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과 이름이 바뀐 이후로 한동안 가볼 일이 없었던 스카이 72 오션코스를 최근 몇차례나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마지막에 갔던 때가 한창 인천공항공사와의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시기였을 것이다. 대한민국 퍼블릭 골프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 골프장은 관리가 그래서 엉망이다, 직원들이 뒤숭숭해서 불친절해졌다 등등 소문이 돌았지만 막상 가보면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북적거리고 활기가 넘쳤다. 스카이 72의 4개 코스중에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험은 클럽하우스도 따로 쓰고,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에다가, 공항가는 고속도로에서 보이니까 지나갈 때마다 공치고싶다 생각이 들었던 하늘코스였지만 골프코스의 측면에서는 다들 오션코스를 더 쳐주는 모양이던데 Tom Peck이 설계한 어려운 골프장이라 LPGA 대회나 SK..

지도에서 이 골프장을 찾아보면 주변에 골프장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데 거의 지역유지급에 해당하는 곳이 뉴스프링빌이다. 개장하던 시절에는 동진 (동대문상인진흥조합) cc라는 이름이었고, 회원제 36홀에 퍼블릭도 딸려있는 대규모 골프장이다. 아는 분이 여기 회원인데 맨날 골프나 한번 칩시다 말만 하면서 불러주지 않았고, 퍼블릭 부킹이 아주 안되는 것은 아니어서 종종 갔었다. 행정구역상 이천이긴 해도 용인이랑 붙어있어서 가는 길이 다양할 위치라도 영동고속도로를 타건 중부고속도로를 타건 서울에서 가깝지는 않다. Cal Olson이 설계자라고 나와있고, 이 사람은 주로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데 나는 Links at Summerly에서 그의 코스를 경험해보긴 했었으나 별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가서 이날 우..

라쿠텐고라 평점이 4.6이나 되면서 가격도 비싼 편인 아리타 리솔 골프클럽은 원래 아리타 도큐 (有田東急)라는 이름이었는데 Resol 그룹이 인수하면서 이렇게 개명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고 보니 Resol 회사의 골프장을 꽤나 여럿 가보게 된다). 미야자와 조헤이 (宮澤長平) 씨가 만든 18홀 회원제였으니 설계자의 이름만으로도 수준을 짐작하게 하지만 평이 좋은만큼 싸지는 않아서 토요일 오후의 스루플레이로 17,000엔씩을 지불했다. 오전에는 Sun Resort였는데 거기도 굉장했지만 평점이 여기보다 한참 낮았으니 기대가 안될 수가 없었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길을 달려서 골프장으로 향했는데 오후에는 그칠 예정이라고는 했으나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이나 달려서 대체 여기에 왜? 싶은 위치에 도달했다. 접근성..

영어로 썬리조트, 일본어로는 산리조또 (サンリゾート) 컨트리클럽 (정말로 구글맵에서 길안내를 받으려면 "sanrizotokantorikurabu"로 검색해야만 나온다). 1995년에 고바야시 미츠아키 (小林光昭) 씨의 설계로 문을 연 이 골프장을 선택한 이유는 주말에 대다수는 캐디를 쓰는 구장이라 밀릴 걱정이 없겠다 싶어서였지만 (물론 우리는 노캐디로 친다) 구글맵에서 리뷰를 읽어보니 많이 밀린다는 얘기가 많아서 결국은 새벽 6시반 정도의 스루플레이로 잡았다. 끝나고 점심까지 해서 14,000엔 정도는 이정도 수준의 골프장에서라면 아주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여기는 양잔디 페어웨이라서 카트가 들어갈 수 있으니 체력소모가 덜할 기대도 했다.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에서 어젯밤 사놓은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아..

오전 비행기로 간사이공항에 들어와서는 바로 찾아간 곳. 공항에서 렌트카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입지라 보통은 귀국일에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개 주말을 끼고 일본을 오니까 일요일보다는 평일에 도착해서 플레이하는 편이 훨씬 저렴하다. 여기는 마쯔다 요시오 (町田義雄) 씨가 설계하여 1972년에 개장한 27홀 골프장이라 엄청 오래되었지만 입지 하나는 최고다. 실은, 간사이공항에서의 거리가 비슷하게 가까우면서도 훨씬 좋은 골프장이 센난 컨트리클럽이라고 보는데 (아니면 10분쯤 더 떨어진 오사카 골프클럽은 한때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도 꼽혔던 명문이지만 퍼블릭 부킹이 된다) 그런 좋은 곳들은 오후 티가 (10시반 정도가 마지막 티타임인데 한여름에도 없는지는 모르겠음) 없어서 도착한 첫날에 치려면 이..

