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의 귀국일 골프는 시간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서 항상 고민스럽다. 넉넉하게 잡는다고 했어도 주말에는 밀리고 밀려서 7시간까지 걸리는 경험도 했었고, 평일보다 두배 이상으로 뛰는 그린피에 공항에서 가까운 골프장을 찾기도 쉽지 않다. 토요타시 외곽의 이나부 컨트리클럽 (稲武カ ントリークラブ)은 원래는 도착일 오후에 치려고 했었는데 공항에서 차로 거의 두시간이나 걸린다고 해서 취소한 곳. 그래도 나고야 인근이나 토요타 시에서는 평점이 좋은 골프장이고, Peter Thomson이 설계한 회원제라서 살짝 아쉬워하다가 귀국일 오전 7시반쯤의 티타임으로 다시 잡았다. 이것도 처음에는 점심을 포함하여 만2천엔 정도로 부킹했다가 다시 스루플레이 플랜으로 바꾸었는데 새벽에 숙소에서 나와서 2시간, 끝나면 공항까지 다시..

일본의 행정구역은 도도부현 (都道府県)으로 나뉘는데 총 43개의 현이 있다고 하며, 나는 지금껏 열개도 되지않는 동네를 가봤을 뿐이다. 보통 중부 (츄부) 지방이라고 하면 나고야 시가 속한 아이치, 기후, 그리고 미에 현까지를 말하는데 미에현에만 60곳이 넘는 골프장이 있다고 한다. 미에현에서의 이틀째도 역시 엑설런트 골프 이치시온천 ( 一志温泉) 코스에서 27홀 플레이를 했다. 어제의 이세오토리 (伊勢大鷲) 코스보다도 저렴하게, 27홀 (1.5R) 라운드에 점심까지 해서 6천엔 정도로 예약했는데 몇달전 서둘러서 잡았을 당시에는 아코디아 골프장들만 (3,4개월 전에 티타임이 열린다) 보여서 고민없이 부킹했지만 나쁜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점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Gary Player 설계의 골프장..

미에 현에는 엑설런트 골프클럽 (エクセレント ゴルフクラブ)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골프장이 있던데 지금은 아코디아 소속이지만 원래 회원제였던 곳들이라 대개 평이 좋다. 이번에 우리가 가는 곳은 그중에서도 이세오토리 (伊勢大鷲, 자동번역으로는 이세오와시 등으로 읽히는데 구글맵 리뷰에서 어떤 일본인이 "오와시라고 생각했는데 현지에서는 오토리라고 발음해서 신기했다" 그렇게 써놓았다) 코스인데 나고야로부터 교토로 향하는 길에 있는 쓰시 (津市)에 있어서 한시간 이상을 차로 가야했지만 그럴 가치는 있을 곳이었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타이거 우즈와 마루야마 시게키 (丸山茂樹, 마쓰야마 히데키 아님)의 이벤트 대결이 펼쳐졌던 장소이기도 하고, 고바야시 미츠아키 (小林光昭) 씨의 설계로 1998년에 개장했다고 ..

춥고 길었던 겨울이었다. 3월 중순이 되었고, 그사이 국내에서 한두번 골프장에 갔지만 여전히 코스 곳곳에 눈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직은 아니다 싶었다. 그러다가 나고야에 일이 있어서 가는 길에 골프나 좀 쳐보려고 팀을 만들었는데 단톡방에 올리자마자 삼십분도 안되어 네명이 만들어졌으니 골프에 대한 목마름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오전에 나고야 공항으로 들어와서 첫번째 골프장은 미에현 스즈카의 숲 (鈴鹿の森) 골프클럽으로 정했다. 평일이라 아이치현 등에도 괜찮아보이는 골프장들이 많았지만 공항에서의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아직 해가 짧은 3월에는 이동거리가 멀면 해지기 전에 18홀을 끝내기 어렵다는 생각이었다. 스즈카라는 동네도 미에현에 있지만 레고랜드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타니까 공항에서 한시간이 걸리지 ..

귀국하기 전에 산호세 근방에 사는 지인을 만나 이른 점심을 먹었고, 헤어지면서 이 골프장을 부킹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두군데 있는데 하나는 easy bay 지역의 Livermore에, 다른 하나가 산호세 아랫쪽 Gilroy에 있다. 가장 가까와서 부킹했지만 사실 내게는 100불이 골프 18홀에 지불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여기는 몇년전에 50 몇불에 쳤었지만 이번에는 95불이니까 코로나를 거치면서 가격이 두배로 올랐다. Eagle Ridge의 설계자가 누구냐하면 바로 Ronald Fream과 David Dale이니 나인브릿지의 퍼블릭 버젼쯤 되는데 오래전 기억이지만 코스만큼은 근사했다. 여기도 대규모 주택가에 딸린 코스인데 집들이 꽤나 고급스럽고 좋아보여서 골프장 관리도 열심일 ..

