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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에 처음 갔었던 곳인데 내 신조는 한번 가본 골프장에 다시 가지 않는다였지만 여기만큼은 꼭 다시 가보고 싶었다. 리뷰도 새로 적고, 사진도 많이 찍어서 추가하고 싶었다. 칼스바드라는 동네는 LA에서 샌디에고로 내려가는 중간쯤에 있는데 레고랜드와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골프장도 널린 곳이다. 주변에 Aviara 골프클럽이 있고, 약간 올라가서는 La Costa 리조트가 있다. The Crossings의 위치로는 토리파인스 정도의 코스가 있어도 하나 이상하지 않아서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Greg Nash가 설계했고, 2007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린피가 좀 비싸서 정가로는 $100에 육박하지만 퍼블릭이라 티타임을 얻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2013년에는 $55 프로모션 요금으로 쳤던 기억인데 이번에는 인당 64불씩을 지불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이번 골프여행의 비용은 18홀당 40불 미만이었으니 원칙에 좀 어긋났지만 그 가격을 내고라도 다시 와볼 생각을 했으니 첫인상이 얼마나 좋았던 곳인지 짐작이 되실 것이다. 프로샵 벽에 붙은 스토리를 보면 원래 90년대 후반에 완공되어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환경단체와의 마찰로 기나긴 법정싸움 끝에 간신히 문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합의조건으로 개울과 늪지 등을 보존하기 위해 다리를 5개 놓았는데 그래서 이름을 "The Crossings"로 지었다는 사연이 적혀있었다. 샌디에고 방면으로 골프를 치러 간다면 누구나 토리파인스나 Aviara를 떠올릴테지만 (거의 경기도 인근의 주말 그린피에 육박하는) $200 정도를 지불하기는 조금 꺼려지는 것이 달랑 한번만 친다면 몰라도 적어도 몇일에 걸쳐 서너번은 칠 생각이기 때문이다. 반의 반값에 칠 수 있는 The Crossings at Carlsbad나 Maderas가 이렇게나 좋으니 더 비싼 골프장은 얼마나 더 좋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Aviara, La Costa, The Grand Del Mar, Torrey Pines 등은 호텔과 연결된 패키지가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해서 방문할 작정이다.
일단 첫번째 홀의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경치가 어렵고 좋은 골프장에 왔구나 흡족하게 만든다. 시작해서 보면 전반 9홀은 (그나마) 비교적 편안한 디자인이다. 언뜻 보기에는 언덕 사이로 페어웨이가 펼쳐지고, 울퉁불퉁한 페어웨이에서 좋은 라이를 찾기 어려울듯이 보이지만 막상 쳐보면 공이 사라질 염려가 별로 없다. 후반에 접어들어야 제대로 코스의 진면목을 겪게 되는데 환경보호지역과 계곡을 피해가며 쳐야하는 어렵고도 아름다운 코스로 변한다. 비록 고압선이 눈에 거슬리긴 해도 저멀리 태평양을 바라보며 치는 골프다. 보다 인상적인 경험은 그린에서 하게되는데 커다랗고 물결치는 그린이 빠르기까지 해서 도저히 브레이크를 읽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요즘 비교적 흔한 그린인데 우리는 그래도 캐디가 있어서 방향을 잡아준다). 투온을 하더라도 파가 거의 불가능할 그린이라 이런 식의 설계를 좋아하시는 우리나라 설계자들이 좀 참고하시면 좋겠다. 두번째 방문에서 약간 불만스러웠던 점은 어려운 코스에 초보자들이 많아서인지 느린 진행으로 간신히 해가 질 무렵에나 라운드를 끝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근방에서 산불이 난 날이라서 몇몇 홀에서는 건너편 산에서 나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플레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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