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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5일간 180홀 골프여행을 마무리하는 장소는 오전의 Wintonbury Hills 부근의 Gillette Ridge 골프클럽이다. 솔직히 하루에 36홀씩 닷새를 골프만 쳤으면 지겹고 힘들 법도 한데 아쉬움이 남아서 남은 기운을 쥐어짜본다. 여기도 뉴잉글랜드 (퍼블릭) 골프장의 순위를 매기면 거의 빠지지 않는 곳인데 Edwin Seay와 Arnold Palmer의 설계로 2004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원래의 부지는 Cigna 보험회사 본사가 위치했던 곳이라고 하며 (지금도 페어웨이 한쪽으로는 회사의 건물이 있고,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거린다), 미국의 골프 붐의 끝물에 만들어진 코스라 돈을 쏟아부은 티가 나는데 평일에는 인당 $50로 칠 수 있으니 (그래봐야 서부 골프장들보다는 비싸지만) 나름 축복이다. 게다가 서부나 남쪽 골프장들과 달리 겨우내 눈속에서 힘을 축적한 한지형 잔디, 예를 들어 벤트그라스 페어웨이는 시각적으로나 채로 느끼는 감촉이나 최고다.

점심식사를 대충 던킨도넛으로 해치운 우리가 골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눈이 따갑도록 햇살이 내려쬐지만 기온이 섭씨 15도 정도라서 골프치기에는 최적의 날씨다. 프로샵에서는 코스가 많이 어려우니 초행길이라면 화이트티를 치라고 추천해주지만 나야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Arnold Palmer 코스답게 전반적으로 티샷을 편안하게, 잘 받아주는 페어웨이에 그린 공략이 어렵게 만들어졌지만 몇몇 홀들은 해저드를 넘기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필요해서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을 디자인이다. 예를 들어 612 야드인 7번 홀은 일단 티샷이 페어웨이에 가기도 힘들다. 16번 홀은 티샷 이후에 해저드를 넘겨 180 야드 세컨샷이 필요한데 웬만하면 불가능에 가깝다. 비슷하게 18번도 화이트티에서 200 야드까지 해저드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어려운 (오전의 Wintonbury Hills가 기대보다 시시했어서 더 그런지도) 코스였어도 여기는 어렵지만 도전욕이 마구 솟아나는 골프장이었다. 몸이 힘들어서였는지, 그냥 내 실력에 버거운 코스였는지 몰라도 나중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데 한번 가본 골프장은 웬만해서는 다시 가지 않는 내 성격상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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