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박이일 패키지로 잡은 거라서 어제는 Manna 코스의 27홀 중에서 쿠스노키/코부시의 순서의 18홀을 돌았고, 패키지에 포함된 푸짐한 저녁식사까지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숙소는 엄청 커다란 통나무집이었는데 오래된 티가 나긴 했어도 역시 일본이구나 싶게 깨끗했고, 무엇보다도 둘이 지내기에는 지나치게 크고 럭셔리했다. 체크아웃을 했더니 아침식사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했고, 이날은 Gary Player 코스에서의 18홀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코스까지는 모노레일로 이동하게 되어있어서 어떻게 하나 살짝 걱정했지만 어제의 Manna 코스에 놔두고 왔던 클럽이 옮겨와서 카트에 잘 실려있었고,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직원들이 알아서 다해주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스타트광장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는데 몇분 걸리지 않았으..

일본에서의 주말 이틀간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데 치바 현으로 넘어가려니 온통 골프장밖에 없어보이는 동네라서 오히려 선택장애가 왔다. 결국 45홀짜리 리조트에서 숙박하여 이틀간 골프치는 플랜을 찾아내었는데 "리솔 (Resol)의 숲"이라는 대단위 스포츠 리조트이고, 여기에 딸린 골프장이 만나 컨트리클럽 (真名カントリークラブ)이다. Manna 코스가 27홀에 Gary Player 코스 18홀이며, 1박2일 플랜에는 4끼의 식사와 숙박도 포함이다. 2인 플레이를 하려면 인당 천엔의 추가금을 내야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것이 어디냐 싶었다. 더위가 극성인 8월초에 (한국보다 덥다는) 일본 도쿄 근교에서 치는 골프. Manna 코스의 27홀은 쿠스노키 (くすのき), 코부시(こぶし), 츠츠지 코스(つつじコース, 다른 코..

나는 혼자서 골프치는 행위에 별로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든 유럽이든, 아니면 동남아시아 어디든간에 나갈 기회만 생기면 무조건 골프채를 가지고 다닌다. (대한민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혼자서거나 조인해서 치거나 골프를 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그래도 망설여지는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일본이었다. 몇차례 일본에서 골프를 쳐보았으나 대개 가이드를 끼고 갔었던 4인 여행에서였다.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우선이었는데 도쿄 근처에서 몇일을 보낼 일정이 생긴 참에 까짓거 한번 해보자며 우선 렌트카 예약부터 했다. 그리고 찾아보니 라쿠텐 고라 등의 사이트에서 1인 부킹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목적지인 요코하마 주변의 골프장들을 찾아본 후에 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친구에게 이런 계획을 얘기했더니..

이박삼일 일정으로 온 일본에서 이틀째이자 귀국하는 날의 골프장은 쯔이엔 컨트리클럽의 서고베코스 (隨縁カントリークラブ 西神戸コース). 설계자인 Robert von Hagge 씨는 어째 낯선 이름이지만 Doral 리조트를 설계하는 등 상당히 유명한 코스 디자이너라고 한다. 쯔이엔이라는 이름의 골프장이 일본에 여기저기 많이 있는 모양인데 캐디가 필수인 고급진 곳도 있고, 여기처럼 퍼블릭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고 한다. 여행사를 끼고 부킹했으므로 가격은 모르겠지만 프론트에 붙어있는 가격표에 주말 그린피가 만엔이 넘어가니까 좋은 골프장인 모양이다. 반일감정으로 일본 전역의 골프장들에 한국인 내장객이 전년대비 20%도 안된다고 하며, 실제로 일요일 오전에 바글바글한 사람들 속에서 한국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서..

근 십년만에 두번째로 가보는 일본 골프장이다. 기록을 좋아하는 내 습성상 처음 머리를 올렸던 것이 2008년에 중국 하문에서였고 (동방 컨트리클럽), 두번째는 후쿠오카 인근의 어디선가였다 (거기가 어디였는지, 골프장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그리고 십여년이 흘렀는데 어쩐 영문인지 일본에 갈 일도, 골프칠 일은 더더구나 별로 없었던 것이다. 하필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별로일 때, 소위 이시국에, 방문하는 것은 살짝 찝찝하긴 하지만 직장상사의 환갑기념 골프여행이라기에 따라나섰다. 금요일 밤비행기로 떠나서 고베 인근에서 두번의 라운드 후에 귀국하는 일정. 그런데 여행사에서 사전에 일정표를 보내오기는 했는데 거기 적힌 골프장의 이름들은 구글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그야말로 가보고서야 어디로구나 하는 깜깜이 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