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은 확실히 일본여행의 비수기인가, 다시 일본으로 가려고 했더니 항공요금이 제주도보다 싸게도 나오던데 (LCC, 대한항공 통틀어서) 가장 저렴한 행선지가 나고야였다. 한국보다도 더울테지만 3월에 이쪽에서 추위로 고생한 기억이 있는지라 그래도 더운게 낫지 심정으로 왔다. 오전에 도착하는 진에어로 첫날 오후에 방문한 골프장은 기후현에 있는 코가야 체리크릭 (小萱チェリクリ) 컨트리클럽이다. 공항에서 차로 한시간 남짓한 거리인데 (내게는 여기가 첫번째 기후현 골프장) Pete Dye와 Perry Dye가 함께 설계한 18홀이라 어려우면서 아름다울 것으로 예상되었다. 여기도 아코디아 소속인 골프장인데 원래는 회원제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것이, 홈페이지의 소개에 "다이 디자인에서 접대용으로 고안한" 코스라고 적혀있..

이틀간 27홀, 18홀을 치고서는 귀국하는 날에도 골프장 하나를 더 들렀다. 일요일이라 18홀만 치니까 여유가 있는 대신에 가격이 좀 비싼 (내 기준으로 비싸다는 것은 주말 15만원선) 곳도 가능해진다. 그런데 효고현에는 나루오 (鳴尾) 골프클럽이나 히로노 (廣野) 등의, 세계 100대 골프장의 상위권에 위치하는 (비회원이 예약 불가능) 고급 클럽들도 있지만 퍼블릭 부킹을 일부 받아주는 명문들도 수두룩해서 오히려 선택장애가 생길 지경이다. 여기를 가야지 부킹했다가 아니야 여기가 낫겠다 취소와 예약을 반복하다가 결국 고른 곳이 다이헤이요 클럽 아리마 코스 (太平洋クラブ 有馬コース)가 되었고, 끝나고 고베공항까지의 동선도 완벽했다. 태평양 클럽이라고 하면 일본 전역에 걸쳐 18개의 (효고현에도 3개) 골프장..

이날은 토요일이라 1.5R (27홀) 플랜은 가격이 비싸지기도 했고, 어제의 토조노모리 컨트리클럽에서 27홀을 치면서 엄청난 더위로 고생해서 이날은 18홀만 치기로 했다. 저녁으로 아리마 온천의 가이세키 디너를 예약하기도 했어서 근처의 골프장을 찾아보았는데 정말이지 효고현의 이쪽 동네에는 전통있고 고급진 골프장들이 수두룩해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아리마 cc (有馬 カンツリー倶楽部)로 결정한 것은 여기가 1960년에 개장한 회원제 코스에, PGM이나 아코디아 등의 관리회사로 팔리지 않고 명문의 전통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다). 이 부지는 원래 히로노 (廣野) 골프클럽의 건설 후보지로 조성되었으나 당시에는 교통이 불편하다고 하여 취소되..

어쩌다보니 7월에 휴가를 좀 많이 쓰게 되었는데 일본 골프장들이 (워낙 더운 시기라서 한국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비수기 할인을 많이 하니까 가보기로 했다. 일본에 오래 체류하는 일정이 아니고, 주말을 끼고 나갔다가 들어왔다가를 반복하도록 일정을 짰는데 첫번째 행선지는 대한항공이 고베로 취항하게 된 김에 효고현으로 간다. 도착한 다음날은 평일이라 36홀을 쳐볼까도 했었지만 너무 더워서 27홀에 8천엔 수준인 토조노모리 (東条の森) 컨트리클럽의 오쿠라 (大蔵) 코스로 잡았다. 효고현에 워낙 골프장이 많기도 하고, 수준급인 코스도 많지만 (내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하루 1.5R이나 2R (36홀) 플랜을 제공하는 곳은 아코디아 계열만 주로 있어서 가급적 회원제 27홀을 가보고자 했다. 토조..

가평의 회원제 크리스탈밸리의 주인이었던 세란병원이 충북 진천에다가 만들어서 2010년에 개장한 크리스탈카운티는 시작부터 퍼블릭이었다. David Dale의 골프플랜과 더림골프디자인의 임상신 씨가 설계했다고 하며, 긴 전장과 좁은 페어웨이로 난이도가 있었지만 주변의 경치가 아름다와서 한때 지스윙이라는 스크린골프 (김수미 씨가 캐디로 출연했던) 광고를 여기서 찍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은 (수많은) 골프존카운티 골프장의 하나가 되었으며, 원화랑/원낭자 코스의 18홀이다. 지금의 원화랑이 예전에는 크리스탈 코스였고, 원낭자가 카운티 코스였으니 원화랑/원낭자의 순서가 설계자의 의도라고 본다. 몇년전에 가본 기억으로는 길면서 어려웠었고, 티샷이 부담스러우나 그린으로 가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게 생겨있어서 내가 좋아..

