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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코스에 비해 명성은 좀 떨어지는 몽베르 남코스지만 여기도 임상하 씨와 Desmond Muirhead가 설계했고, 극적인 맛이 덜한 대신 좀 편안하다고 한다. 북코스인 에떼/쁘렝땅 코스를 여러번 돌아보았지만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거의 2년전이고, 여름의 문턱에서 드디어 이베르/오똔 코스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름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결국 ete, printemps, automne, hiver는 프랑스어로 겨울/봄/여름/가을이다. 몽베르는 포천의 골프장들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있어서 새벽같이 나서지 않으면 길에서 시간을 다 허비한다. 경기도라고 해도 강남에서 가려면 거의 한시간반이니 차라리 강원도 춘천이나 원주를 가는 편이 더 가깝다. 그래도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생긴 이후로는 막히는 거는 덜한 편.

기록적으로 더운 여름이지만 아직 6월이라 확실히 오전에는 좀 시원하다. 우리는 이베르 1번부터 시작했는데 북코스에 비하자면 페어웨이가 넓직하고 평평. 북코스는 시작부터 험한 산세를 배경으로 저 아래의 좁다란 페어웨이를 노리게 되지만 이쪽은 그린까지 다 눈에 들어온다. 잘 맞은 첫 티샷에 이거 오늘은 먼일 내는가보다 했지만 여전히 백스윙에서 앞쪽 어깨를 잡아주지 못하면 낮은 탄도의 훅이 나버린다. 그래도 웬만큼 못쳐도 공을 다 받아주는 코스라 그럭저럭 파를 만들어간다. 2번 홀에서부터 푸른 호수가 나오는데 거기에 비치는 산세가 너무 아름다와서 단풍이 든 가을 정도에 올 걸 그랬나 생각도 들었다. 후반의 오똔 코스에서도 거친 산세가 배경이지만 코스 자체는 편안해서 샷도 잘 맞는다. 티샷 편안하고, 온그린에 방해받을 해저드나 벙커도 별로 없으며, 커다랗고 좀 느리지만 본대로 잘 굴러가주는 그린이니 모처럼만의 힐링 골프다.

남코스는 북코스보다 좀 싸다. 싼 가격에 북코스에 못지 않은 경치와 관리상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구석도 있다. 초보자에게는 아예 도전을 포기할만큼 황당한 어려움이 우선 없고, 비슷하게 생긴 산세와 숲으로 둘러싼 홀들의 연속이라 편안하다. 숲 사이를 걸으며 저멀리 솟은 봉오리를 바라보자면 마음이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좋은 골프장이 분명한데 위대한 수준까지는 아니겠고, 혹시라도 몽베르에 와서 한번 골프를 치자면 당연히 북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물론 남코스도 빠지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기왕이면 (멀리까지 왔으니까) 36홀을 모두 돌아보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거리가 멀어서 자주 방문하기가 힘든 데다가 겨울이 빨리 오는 동네여서 그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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