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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Grand Cypress의 링크스에서 18홀을 치고는 디즈니월드 안에 있는 Lake Buena Vista로 옮겼다. 여기도 주변의 골프장들과 마찬가지로 Joseph Lee가 만든 코스인데 아마 디즈니월드 골프장에서는 가장 무난하다고 알려져왔다. 블루티에서도 6,700 야드 정도니까 Magnolia의 화이트티보다도 짧은데 7번 홀의 아일랜드 그린이 여러 골프잡지의 표지로 등장한 바 있다. 이쪽 동네의 골프장은 리조트라 그런가 오전이건 오후건, 평일이건 주말이건 가격이 다 같으니 평일 오후에 치는 입장에서는 뭔가 손해보는 느낌인데 그래도 평생에 한번인 (나는 이번이 두번째이긴 하지만) 라운드일 것이므로 그냥 $130 씩을 지불한다. 오후가 되니 좀 더워지는데 그래도 섭씨 25도 정도에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골프치기에는 최적의 날씨. 점심으로 핫도그 하나씩을 먹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하루에 36홀을 친다는 동반자들은 벌써부터 지친 기색이다. 나도 이러면 망가진 경험이 많아서 좀 불안했는데 백스윙에서 채를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었다가 그대로 내려온다는 느낌에 집중했더니 그럭저럭 공이 잘 맞아준다. 손끝이 까지고 아파오지만 예전처럼 정신이 멍해지게 힘들지도 않았다.

디즈니월드 골프장들은 경치나 디자인이나 평균 이상은 하지만 어째 뒤로 갈수록 아까 그 홀이 아닌가? 싶게 비슷비슷하다. 물만 피하면 무난하게 공을 치게되는 플로리다의 코스보다는 역시 우리나라 산악코스가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내가 꼭 한국사람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주변이 집들이 (정확하게는 디즈니 리조트의 빌라) 늘어선 풍경도 전형적인 미국 골프장이다. 뗏장이 푹푹 떠지는 잔디는 아니었지만 버뮤다 잔디치고는 동남아 코스와 비교할 수 없게 잘 깎여져있었고, 잔디가 부실한 지역도 없다. 그린도 바짝 깎아놔서 빠르게 잘 굴러준다. 계속 똑같은 레이아웃과 경치가 좀 지겹다 느껴진 것이 아쉽고, (이번에는 동반자들이 원해서 온 거라) 백몇십불을 또 지불하고 다시 와볼 골프장은 아니었다. 물론 여기도 아름답고 어려운 홀들이 있다. 전반에서는 아일랜드 그린이 인상적인 7번과 이어지는 (무지 길고 어려운) 8번에서 스코어를 다 까먹었고, 대신에 PGA 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홀들중 하나로 꼽힌다는 18번에서는 파를 했다. 아무튼 이제 디즈니월드의 골프장은 다 돌아본 셈이니 숙제 하나를 끝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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