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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공항에 도착해서의 첫번째 행선지가 여기인데 공항에서 가깝고, 비교적 저렴해서 골랐다 (인당 26불). 다음날 오전에 학회에서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서 좀 찜찜했지만 그래도 시차에 빨리 적응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여기는 누가 설계했는지 모르겠지만 1932년에 개장했다니까 오래되고 평탄한 교외 퍼블릭을 예상하고 간다. 막상 가보니 동네 퍼블릭이긴 한데 근사한 드라이빙 레인지와 칩샷 연습장이 따로 갖춰져있는등 제법 구색이 맞는 골프장이었는데 연습하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막상 코스는 텅텅 비어보였다. 뇌우를 동반한 비예보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듣기로 시카고 인근에 많은 비가 내린 날이었는데 여기는 오지 않았음) 아무튼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쳤다.

그런데 그저 만만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상당히 어려운 코스였다. 평지에 앞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레이아웃은 맞는데 울창한 나무들이 도그렉을 만들고, 러프와 페어웨이의 구분이 확실해서 공을 생각대로 보내지 못하면 페널티가 확실하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 산악지형 골프장들 중에는 숨이 막히게 어려워보이지만 막상 쳐보면 공이 다 굴러내려와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곳들이 있고, 보기에는 만만해보여도 투온, 쓰리온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는 확실히 후자였다. 후반으로 접어들면 상벌이 보다 확실해지는데 물을 건너서 어프로치하는 홀들도 있어서 어렵다. 가성비로는 나름 괜찮았고, 위치도 오해어 공항에서 가까와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되는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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