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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골프장

Lions, Kobe, Japan

hm 2020. 3. 26. 06:47

근 십년만에 두번째로 가보는 일본 골프장이다. 기록을 좋아하는 내 습성상 처음 머리를 올렸던 것이 2008년에 중국 하문에서였고 (동방 컨트리클럽), 두번째는 후쿠오카 인근의 어디선가였다 (거기가 어디였는지, 골프장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그리고 십여년이 흘렀는데 어쩐 영문인지 일본에 갈 일도, 골프칠 일은 더더구나 별로 없었던 것이다. 하필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별로일 때, 소위 이시국에, 방문하는 것은 살짝 찝찝하긴 하지만 직장상사의 환갑기념 골프여행이라기에 따라나섰다. 금요일 밤비행기로 떠나서 고베 인근에서 두번의 라운드 후에 귀국하는 일정. 그런데 여행사에서 사전에 일정표를 보내오기는 했는데 거기 적힌 골프장의 이름들은 구글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그야말로 가보고서야 어디로구나 하는 깜깜이 라운드였다. 나는 모든 일을 사전에 계획하는 스타일이라 이러면 좀 불안해야하는데 나이가 먹으면서 좀 많이 누그러져서 그냥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식이 되었다. 아무튼 토요일 오전에 가이드의 안내로 찾아간 골프장은 라이온즈 컨트리클럽 (ライオンズカントリー倶楽部). 설계자인 가토 후쿠이치 (加藤福一) 씨는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하지만 일본 전역에 수많은 코스를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천룡 cc한성 cc를 만들었던 유명한 사람이다. 일본에서 최초로 개장한 골프장이 고베 컨트리클럽이었다고 하며, 고베시가 위치한 효고현은 일본에서도 가장 골프장이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라이온즈 cc의 위치는 엄밀히 말하자면 고베시가 아니라 미키시에 있지만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라서 고베에 있다고 제목에 적었다.

여기는 27홀 골프장이라 다 쳤으면 했지만 중간에 점심식사까지 (아시는 분은 아시겠으나 일본은 몇몇 지역을 빼놓고는 거의가 그린피에 점심식사가 포함이라 9홀 끝나면 무조건 식사를 한다) 해서 거의 6시간이 걸렸기에 우리가 치는 코스는 블루/레드가 되었다. 일본답게 티타임이 되기 전에는 카트를 출발시켜주지도 않았고, 쭉쭉 빠지는 것 같으면서도 느릿느릿해서 (이게,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홀마다 티박스에 가보면 앞의 팀은 세컨샷을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좀 기다려야 해서 전반적으로 모두가 느리게 진행되는 느낌?) 27홀을 빠르게 도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날씨는 겨울의 초입이 무색하게 화창하면서 더웠고, 해가 일찍 떨어지는 것에서 11월말이로구나 느낄 수 있었을 뿐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페어웨이에 양쪽으로는 숲이 무성한 전형적인 일본식 코스인데 서울 근교에서도 익숙한 풍경이었고, 투그린 시스템에 그린 입구로는 벙커가 자리잡고 있지만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본다. 다만 스코어가 좋았는가는 다른 문제여서 300미터 파 4 홀을 투온하지 못하는 실력에 살짝 좌절도 했다. 그냥 두번의 샷을 (아주 잘칠 필요도 없이) 앞으로 보내면 되는 것인데 쓰리온 심지어는 포온도 나오는 것은 내가 쳤지만 이해하기가 어렵다. 적당히 긴 홀도, 짧은 홀들도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컨디션이 좋을 시절에 다시 와보고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는 했어도 골프장들이 많아도 너무 많은 일본에서 굳이 여기를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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