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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시카고에 올 때는 대한항공만 탔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아시아나는 한국에서 밤에 출발하고, 현지에서도 밤에 떠나는 스케줄이어서 한번 타보기로 했다. 오헤어 공항에 저녁무렵에 내려서는 바로 호텔로 갔고, 대충 잠을 청하고는 새벽같이 다시 나왔다. 이날 대한항공 편으로 오는 후배를 마중하러 공항에 가야하는데 오전 9시반 도착이니까 입국수속에 짐찾고 하면 11시는 될 것이므로 그전에 나 혼자서 적당한 곳에서 18홀을 돌면 딱이었다. 오헤어 공항 근방에도 골프장이 많은데 카트없이 걸을 생각이었으므로 비교적 평탄하고 단순한 코스를 찾아보았다. Mount Prospect 골프클럽은 이 동네의 퍼블릭인 모양인데 홈페이지에서 역사를 읽어보니까 1920년에 회원제로 개장했으나 원래의 설계자가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고, 2014년에 David Esler가 리노베이션에 참여했다고 나와있다. 역사가 오래된 클래식 코스이니 혼자 골프백을 매고 치는 라운드로는 아주 적당할 것 같았다. 4월 중순임에도 매섭게 추운 골프장에는 거의 인적이 없었고, 정가인 $35을 다 지불하고서 나는 혼자서 1번 홀부터 시작한 시각이 오전 7시 15분. 실은 이 골프장에 온 진짜 이유가 근방에 8시 이전에 문을 여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니까 평평한 페어웨이에 양쪽으로 나무가 빼곡한 전형적인 미국 퍼블릭인데 벤트그라스 잔디가 믿어지지 않게 상태가 좋다. 화이트티에서도 550야드나 되는 첫 홀부터 잔디파는 맛이 좋아서 우드를 내려놓고 아이언으로만 쳤다. 파 70이라서 파 3 홀들이 여섯개인데 다 만만찮게 길었다. 그리고 리노베이션 비용을 그린에만 쏟아부었나 생각될 정도로 커다랗고 언듈레이션이 심하며, 빠른 그린은 백년된 퍼블릭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몇몇 홀에서 그린과 다음 홀의 티박스를 공유하는 것도 신기. 한편, 주택가 municipal 코스에 이렇게나 어려운 그린이라니, 날좋은 주말에는 무지 밀리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그린 주변에는 여지없이 벙커가 있는 것도 나야 재미있었지만 어쩌다 한번씩 나오는 주민들에게는 짜증날 일일 수도 있다.
다녀오고나서 보니 최근 업데이트된 Golfweek 퍼블릭 코스 랭킹에서는 Mt Prospect가 일리노이주에서 7위다. 순위를 믿고 골프장을 평가하는 것도 바보짓이긴 하지만 이는 Cantigny나 Bowes Creek 보다도 높은 순위다. 한번 다시 가보고싶어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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