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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골든베이

hm 2020. 4. 18. 14:25

직장 동료의 형이 한화 임원이라고 해서 최근에 제이드팰리스에 다녀오긴 했는데 이번에는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리조트를 싸게 칠 수 있다며 거기로 가잔다. 아무튼 여기도 좋다고들 하는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Annika Sorenstam이 은퇴후 설계자로 나선 첫번째 작품이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라 선수 출신이 코스를 만들면 대개는 극단적인 타겟골프가 되는 법인지라 살짝 걱정이지만 아마도 이름만 빌려줬을 거야 생각하기로 했다. 27홀 골프장인데 우리는 일박이일 일정이니까 코스를 제대로 즐기리라 기대반 우려반으로 간다. 강남에서 금요일 오전에 밟으니까 2시간 조금 더 걸렸으니 그리 먼 것도 아니다. 참고로 몇년전에 가보았던 인근의 태안비치는 부도가 나버렸다고 한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바로 바다가 보여서 다분히 이국적이다. 개인적으로 산자락의 코스를 선호하지만 바다를 내려다보는 씨사이드 코스는 우리나라에 몇개 없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길 골프장이다. 물론 찰랑거리는 파도를 옆에서 느끼며 퍼팅하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고, 몇몇 홀에서 바다가 (정확히 말하자면 뻘이) 배경인 풍광이고, 그마저도 골프에 집중하다보면 여기가 바닷가인지 산속인지 안중에 없다. 첫날 점심식사후 먼저 도는 18홀은 마운틴과 밸리 코스인데 매일 수많은 골퍼들에게 짖밟혔을 티박스부터 잔디의 상태가 좋아보여서 기분좋은 시작이다. 페어웨이의 조선잔디는 여전히 누랬으나 춥지 않은 날씨에 올해는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친다는 초봄의 골프다. 아무리 대한민국 골프가 5/16에서 10/26까지라고 했지만 여름에 그토록 푸르던 잔디가 겨울에는 죽어버린듯 누렇게 변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그리고 처음에 소렌스탐의 설계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화이트티에서 길지 않은 코스라 나같은 골퍼에게는 스코어가 좋을 골프장이다. 하지만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서 비록 전장은 짧아도 어프로치로 올리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그린앞 40미터 정도까지만 공을 보내는 편이 더 낫다. 나처럼 티샷보다 그린사이드 벙커샷이나 러프에서의 치핑이 더 쉬운 사람에게는 물론 큰 문제는 아니다. 연습장에 간 횟수보다 골프장 잔디를 더 많이 밟아본 사람이라 숏게임과 트러블샷에만 자신이 있는 것은 앞으로 내가 개선해야할 숙제다.

근사한 골프텔에서 자고는 다음날에 오션/마운틴 코스로 돈다. 새벽의 서해안은 안개가 좀 있었지만 대신 바람이 잦아들어 공치기에는 더 편했다. 오션이 좀 좁아서 어렵다고는 해도 전반적으로 짧고, 오르막도 심하지 않아서 어렵지 않았고, 그린 주변의 벙커도 쉽게 탈출할 수 있다. 그저 그린만 커다랗고 굴곡이 심한데다가 빨라서 어렵다고 하는 모양인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스타일이다. 나는 밸리 9번과 오션 5번이 가장 멋있게 보였는데 이외에도 홀마다 특색있고 아름다운 코스에 난이도도 적당해서 리조트 코스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모처럼 놀러와서 일년만에 골프치는 사람이라면 공을 좀 잃어버릴 수도 있겠으나 이런 수준의 골프장이라면 누구나 만족하고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18홀만 치실 분이라면 밸리/오션의 조합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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