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인 2020년 1월에 여기를 갔었는데 그때까지 나는 18홀에 100불이 넘어가는 외국 골프장은 피하자는 원칙을 나름 세워놓고 있었다. 한국에서야 주말에 삼십몇만원도 흔하게 쓰지만 (싸고 괜찮은 골프장이 지천인) 미국에서까지 굳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Trump 내셔널은 (이름부터가) 당시에도 비쌌지만 underpar.com 바우처로 150불 정도에 쳤던 기억이 나고, 그것도 비싸다고 느꼈지만 골프코스만큼은 더 많은 돈을 치렀더라도 만족했을 것 같다. 트럼프 내셔널이라는 이름의 골프장이 플로리다에도 있는데 거기는 원래부터 유명했던 Doral 리조트를 인수한 거라서 보통 트럼프 내셔널 도랄이라고 부르며, 이쪽의 정식 명칭은 Trump National Golf Club Los An..
예전같으면 파 3 아홉개로 이루어진 9홀 코스를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워낙 평이 좋은 곳이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평일 오전임에도 카트없이 걷는 비용으로 인당 60불이다. Terranea 리조트를 이번에 찾아보니까 십년쯤 전에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세워진 고급 호텔인 모양이고, 여기에 딸린 파 3 골프장을 Todd Eckenrode 설계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긴 홀인 3번과 8번이 170 야드 정도니까 우드류와 롱아이언을 차에 놔두고는 클럽하우스로 걸어갔다. 티타임을 예약했어도 리조트로 들어가려면 20불 주차비를 내야한다고 하여 살짝 떨어진 해변가 트레일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았다. Ranch Palos Verdes라는 부자동네에는 비회원 출입이 가능한 골프장이 셋 있다. 이날 오후에 방문할 T..
1년여가 지나서 다시 찾은 캘리포니아. 미국에 올 일은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동남아나 일본에 맛이 들어서 장거리 비행을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튼 오전에 LA 공항으로 들어와서는 렌트카를 찾아서 곧장 이쪽으로 왔다. 여기는 디즈니랜드 바로 인근에 있는 골프장인데 그저 가격이 (12시에 카트 포함해서 인당 37불) 저렴해서 골랐다. William Park Bell 설계로 1929년에 개장한 퍼블릭이니 코스 자체에는 별로 기대는 안되었지만 오랜 비행 후에 시차적응을 위해 몸을 풀기에는 적당했다. 고속도로를 통하면 좋을텐데 사고가 났는지 구글맵이 Compton 시를 통과하는 루트로 안내해서 살짝 긴장하면서 운전했으나 한편으로는 갱스터 힙합의 발상지를 차창 너머로나마 구경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LA행..
LA 공항에 도착하는 국적기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나 비슷한데 왜 이렇게 운영하는지 모르겠음) 오전에 도착하는 경우와 오후 3시경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오전에 도착한다면 (입국수속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항 인근에서 한차례 골프를 칠 수 있는데 어차피 오랜 비행으로 몸상태가 별로라 공은 잘맞지 않겠지만 시차적응에는 도움이 된다. 따라서 좋은 골프장을 잡을 필요가 없는데 LA 공항 주변에 싼(만큼 코스상태도 별로인) 코스들이 몇몇 있어서 적당히 잡을 수가 있다. 이번에는 오래전에 한번 가보았던 Los Verdes 골프장을 들르기로 했고, 그나마 이쪽에서는 평이 나쁘지 않은 곳이다. 사계절 골프가 가능한 캘리포니아답게 LA 인근에는 꽤나 많은 수의 공립 (公立, municipal) 골프장들이..
2023년의 마지막 라운드이자 대만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우리가 잡은 골프장은 신주시에 있는 쉬양 골프코스 (旭陽高爾夫球場)였는데 영어로는 Sunshine Valley 골프클럽이라고 되어있다. 홈페이지의 설명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를 초청해서 (European, American, Japanese golf masters라고 정말로 이렇게 적힘) 코스를 디자인했다고만 적혀있지 그 전문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번에 잡은 세개의 골프장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았고, 현지에 사는 지인이 알아봐준 덕택에 대만에서 손꼽히는 코스들이라고 했다. 지인이 그린피 할인쿠폰까지 전달해줬는데 막상 가보니 연말 할인이라고 쿠폰가보다 더 저렴했고, 끝나고 계산하니까 쿠폰을 또 준다. 시작할 때에는 ..
