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바로 인근의 인자이 시에서 묵었던 당시에 이 골프장에서 PGA 투어의 조조챔피언십이 개최되는 모습을 군침만 흘리며 (2023년에는 콜린 모리카와 우승) 지켜보았다. 앞서 2019년의 초대 대회에서 타이거우즈가 통산 82번째 우승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만 첫날에는 10번 홀부터 시작하면서 세 홀 연속으로 보기를 하길래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투그린 코스에서도 투어프로들은 잘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대회가 열린 골프장을 알아보니 의외로 퍼블릭 부킹이 가능한 곳이었고, 위에서 적었듯이 작년 가을에 우연하게 잡았던 숙소 바로 옆이었다 (인자이 시에는 여기 말고도 유명한 골프장들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 회원제라서 부킹이 어렵거나 비싸다). 나라시노 컨트리클럽 (習志野カントリークラブ)은 후지타..

3박 4일이 지나서 귀국하는 날이다. 예전 기억으로 일본에서의 일요일 라운드는 자칫 18홀에 6시간도 걸렸기 때문에 이날은 가급적 간사이공항에서 가까운 센난시의 골프장을 찾았다. Sennan 컨트리클럽 (泉南カンツリークラブ)은 가격이 17,800엔으로 좀 비싼 편이었고, 구글에서의 리뷰를 보니 오래되고 낡았다는 평이었지만 끝나고 차로 20분이면 공항까지 갈 수 있는 입지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쇼와 (昭和) 35년에 (서기 1960년이다) Joseph Ernest Crane이란 분의 설계로 개장했다고 되어있으니 60년도 더 된 골프장에 낡았다는 불평이 나올만도 하다. 그런데 저 죠 크레인이라는 분이 누굴까 구글링을 해봤더니 (이름을 보면 일본인은 아닐 것인데) 놀랍게도 일본 태생이다. 1892년생이고,..

교토까지 올라갈 계획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도중에 교토를 한번은 들러야하는)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급히 변경한 골프장. 이름부터가 교토 오하라 퍼블릭코스 (京都大原パブリックコース; KOPC)라니, 오하라 프라이빗코스가 따로 있지는 않아보이는데 아무튼 회원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 막상 위치 하나만 보고 부킹하고 찾아보니 아베 츠네오 (阿部恒雄) 씨의 설계로 1970년에 개장했지만 클럽하우스와 코스를 꾸준히 정비해서 오래된 코스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산악지형이라 어렵다는 리뷰도 보였다. 숙소가 간사이공항 부근이었으므로 토요일 오전에 거의 두시간을 운전해서 찾아갔다. 리노베이션을 했는지 깔끔한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보니까 KOPC라고 새겨진 굿즈나 티셔츠도 만들어서 팔더라. 조금 일찍 도착해..

어쩌다보니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 일본행인데 두번은 짧게 다녀와서 이번에서야 골프채를 챙겨가지고 왔다. 간사이 공항으로 들어와서는 오사카나 고베로 향하지 않고 와카야마 현에서 골프를 친다. 첫날 향한 곳은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면 가격이 싸지겠다 싶어서 (그런데 일본은 워낙 골프장이 많아서인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한시간 이상 떨어진 이나미 컨트리클럽 후지 (いなみカントリークラブフジ)를 부킹했는데, 27홀 플레이에 (1.5R이라고 하더라) 9천엔 미만으로 친다. 와카야마 현의 바닷가에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설계인 18홀 골프장이며, 8개의 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플레이한다고 했다. 오사카 부근은 이미 벚꽃이 져버린 봄날이었는데 아직 잔디에는 초록물이 덜 들었고, 때아닌 폭풍우가 ..

올해 10월은 주말마다 일본에서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치바보다 윗쪽인 이바라키 현의 쓰쿠바 시에서 일정이 있다. 쓰쿠바 시는 오래전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것으로만 기억나는 동네로,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역시 일본답게 골프장이 널려있었다. 골프칠 시간이 딱 하루뿐이어서 좀 좋은 곳으로 가보려 했으나 어디가 좋은지 알 리가 없으니 그저 공항에서 가깝고, 평이 좋은 골프장으로 잡았다. 카난골프클럽 (霞南ゴルフ倶楽部)은 霞南을 "카난"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라쿠텐 등에서는 카스미나미라고 적혀있었고, 골프장 홈페이지에는 (영어로) Kanan이라고 해놓았으니 둘 다 맞을 것이다.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씨가 설계하여 처음 개장했을 당시에는 토네 (利根)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이었고, 지금은 ..

