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캘리포니아 골프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코스인데 몇년전에 한번 가보고는 제대로 돈값을 하는구나 흡족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백불 정도였는데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라서 당시에는 비싸도 좋은 골프장, 지금같으면 가성비 짱인 골프장이 되겠다. 몇년전 모 골프사이트 포럼에서 "Inland Empire 지역에서 골프를 좀 쳐보려고 합니다" 질문에 달린 댓글에서 그러면 Oak Quarry가 짱이죠, 그밖에 Oak Valley나 Goose Creek 정도도 괜찮아요, 뭐 그런 얘기를 보았기에 이쪽으로 올 기회가 생기면 근방으로 숙소를 잡았었고, 덕분에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수많은 골프장을 가보았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Landmark at Oak Quarry 골프클럽이고 (Landmark는 미국 서부에서 여러 퍼블..
2년만에 히든밸리를 다시 왔다. 코로나 이후 미국에서의 골프붐을 반영하는지 평일임에도 적당한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고, 가격도 많이 오른 탓이다. 나는 웬만하면 새로운 골프장을 간다는 주의였는데 몇년전에 혼자서 라운드했던 Hidden Valley, 그리고 22년에 근방에서 적당한 곳을 찾다찾다 다시 왔었던 골프장이다. LA 동쪽의 Riverside 카운티라는 지역은 의외로 넓어서 코로나, 리버사이드 쪽을 Inland Empire라고도 부르고, 더 동쪽으로 Palm Springs 까지를 포함한다. Inland Empire에만도 수많은 골프장들이 있어서 골퍼들에게는 천국같았던 동네인데 가격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시간대에 부킹하기도 어려워졌다. Hidden Valley는 Casey O'C..
3박 4일이 지나서 귀국하는 날이다. 예전 기억으로 일본에서의 일요일 라운드는 자칫 18홀에 6시간도 걸렸기 때문에 이날은 가급적 간사이공항에서 가까운 골프장을 찾았다. Sennan 컨트리클럽 (泉南カンツリークラブ)은 가격이 17,800엔으로 좀 비싼 편이었고, 구글에서의 리뷰를 보니 오래되고 낡았다는 평이었지만 끝나고 차로 20분이면 공항까지 갈 수 있는 입지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쇼와 (昭和) 35년에 (서기 1960년이다) Joseph Ernest Crane이란 분의 설계로 개장했다고 되어있으니 60년도 더 된 골프장에 낡았다는 불평이 나올만도 하다. 그런데 저 죠 크레인이라는 분이 누굴까 구글링을 해봤더니 (이름을 보면 일본인은 아닐 것인데) 놀랍게도 일본 태생이다. 1892년생이고, 고베시에서..
교토까지 올라갈 계획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도중에 교토를 한번은 들러야하는)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급히 변경한 골프장. 이름부터가 교토 오하라 퍼블릭코스 (京都大原パブリックコース; KOPC)라니, 오하라 프라이빗코스가 따로 있지는 않아보이는데 아무튼 회원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 막상 위치 하나만 보고 부킹하고 찾아보니 아베 츠네오 (阿部恒雄) 씨의 설계로 1970년에 개장했지만 클럽하우스와 코스를 꾸준히 정비해서 오래된 코스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산악지형이라 어렵다는 리뷰도 보였다. 숙소가 간사이공항 부근이었으므로 토요일 오전에 거의 두시간을 운전해서 찾아갔다. 리노베이션을 했는지 깔끔한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보니까 KOPC라고 새겨진 굿즈나 티셔츠도 만들어서 팔더라. 조금 일찍 도착해..
어쩌다보니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 일본행인데 두번은 짧게 다녀와서 이번에서야 골프채를 챙겨가지고 왔다. 간사이 공항으로 들어와서는 오사카나 고베로 향하지 않고 와카야마 현에서 골프를 친다. 첫날 향한 곳은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면 가격이 싸지겠다 싶어서 (그런데 일본은 워낙 골프장이 많아서인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한시간 이상 떨어진 이나미 컨트리클럽 후지 (いなみカントリークラブフジ)를 부킹했는데, 27홀 플레이에 (1.5R이라고 하더라) 9천엔 미만으로 친다. 와카야마 현의 바닷가에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설계인 18홀 골프장이며, 8개의 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플레이한다고 했다. 오사카 부근은 이미 벚꽃이 져버린 봄날이었는데 아직 잔디에는 초록물이 덜 들었고, 때아닌 폭풍우가 ..
