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사이 새롭게 개장한 퍼블릭 골프장들 중에서도 (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었을까 궁금하게) 이상한 이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포천 부근에 라싸 골프클럽과 샴발라 cc가 (둘 다 이상함) 퍼블릭으로 개장했는데 나름 깊은 뜻을 품고 지은 이름이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그냥 싸구려같다. 뭐, 관심을 끄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공이겠다만 (회장님께서 몇일을 고심하고 지었다며 샴발라~ 했더니 직원들이 애써 당황한 표정을 감추며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하는 장면이 바로 떠오른다) 아무튼 좋은 골프장으로 연상되는 이름은 아니다. 게다가 코로나 탓인지 엄청났던 부킹난을 틈타 개장을 서둘렀을라나 채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손님을 받기 시작해서, 내가 가봤던 시절에는 가건물 클럽하우스에 주차장도 제대로 없었다. 코스콜렉터인 ..
예전을 생각해보면 춘천이라는 도시가 심리적으로 매우 멀게 느껴졌지만 경춘고속도로가 생긴 이후에는 서울에서 한시간 권역이 되었다. 두산에서 운영하는 라데나 골프클럽은 KLPGA 매치플레이 대회가 매년 열리는 명문 골프장인데 가든/레이크/네이처 9홀씩으로 이루어진 27홀 골프장으로, 이다. 1990년에 김명길 씨의 설계로 개장하던 당시에 이름은 춘천 컨트리클럽이었다. 나중에 Ladena (LAke/garDEn/NAture)의 이상한 이름으로 바뀌었다는데 지명을 상호로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것 같아서 (제주도의 더시에나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안타까왔다. 여러번 가본 내 입장에서 코스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다. 잘 교육된 티가 나는 친절한 캐디, 무리없는 진행, 아름다운 조경, 그리고 무엇보..
(회원제 정규홀이 제대로 된 골프장이고 퍼블릭은 수준이 한참 떨어지는, 그냥 연습삼아 가는 곳이라는 식의) 우리나라 퍼블릭 골프장의 개념을 확 바꿔놓은 원조, 클럽72를 몇주만에 다시 가본다. 바다 코스를 구성하는 54홀 (클래식, 레이크, 오션)은 주차장과 클럽하우스를 같이 써서 늘 사람이 붐비는데 티타임 잡기도 예전에는 많이 어려웠었다.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가격은 회원제 못지않게 받는다는 비난을 무마하고자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던 곳인데 (예를 들어 코스 중간중간의,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냉차, 겨울에는 커피, 붕어빵 등의 서비스) 주인이 원더클럽으로 바뀐 이후에는 서비스가 줄었으나 가격은 좀 내렸다. 그리고 혹서기라서 그렇겠지만 2부에는 팀도 별로 없이 썰렁했다. 이번에 가는 코스는 레이크. 스카이7..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묵을 때마다 생각나던 중문 골프클럽은 (예전에는 명칭이 중문비치 컨트리클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번째 방문이 쌩초보 시절의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다. 이런 날에도 골프를 치나? 내키지 않는 심정으로 엄청 고생만 했었는데 특히 그린 앞에 해저드가 있던 파 3 홀에서 (원치 않는) 동반자들의 호의로 티샷을 서너번이나 반복한 끝에 공을 다 잃어버리고는 고개를 떨구며 그린으로 다가갔더니 온그린한 세명이 서로 버디를 하네 마네 즐거워해서 더 비참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장정원 씨의 설계로 개장해서 초기에는 미국 PGA 투어를 유치하기도 했다는 이 코스는 한국관광공사 소유라서 아직도 퍼블릭이다. 따라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서 부킹이 거의 로또 수준인데 혹서기라서 그런가 쉽게 7시 중반대의 티타임..
사실 이런 식의, 9홀 두번 도는 퍼블릭은 별로 좋아하지 않었는데 아침일찍 비행기로 왔어도 이날의 티타임이 오후 1시 이후라서 먼저 어디선가 9홀만 돌아보고자 했다. 십년쯤 전에 처음 머리를 올리는 한** 선생을 위해 여기서 한번 운동했었는데 당시에는 "프라자" 컨트리클럽 혹은 봉개프라자라고들 불렀다. 제주시에서 가까운 한화콘도에 딸린 9홀인데 콘도가 오래되어 낡은 것을 감안하면 골프장도 역사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관리상태도 썩 괜찮고 난이도도 있는 그런 골프장이었다. 전반 아웃코스를 옐로우, 후반을 레드 코스라고도 부른다. 한라산 자락을 따라 꽤나 올라왔음에도 아침에는 안개가 심하더니 다행히 곧 개여서 멋진 경치가 드러나게 되었다. 티박스 두개, 그린도 두개를 쓰는 식인데 우리는 티타임을 예약..
