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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제이드팰리스

hm 2020. 4. 29. 11:10

이제는 새로운 코스사냥에 흥미가 살짝 떨어져서 여기처럼 배타적인 컨트리클럽에 한번 가보려고 기를 쓰는 일은 적어졌으나 그래도 언제나 버킷리스트 일순위였던 제이드팰리스를 마침 가볼 기회가 생겼다. 주지하다시피 제이드팰리스는 한화그룹이 주인인 18홀 회원제이며, Greg Norman이 설계했다. 내가 가본 그렉노먼 코스로는 캘리포니아의 Wente Vineyards를 비롯해 몇몇 되는데 지형을 잘 이용하고, 벙커를 곳곳에 배치해서 보기에는 근사한데 상당히 어려웠던 기억이다. 제이드팰리스도 고급스런 분위기에 코스의 상태야 당연히 좋겠는데 평일임에도 내장객이 붐비는 것을 보면 고객접대다 뭐다 해서 부킹을 많이 받아주는 모양이다.

동/서 코스로 나뉘어진 18홀인데 우리가 시작하는 동코스가 1번부터니까 원웨이 진행인 모양이다. 시작하는 파 4 홀은 짧아서 편안했으나 그린에 공을 올린 후에 쓰리펏 보기. 누구도 파를 못했지만 물어보지도 않고 올파로 적히는 스코어카드를 보며 접대가 많은 골프장이라 그러려니 했다. 이어지는 홀들은 전형적인 그렉노먼의 스타일이어서 포대그린에 거의 삼면이 벙커로 둘러쳐져 있어서 공을 세우지 못하면 벙커행이다. 나는 샌드웨지를 잘 다루는 편이지만 그래도 벙커에서 파를 세이브하기란 아주 어렵기 때문에 긴 클럽으로 어프로치할 바에는 레이업으로 끊어가는 편이 낫다. 100야드 이내의 피치샷이 홀컵 근처로 잘 날아가주느냐는 또다른 문제겠지만.

강촌의 산세에 둘러싸인 코스라서 경치는 아주 좋았다. 특히 송전탑이나 민가가 보이지 않아서 좋았는데 우리나라에 골프장이 너무 많니 어쩌니 하지만 이런 동네에 골프장이 아니면 대체 뭣에 쓰겠냐 그런 무식한 생각을 해본다. 세금이 걷히는 외에는 지역의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골프장이라도 있으면 폼이 나지 않을까? Greg Norman이라는 외국인이 설계했어도 우리나라 특유의 산세는 역시 굉장해서 인공적인 느낌이 별로 없다. 어렵다고는 해도 공정한 레이아웃이라 재미있었으나 그중 최고를 꼽으라면 전반에서는 핸디캡 1번이라지만 그린 입구까지 세컨샷을 보내고 파를 잡은 2번이 근사했다. 제이드팰리스의 진정한 가치는 후반의 홀들에서 나오는데 산악지형에서 갑자기 광활한 링크스로 변하는 느낌이 난다. 짧으면서 중간에 벙커가 많아서 우드 티샷에 피칭웨지로 버디를 잡은 12번에서 높은 곳에서 골프장의 전경을 내려다보는 15번까지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시각적으로 멋지게 보이려면 높은 곳에 티박스가 위치해야 한다. 커다란 호수와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며 어프로치하는 18번도 그런 면에서는 정말 근사했다. 좋은 골프장, 그것도 몇년째 내 버킷리스트에 올라있던 제이드팰리스라 불만이 생길 리가 없었는데 티타임을 애매하게 (오전 9시 15분) 잡는 바람에 오며가며 운전이 좀 피곤했던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널럴했다면 가장 좋은 시간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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