후반의 몇몇 홀은 라이트 아래에서 칠 판이었다. 게다가 갑자기 추워진 시기라서 두꺼운 옷들을 준비해야 했다. 언제나처럼 천안 부근까지 내려가서는 일행과 만나서 차 한대로 이동했다.
한겨울이라면 좋아죽을 영상 십몇도 날씨지만 가을이라 무지 춥다고 느끼면서 플레이한다. 스프링/써머 코스의 순서였는데 오전에 무슨 KPGA 대회가 있었다고 해서 팀이 별로 없기에 순조롭게 진행되어 일몰전에 18홀을 마칠 수 있었다. 오랜된 컨트리클럽답게 넓고 편안한 스타일이었으며, 초대해준 회원의 말로는 잔디 관리를 거의 안하는 골프장이라서 지금 시기가 가장 상태가 좋을 때라고 했다. 그린 스피드는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앞뒤로 경사가 보기보다 심해서 무조건 핀 앞으로 떨어뜨려서 오르막 퍼팅을 해야만 한다 (뒷쪽에서는 심한 내리막이라 멘붕을 겪을 수도 있다). 내 경험상 이렇게 경사가 심한 그린은 느리기까지 하면 공이 어디로 휠까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퍼팅에서 스코어가 결정된다. 4시간 만에 라운드가 끝나서 배도 별로 고프지 않았는데 근방의 식당에서 저녁으로 먹은 한정식도 역시나 전라도답게 맛있었다. 회원을 졸라서 내년에도 다시 내려오겠다고 했는데 그때는 오텀 코스도 돌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