네바다주에서 최고로 칭송받는 퍼블릭 골프장 Wolf Creek (정식 명칭은 Wolf Creek at Paradise Canyon)을 가느냐 마느냐 몇달을 고민하다가 마지막 날에 결국 질러버렸다. 처음에는 평일 360불 그린피를 미치지 않고서야 내겠냐 했었는데 인근에 웬만큼 알려진 골프장들이 200불 정도는 기본이라서 평생 한번인데 까짓거 하는 심정으로 부킹한 것이다. 페블비치 수준의 코스를 거의 반값으로 치는 기회라는 리뷰를 유튜브에서 본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가는 길에 보면, 인근의 Oasis 골프클럽의 Canyon 코스로 빙 둘러싸인 위치라서 거기도 이번에 가봤으면 좋았겠으나 가격을 떠나서 티타임을 잡을 수가 없었다. Wolf Creek에서 일단 풍광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울 것이 분명한데, 200..

이날은 정말로 오전에 18홀만 치고 쉴 생각이었는데 Coral Canyon에서의 라운드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좀 쉬다보니 그새 몸이 근질거린다. 결국 인근에서 Green Spring 골프코스의 오후 2시반 티타임을 찾아내고는 다시 떠났는데 여기도 (가격이 75불이라 저렴한 편이기도 하다) 평이 괜찮은 18홀 골프장이어서 몇주전부터 예약 페이지를 열어보곤 했지만 티타임이 계속 없었다가 당일 아침에 아마도 취소로 생각되는 티를 하나 잡은 것이다. Gene Bates가 관여해서 1989년 개장했다는데 설계자가 낯선 이름이지만 Pete Dye 밑에서 일하던 분으로, 내가 가본 골프장들만 해도 Bayonet, Black Horse, San Juan Oaks 등의 캘리포니아 코스들이 그의 작품이다. 캐년의..

그랜드 써클의 초입인 Mesquite/St. George 지역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라스베가스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할 것으로 생각해서였는데 막상 가보니 도무지 싼 골프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여기가 백불을 살짝 넘어가는 오전 그린피라서 오히려 (너무 싼가?) 살짝 걱정하며 잡았고, 홈페이지 일면의 사진을 보면 엄청난 경치던데 주변의 리조트 코스들에 비하면 반값도 안하는 셈에다가 티타임도 널럴했다. 여기 사람들은 맨날 골프만 치는지 St. George 시립 퍼블릭들은 가격이 좀 싸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오전 티타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Coral Canyon 골프장은 Keith Foster가 설계한 18홀인데 브라이스 캐년의 눈덮인 설산이 저멀리 보이면서 주변에는 온통 붉은 색 바위인 입지다..

Mesquite 지역에서는 명실상부 최고의 퍼블릭 골프장인 Wolf Creek이 있는데 수없이 고민했어도 3백몇십불 그린피는 용납할 수 없어서 (그러나 결국 몇일뒤에 갔다ㅠㅠ) 대안으로 (넘버투라는) Conestoga를, 가격이 좀 내려가는 오후 2시 이후로 잡았는데 그래도 인당 196불이나 한다 (더운 한낮에도 100불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니까 좋은 골프장이기는 한 모양). 미국 골프비용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심하게 비싸지긴 했는데 경험상 비싸면 비싼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간다. 여기는 Gary Panks 설계로 2009년에 개장한 18홀인데 설계자가 누구냐를 떠나서 캐년과 사막의 절묘한 조화로, 어떤 리뷰에서는 마치 달에서 치는 골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Conestoga는 오전에 플레이한 Falcon ..

이날 오후에 Conestoga 라운드가 예정되어 있어서 근처 어딘가에서 싸게 웜업을 하려고 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의도에 맞는 골프장이 없었다. 한나절 쉬는 것도 좋겠지만 언제 다시 와볼지도 모르겠는 네바다 지역이라 (Conestoga와 마찬가지로) 탑클래스 퍼블릭으로 칭송받는 Falcon Ridge 골프클럽을 193불씩에 부킹했다.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인가, 이날 오전과 오후를 합하면 Wolf Creek도 가능할 금액인데 그래도 한번보다는 두번이 낫지 하며 자신을 설득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미국 골프장이 이렇게 비싸지 않았었고, 조금만 찾아보면 프로모션이나 핫딜이 나타나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다. 여기는 Kelby Hughes와 Crescent Hardy가 설계한 파 72 코스로, 두 설계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