대만에서의 이틀째도 역시 타오위안 지역에 있는 Yunghan 골프클럽 (永漢高爾夫球場)이다 (캐디가 입은 옷에는 영어로 The Lakes 골프클럽이라고 적혀있었다). 숙소를 좀 외곽으로 잡았어도 좋았을텐데 연말이라 방을 구하기 어렵다고 타이페이 중심으로 잡았더니 좀 멀리 간다.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씨가 디자인한 18홀 골프장으로, 지도에서 보면 산밖에 없을 지역인데 저멀리 (날씨가 좋으면) 바다가 보인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가토 선생의 팬처럼 되어버려서 그가 설계했다고 하면 무조건 믿고 가는 편인데 아주 감동적인 코스는 만나보지 못했어도 평균 이상은 하게 재미있는 디자인을 하는 분이다. 그리고 여기, 용한골프클럽은 대만 골프장 순위에서 Sunrise (揚昇) 골프클럽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1위를 다투..
2023년의 마지막 주에 다시 대만으로 왔다. 12월에도 몇번은 국내에서 기회가 있을줄 생각했는데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어 다 취소. 몇명이서 겨울에 일본이나 동남아로 골프치러가자고 의기투합했는데 너무 비싸진 성수기 가격은 고사하고 여기저기 여행사에 문의해봐도 호텔도 차량도 잡기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진작에 예약했어야하나 낙담했다가 한달전 다녀온 대만은 어찌어찌 가능하다고 하여 다시 가기로 했다. 3일간 세번의 라운드가 생각보다 비쌌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하여 첫날 플레이하는 골프장은 롱탄골프클럽 (龍潭高爾夫球場)이 되었고, 아시아에 많은 골프장들을 만든 J. Michael Poellot 설계의 18홀 골프장이다. 골프장이 위치한 타오위안이라는 동네는 타이페이 국제공항이 있는 (우리나라..
혼자서 온 방콕이기 때문에 어제는 Lakewood에서 오전내내 골프를 쳤고, 오후에 공항 근처의 르메르디앙 호텔로 와서 체크인했다. 여기에는 Nick Faldo가 설계한 18홀 골프장이 딸려있어서 (골프장에 호텔이 딸려있다고 해도 맞는 말임) 스테이앤플레이 플랜으로 묵기로 한 것이다. 느즈막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슬슬 골프장으로 나가보니 이미 내 골프백이 카트에 실려있었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카트에는 역시나 한국인들이 여럿 보였다. 그런데 어제 호텔에 체크인하면서 보니까 기대했던 이상으로 아름다왔고 잔디의 상태도 좋아보였다. 사실, 방콕 인근에서 유명하다는 Panya Indra 등을 가봤던 짧은 경험으로 공항 근방에 있는 코스들은 가성비 위주의 골프장일 거라고 지레 짐작했었고, 시내에서 한시간 정도를 가야..
독일에 잠깐 갔다가 귀국하는 길에 몇일 휴가를 내서 방콕을 경유하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타이항공이 수완나품 공항에 내린 것이 오전 6시반. 택시를 기다리며 몽키트래블에 접속해서 바로 예약한 곳이 공항에서 십여분이면 도착한다는 Lakewood 컨트리클럽이다. 공항 주변에 (여기는 방콕이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사뭇프라칸이라는 지역이다) Muang Kaew, Thana City 등의 골프장들이 많았는데 어차피 다들 안가본 곳이기도 했고, 레이크우드는 27홀이라 (Lake/Wood/Rock 코스) 잘하면 다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었다. 여기는 J. Michael Poellot 설계인데 가격도 살짝 비쌌기 때문에 (캐디팁 제외 8만원)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공항에서 거리는 10..
귀국하는 날의 오전에 운동하는 골프장은 숙소에서 지척이었던 동방지성 골프클럽 (東方之星高爾夫球場)이다. 영어로 Oriental Sunstar라고 되어있으나 막상 골프장에 가보면 Orient Star라고 적힌 안내판도 있으며, 라커의 수건에는 東方日星이라고 인쇄되어있는데 아무튼 어느 쪽이듯 동방의 (태양)별이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Lee Trevino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선수로나 유명했을 그가 골프장도 직접 디자인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미국, 멕시코, 아시아 등에 트레비노 디자인의 코스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여기가 나의 첫번째 Trevino 코스가 되었다. 시내에 있더라도 클럽하우스의 상태는 오래된 미국 퍼블릭같았고, 다만 주말이어서인지 사람이 많았다. 시작하는 1번부터 파 5 홀이었는데 저멀리 내려다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