춘천의 라비에벨은 정말 오랜만에 가보는 것인데 성수기에는 부킹이 너무 어려웠던 탓이다. 처음 생기던 당시에 달랑 하나만 있던 18홀 코스는 이제 라비에벨 올드코스가 되었고, 나중에 송호 씨의 설계로 추가된 듄스 코스는 그나마 부킹이 수월했어도 가격대가 높았다. 산요수 골프리조트로 원대하게 시작했다가 망한 스토리는 이제 유명한데 그래도 시공사였던 코오롱의 의지 덕택에 (계획했던 54홀은 아니라도) 36홀의, 매우 독특한 두 코스를 갖춘 골프장이 되었다. "숲속의 듄스"라고 좀 이상한 기치를 내세운 듄스는 그래도 산속에 있으니까 간척지에다 평평하고 재미없게 만든 현대더링스 같은 곳보다야 좋은 경치일 것이다. 처음 생각에는 나무심을 돈을 아끼려고 대충 모래밭과 갈대숲으로 조경을 완성해놓고는 듄스라고 이름붙인 ..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 컨트리클럽이 킹즈락 골프장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 몇년전인데 (아마도 제천 힐데스하임의 원래 주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모 건설사가 음성군에 만들어 새롭게 개장한 27홀 골프장에 이 이름이 붙었다. 임상신 씨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킹즈락도 원래 이 분의 작품이었으며, 좀 극적이고 어려운 코스를 지향하는 디자이너지만 음성의 힐데스하임은 애초부터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겨냥하고 만들었기에 가급적 넓고 평탄하게 조성했다고 한다. 월송리나 일본의 골프장들처럼 5인승 카트가 유도로를 따라 굴러가는 식인데 이제 우리나라도 노캐디 셀프라운드가 대중화되면 좋겠다. 위치는 거의 충주라고 해도 좋을 동네라서 서울 출발이라면 좀 멀다. 클럽하우스는 새로 만들어서 깔끔했다. 우리는 이날 레이크/힐 코스의 순..
이번 일정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인데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괜찮은 골프장을 가보고 싶었지...만... 일주일쯤 전부터 골프장 홈페이지나 부킹사이트를 들락거린 결과 내가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LA 인근에서 토요일 오전에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은 다들 꺼려하는 골프장들이고, 그나마도 비쌌다. 결국 오전에는 동쪽으로 한시간 이상을 달려 쇼핑이나 하다가 San Bernadino 카운티까지 가야한다. 그래도 Sierra Lakes는 예전부터 평이 좋아서 한번쯤 가보고싶었던 곳이며, Ted Robinson 시니어가 설계한 18홀이다. 고급스런 주택가 커뮤니티가 조성된 가운데에 있는 골프장이라 이런 코스는 별로일 수가 없다. 어제 오후에 더워서 고생했었고, 이날은 기온이 더 올라가서 급히 반팔 티..
오전에 Coyote Hills를 돌고서 바로 인근의 Black Gold로 이동했다. 미국에서도 골프붐이 일던 21세기 초에 나름 부촌이라고 하는 요바린다의 언덕에 Arthur Hills 설계로 만들어졌으니 나쁠 리가 없는 골프장인데 몇년전에 한번 들렀다가 비가 와서 포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코스가 대단히 근사해보여서 언젠가 다시 오리라 생각했었고, 이후에도 여러번 근방을 지나쳤긴 한데 가격이 (비로 취소했던 당시에는 평일 오후에 50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불을 훌쩍 넘겨버려서 입맛만 다셨던 것이다. 이제는 돈도 돈이지만 몇푼 아껴보겠다고 생업을 포기한 사람처럼 종일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모습이 한심하기도 해서 그냥 적당한 시간으로 잡았다. 말하자면, 코로나 이전에도 평일에 ..
LA 주변 어디에나 이제 한국사람들이 많이 살지만 십여년쯤 전에 내가 (잠깐) 이쪽으로 가서 살아볼까 알아보던 시기에 가장 떠오르던 지역이 동쪽의 Fullerton에서 요바린다에 이르는 오렌지카운티였다 (최근에는 동쪽의 Chino 아니면 더 가서 San Bernadino 카운티에도 한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쪽에 사시는 지인들도 여전히 있어서 가끔 얘기하다보면 이 골프장이 종종 언급되었는데 가격이 백불이 좀 넘어가길래 그만한 가치가 있으려나 고민했지만 그래도 한번은 가보기로 했다. Cal Olson과 함께 Payne Stewart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페인스튜어트는 PGA 투어에서 한때 날리던 이름이었고, 한창 전성기 시절에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때문에 그가 설계에 관여한 골프장은 오직 여기 하나뿐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