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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수원 (구코스)

hm 2020. 6. 8. 06:49

여러번 가봤었지만 가깝고 코스도 괜찮고 하니 또 방문하게 되는 곳이다. 수원 cc 신코스는 종종 갔었지만 구코스는 오랜만이라 코스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몇년전 당시에 비해서는 공을 좀 치게 되었으니 (특히 드라이버에 자신이 붙었다) 은근 기대도 되는 라운드다. 이름이 구코스니까 아마도 여기가 1974년에 처음 개장한 18홀일 것인데 설계자가 어디에는 加藤福一(가토 후쿠이치) 씨라고, 다른 곳에는 연덕춘 씨라고 나와있는데 정작 수원 cc의 홈페이지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대신에 페어웨이 잔디가 구코스는 야지, 신코스는 중지라고 나와있는데 그저 막연하게 조선잔디라고만 알고있던 그것도 종이 다양한 모양이다. 아무튼 오래된 코스라 편안하고 아름답지만 의외로 어려웠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이날 우리는 10번 홀부터 시작했는데 가만 보니까 1번부터 돌면 시작부터 파 5라서 차라리 우리처럼 IN 코스로 부킹해서 10번부터 도는 게 좋겠다 싶다. 과연 넓직하고 그린이 그대로 보이는 10번이 굳은 몸을 풀기에는 적당해보인다. 그린 후방의 아파트가 약간 거슬리지만 기본적으로 워낙 숲이 울창한 골프장이다. 몇주간 내린 장마비로 잔디의 상태가 최상이었고, 몇몇 홀에서 원그린으로 바뀐 것도 좋은 변화로 보였다. 물론 그저 똑바르기만한 것보다는 약간이라도 숨이 막히는 어려움이 보여야 코스가 근사해보이는데 여기는 별로 그런 게 없었다. 티샷이 잘 가고, 170 미터 정도 남았습니다 하면 고민없이 레이업이다. 좀 스윙을 다듬어야 150 미터 이상을 아이언이나 하이브리드로 공략할텐데 성공확률이 적다는 것을 아니까 잘라가서 보기를 기대하고, 운이 좋으면 짧은 어프로치로 파도 나오는 식이 나로서는 올바른 시나리오다.

후반으로 접어들기 전에 20분 정도를 쉰다. 2부제로 운영하고, 인/아웃 코스로 나뉜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방식이고, 어떤 이들은 쉼없이 진행하면 막거리 마실 틈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만 골프치는 입장에서는 영 별로다. 특히 요즘같이 기상이 불안한 시기에는 하늘이 도와줄 때 어떻게든 18홀을 끝내야하는 것이다. 우리의 후반인 아웃코스에서도 비슷한 홀들이 이어지지만 명실상부 수원 cc의 시그너처 홀인 3번이 근사하다. 긴 전장에 물도 넘어가야하는 파 3인데 원온에 욕심내지 않는 것이 옳은 공략이다. 페어웨이가 넓고 벙커도 몇개 없는데 꼭 한번씩은 들어갔다 나오는 동반자를 보면 희안하다 싶은데 이래서 골프는 재미있다. 아웃코스를 마무리하는 8번과 9번도 클럽하우스를 향한 호쾌한 경치라 역시 인코스부터 돌기를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야 깨달은 것인데, 수원 cc에서 다들 신코스가 좋다고 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구코스가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명랑골프라면 신코스, 좀 진지하게 치려면 구코스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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