상록이라는 이름은 (상록수가 청렴을 상징한대나 뭐래나)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곳인데 예전에 천안상록 cc를 다녀온 바 있으나 동탄의 화성상록 gc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에 리베라, 기흥 cc 등이 모여있는 동네고, 이제는 신도시 중심에 자리한 모양새인데 길이 좋아져서 새벽같이 골프치고 오후에는 일을 할 수 있다. 27홀 골프장에 설계자는 어디에는 송호 씨라고, 어디에는 인성골프설계연구소의 성치환 씨라고 나와있으니 대충 같이 만든 모양이다. 원래의 18홀이 남/동 코스라 우리도 그렇게 부킹했는데 나중에 (2016년부터) 추가된 서코스는 좀 좁고 어렵다고 한다. 공무원은 할인을 받겠으나 그래봤자 (주말이 아니라면) 차라리 xgolf 등에서 특가로 치는 거나 요즘에는 별로 차이가 없다. 듣기로는 공무원들..

작년에 개장하여 호평을 받았던 원주의 오로라 골프앤리조트를 이제야 가본다. 개장 초기에는 잔디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래도 더 나아지면 가봐야지 했더니 올해 들어서 영 상태가 나쁘다는 소식만 들리던 차에 그래도 7월에 KLPGA 대회도 개최한다고 해서 아주 엉망은 아니겠지 의심반 기대반으로 간다 (조선잔디를 쓰는 골프장들이 봄에 내린 눈으로 많이 상해서 올해 다들 상태가 별로던데 사정은 알겠으나 그러면 상황을 설명하고 좀 싸게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싶다). 여기는 완구업체인 오로라월드에서 만든 18홀 퍼블릭으로, 임상신 씨가 설계를 했다고 하는데 2023년엔가 어느 신문기사에서 설계와 달리 무리하게 페어웨이를 확장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즉, 설계자의 의도와는 달라진 결과..

베어즈베스트 청라에 대한 내 느낌은 다분히 이중적이다. 매립지의 평평한 땅에다가 전세계 Jack Nicklaus 설계의 골프장에서 시그너처 홀들만을 모아놓았다는, 다시 말해서 카피 골프장이면서 롯데가 운영하는 괜찮은 27홀 코스다. 처음 가본 것이 2013년인가 그랬고, 이후에도 가끔 갔는데 인천공항에서 저녁에 출국하는 경우 가는 길에 골프를 한번 치고 개운한 느낌으로 비행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지 좋아서 자주 간 것은 분명 아니었다. 홀마다 여기는 어디어디 유명한 코스의 몇번째 홀을 옮겨왔습니다 설명이 붙어있지만 대단한 감흥도 없었고, 그저 평지에 나무도 별로 없어서 더운 골프장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퍼블릭 주제에 가격은 여느 회원제 뺨치게 비쌌다. 매년 KLPGA 대회를 개최한다지만 내가 ..

오랫동안 서울 북부의 명문이던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회원제인 북코스는 쁘렝땅/에떼 코스를 의미했고, 퍼블릭이었던 남코스가 오똔/이베르 (가을/겨울) 코스였다. 무슨 연유인지 코스의 명칭이 봄/여름/가을/겨울로 바뀌면서 오똔/이베르가 봄/여름 코스가 되었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입장에서는 좀 헷갈리는데 아마도 프랑스어 명칭이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였지 싶지만 가을/겨울이 봄/여름으로 바뀐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의 몽베르 남코스는 봄/여름, 예전의 오똔/이베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북코스에 비해 명성은 좀 떨어지는 몽베르 남코스지만 여기도 임상하 씨와 Desmond Muirhead가 설계했고, 극적인 맛이 덜한 대신 좀 편안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이었고, ..

코로나 이전부터 꽤나 돈을 들여서 만든 코스가 퍼블릭으로 개장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여기도 가평 마이다스밸리 청평의 소유주인 대교가 이천의 평야지대에 만든 소위 "명품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이다. 누구라도 자기 골프장이 최고라고 외치고 싶겠지만 그저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실제로 돈들인 보람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노준택 씨가 설계해서 2013년 가을에 이천 마이다스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는데 올림푸스, 타이탄, 마이다스 코스로 이루어진 27홀 골프장이고, 나중에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으로 개명했다 (청평은 마이다스밸리라는 원래 이름으로 돌아감). 골프다이제스트의 국내 베스트 코스에는 타이탄/올림푸스의 18홀이 올라가있지만 이 순서로는 돌 수 없고, 반대로 올림푸스/타이탄 코스로는 가능하다. 마이다스 코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