아무리 골프비용이 저렴한 일본이라고 해도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에 (특히 도쿄 인근에서는 20만원 선까지 올라간다) 다시 이바라키현의 윗쪽으로 올라가서 이번에는 미토 골프클럽 (水戸 ゴルフクラブ)이다. 동서/남북 코스의 36홀 골프장인데 설계를 아이야마 타케오 (相山 武夫) 씨가 했다고 하며, 꽤나 평점이 좋은 편인데도 점심식사를 포함하여 14만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좋은 날씨에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렌트한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놀라울 정도라서 도무지 오일게이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골프장에 도착했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골프시즌이라서인지, 아니면 이제 일본도 골프의 붐이 일기 시작했는지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풀부킹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36홀 코스라 스타트 광..

숙소를 치바현 북쪽으로 했더니 바로 윗쪽의 이바라키현으로 넘어가면 평점이 높은 골프장도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금요일부터 가격이 좀 올라가기 때문에 이날 잡은 골프장은 가사마 시에 위치한 컨트리클럽 더레이크스 (カントリークラブ ザ・レイクス)로, 치바 현의 숙소에서는 한시간 이상을 북쪽으로 올라간다. 27홀 (OUT/IN/NEW) 코스에, 설계자로는 아오키 이사오 (青木功)와 히구치 히사코 (樋口久子) 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히구치 히사코는 1977년에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우승을 (LPGA 챔피언십) 했던 유명한 골퍼이며, 더 유명한 아오키 이사오 씨는 (US 오픈에서 2위를 하고, 1983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등)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라가있는 분이다...

치바 현에는 문레이크 골프클럽 (ムーンレイクゴルフクラブ )이라는 이름으로 두개의 골프장이 (이 이름의 골프장은 일본 곳곳에 더 많이 있음) 검색되는데 이치하라에 하나 (이치하라 코스), 그리고 모바라 시에도 Moonlake 골프클럽 모바라코스 (茂原コース)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있다. 두 골프장이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있으니까 (주인은 같을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골프장이다. 모바라코스는 2000년에 개장했다니까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코스인 셈인데 18홀 전체에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 라운드도 가능하다고 한다. 설계자를 찾아보니 사토 겐타로 (佐藤 謙太郎) 씨라는 낯익은 이름이 나오며, 이 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떼제베, 서서울, 양평 TPC 등의 여러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숙소에서 1시간 정도의 거..

일본에서의 골프는 하루에 18홀이 고작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둘째날은 숙소에서 1시간 이상 운전해서 가야하는 (숙소를 차라리 이쪽으로 잡을걸 후회했음) 도쿄만 컨트리클럽 (東京湾カントリークラブ)이다. 이 골프장도 버블시대에 만들어졌던 27홀 회원제인데 설계자로 유명한 요시자키 미츠오 (吉﨑満雄) 씨가 도쿄만관광이라는 회사를 직접 설립해서 개장했다가 망했다는 사연이 있다고 한다. 27홀의 이름은 구라나미/나가우라/쿠보타 (蔵波/長浦/久保田) 코스라고 하며, 우리는 구라나미/나가우라의 순서로 플레이했다. 이름만 들어서는 도쿄만의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이다 싶지만 실제로는 (바다와 가까울 뿐) 산악지형 코스다. 여기는 원그린 시스템인데도 그린이 전반적으로 작고, 대신에 주변에 벙커나 해저드 등은 적은 편이어..

항상 일본에는 주말을 이용해서 오곤 했으나 이번에는 일주일 휴가를 낼 수 있어서 몇일간 평일 골프를 즐겨보고자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처음으로 찾은 골프장이 여기, 히가시치바 컨트리클럽 (東千葉カントリークラブ)인데 오로지 공항에서 가깝고, 가격이 적당해보여서였다. 홈페이지에서 설명을 보니 1977년에 개장한 36홀 골프장이고, 설계를 스즈키 노리오 (鈴木 利夫)라는 분이 하셨다고 한다. 이 노리오 씨는 70년대에 일본 골프계를 평정한 프로골퍼로 어려서부터 캐디를 하다가 1976년에 예선을 거쳐 처음 출전한 브리티시 오픈에서 10위에 올라서 (일본만화 바람의 대지 비슷한 스토리인데 만화에서는 주인공인 오키타 케이스케가 우승함) 유명해졌다. 나는 해외에 나가서 골프를 치면 매일 최소 36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