하코네에서의 3일이 끝나서 오전 라운드 후에 공항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주변에 괜찮아보이는 골프장이 천지라서 이번에 못가서 아쉬운 곳들도 많았는데 고민하다가 오다와라조 컨트리클럽 (小田原城カントリー倶楽部)으로 결정했다. 바로 근방에 성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데 오다와라성은 골프장보다 더 최근에 지어진 듯 쌔삥이다) 일단 구글맵에서 찾아보다가 이 골프장의 6번 홀의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사진을 보면 무조건 클릭할 수 밖에 없는 경치였다. 일요일 오전임에도 하코네 골프장들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는데 점심을 포함하여 만오천엔 정도였으니 그저 행복했다. 설계자는 (주) 일본골프증권이라고 홈페이지에 적혀있는데 골프증권사가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일본경제가 상승하던 1973년 개장한 것으로 되어있으니 대충 만..
토요일에도 가급적 36홀을 돌아보자며 오전 7시반으로 예약한 곳은 하코네 유노하나 골프장 (箱根湯の花ゴルフ場)인데 여기는 프린스호텔에 딸려있는 18홀이다. 호텔에서 관리할테니 상태는 좋을 것이고, 중간에 식사를 팔지 않는 스루플레이 전용코스라는데 우리가 보통 외국에 가면 1번부터 시작해서 (9홀 돌고 휴식하지 않고) 18번까지 계속 공을 치는 방식을 일본에서는 스루플레이라고 한다. 어제보다는 한시간 늦게 시작하지만 5시간 안쪽으로 라운드를 마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다. 이 골프장은 오타니 마츠아키 (大谷光明)와 아사카 하토히코 (朝香鳩彦) 씨 등이 설계했다고 하며, 호텔에 붙어있기 때문에 어렵게 만들기보다는 풍광에 신경썼다고 (호텔의 홈페이지에서 보면, 노천탕에서 골프장과 저멀리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한..
오전에 후지노모리 골프클럽에서 18홀을 쳤으니 근방에서 오후 라운드를 잡아본다. 구글맵을 보면 역시나 주변에 여러 골프장들이 보이는데 가격이 적당한 곳으로 찾아서는 라쿠텐 사이트로 들어가서 부킹하려고 했더니 같은 날짜에 두 골프장은 안된다고 (일본은 큐슈처럼 한국인들이 많은 동네가 아니면 하루 36홀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 나온다. PGM 고텐바 컨트리클럽 (御殿場カントリークラブ)은 이름에서부터가 퍼시픽골프 계열이기에 급하게 회원가입을 했고, 오후 1시의 18홀 스루플레이로 부킹했다. 굳이 이름 앞에 PGM을 붙이는 것은 아마도 인근에 고텐바 골프클럽이 있기 때문에 (이쪽도 부킹이 가능했는데 어차피 다 초행이기 때문에 약간 싼 PGM으로 잡음) 구별을 위한 것이지 싶고, 구글맵에서는 예전 명칭이 아시가..
숙소를 하코네 쪽으로 잡았는데 기왕이면 후지산을 바라보는 곳에서 골프를 한번 쳐보고싶어서 시즈오카현으로 넘어간다. 후지노모리 골프클럽 (富士の杜ゴルフクラブ)은 이름 그대로 후지산의 숲에 있기 때문에 구글맵에서 사진을 보고는 바로 부킹했지만 숙소인 하코네유모토 쪽에서는 (직선거리로는 아주 가까운데) 산을 돌아가야해서 새벽같이 길을 나섰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라도 하코네와 후지산의 날씨는 반바지가 후회될 정도로 시원했다. 후지노모리의 설계자인 이즈미 이츠스케 (和泉一介) 씨는 일본 골프계의 거장인 이노우에 세이치 (井上慶一) 문하로 일을 시작하여 수많은 회원제 코스를 만든 분이다. 일본 경제가 호황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골프장들은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았기에 지금도 (비록 시설은 낡았어도) 코스 자..
아마도 우리나라 골프장 중에서는 여기가 가장 많이 가본 곳이지 싶은데 서울, 분당 등에서 접근성이 좋고 18홀 코스가 세개나 되는데다가 (회원권 없이도 부킹이 가능하다지만) 오래전부터 내 직장에서 주말 부킹을 해줬기 때문이다. 자타공인 좋은 골프장이지만 주말에는 워낙 비싸기도 하고, 길면서 어렵기도 하고, 솔직히 나는 다른 곳도 가보고 싶은데 직장에서 단체로 운동하거나 하면 거의 무조건 레이크사이드로 결정되곤 했다. 1990년에 재일교포의 투자로 처음 개장했던 당시에 54홀 코스라는 규모는 거의 아시아 최고였다고 하는데 지금이야 이정도 규모의 골프장이 여기저기 생겼어도 서울 근교에다가 이만한 땅을 마련하기는 이제 어려울 것도 같다. 설계자는 일본인인 나카노 유 (中野有)라는 사람이며, 일본식 골프장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