태평양을 바라보는 언덕에 유럽의 성같은 리츠칼튼 호텔이 자리잡고 있고, 그 옆으로 36홀의 골프장이 있는 Half Moon Bay. 나는 몇년전에 양쪽 코스를 모두 쳐본 적이 있는데 경치만큼은 Trump National 저리가라일 정도로 근사했던 기억이다. 1997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에는 Ocean과 Old 코스가 18홀씩 있는데 특히 Old 코스의 마지막 홀에서 호텔을 바라보며 치는 티샷은 여지껏 겪어본 중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고급 골프장에 비해 사진빨이 덜하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아마도 잔디가 Poa Annua 종이라 그럴 것이다. 이번에는 나혼자 무작정 찾아갔기 때문에 두 코스를 모두 돌아보기는 어려웠고, 어느쪽을 고르느냐는 상당히 어려운 선택이다. 대개는 Arthur Hills 설계인 ..

나같은 한국인 백돌이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았지만 미국 골프역사에서 Alister MacKenzie 박사는 대단한 찬사를 받는 인물이다. 그가 설계한 코스들은 굳이 오거스타 내셔널이 아니더라도 하나같이 유명하지 않은 게 없다. 불행하게도 매킨지 박사의 작품들은 대개 고급 회원제라서 나와는 별 인연이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몇년전에 Pasatiempo에서 그 감동을 맛본 바 있다. 보다 만만하고 저렴한 옵션이 Sharp Park 골프장인데 여기는 저렴한 샌프란시스코 시립이면서 매킨지 박사가 1930년대 초반에 만든 코스다. 이 골프장의 90년 역사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데 시내에서 가까운 퍼블릭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멸종위기인 동물들 몇몇이 (아마도 희귀종 개구리와 뱀이라고 들었다) 이 골프장에만 ..

토요일이라 어디를 가볼까 조식을 먹으면서 Golfnow 앱을 켰는데 요새는 앱으로 부킹하지 않고 대충 어디가 한가한가, 가격은 얼마쯤 하나 보려는 의도였다. 역시나 토요일이라서 오전에 거의 남아있는 티타임이 없었고, 그나마도 웬만해서는 백불이 넘어간다. 범위를 조금 넓혀서 찾아보니 오래전에 한번씩 가보았던 Roddy Ranch와 Deer Ridge 골프클럽이 (두 골프장 모두 코로나를 거치면서 폐업했다) 위치한 Brentwood 지역에 가격이 적당하면서 오전내내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을 찾아내었다. 베이 지역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이쪽 동네는 보통 Sacramento delta라고 불리는 모양인데 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삼각주 지형이라서 그렇다. San Mateo 시에 숙소를 잡았으니 저기까지 가자면 차로 한..

전날 비가 엄청나게 내렸는데 저녁부터 그친다는 예보가 있어서 골프를 칠까 했(었)다. 아침이 되어 화창한 날씨를 확인하고는 숙소에서 가까운 골프장부터 몇군데를 가보았는데 다들 폭우에 손상되에 문을 닫았다는 말만 듣는다. 이거, 큰일이네 하면서 다음으로 들른 골프장이 오클랜드 아랫쪽 바닷가에 위치한 Monarch Bay 골프장이다. 여기도 몇년전에 한번 가보았던 곳인데 근처의 Metropolitan Golf Links와 비교해서 크게 감흥이 없었으나 가격이 살짝 비쌌어서 다시 올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문을 열어준 것으로 감사할 일이다. 오클랜드 공항 근처의 바닷가에 조성된 링크스 스타일의 코스라서 비로 인한 손상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예전에 30불 정도를 줬던 기억이 나고, 급히 켜본 Golfno..

나로서는 "TPC"라는 이름이 들어간 골프장은 (뭔가 사기같은 양평 TPC는 빼고) 여기가 유일한 경험인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가깝기도 하고, 퍼블릭 부킹이 가능하니까 비싼 그린피만 빼면 외면하기 힘든 곳이다. 오래전에 한번 가본 경험으로 매우 길고 어려웠기 때문에 굳이 비싸고 어려운 코스를 가야하나 생각이 있었는데 평일 오후의 120불 그린피는 예전에 비해 달라지지 않았고, 그사이 다른 골프장들이 워낙 가격을 올려서 이제는 가성비일 정도가 (어제 Presidio의 walking rate와 비슷) 되었다. 아무튼 미국에서 100대 골프장에 속하는 TPC Harding Park는 샌프란시스코 시립이기 때문에 지역주민은 저거에서 반값만 내니까 늘 사람이 많다. 1925년에 Willie Watson과 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