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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미팅이 있어 내려갔는데 결국 골프는 치지 못했다. 일요일 오전에 어딘가에서 운동하고 귀경할 요량이었는데 팀 하나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주변에 골프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나만큼 미친 사람은 별로 없는지, 그리고 점점 골프를 시작하는 후배들이 줄어들어서인지 동반자 두세명을 구하는 것도 일이다. 아무튼 대구에 사는 모씨와 연락이 되어서 일요일 오전에 부산으로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을 했고, 오후에 골프존카운티 청통을 간다. 경북 영천까지 간 이유는 가격 때문이었는데 부산쪽 골프장은 요즘도 고자세에 비싸다. 확실히 (월요일보다는 비싸겠지만) 이쪽 일요일의 2부 티타임은 사람이 적고, 가격도 저렴하다.

여기는 다른 골프존 소유의 골프장들과 달리 (기존에 완공된 골프장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골프존카운티가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모두 자체 역량으로 만든 첫번째 골프장이다. 설계자 성함은 류창현 씨라고 나와있는데 동남아에 여러 골프장을 만든 분이라고 하나 나로서는 몇달전 벨라스톤 이후에 두번째로 접한다. 그래서 더 기대돼요... 가 아니라 살짝 걱정스런 마음으로 간다. 영천이라고 하면 옛날에 3사관학교에서 훈련받은 기억만 있는데 춥고 황량하면서 온통 산이었던 기억이다. 여기 산자락에다 (무슨 대단한 포부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만들었으니 계단식 페어웨이에 그린만 커다랗게 만들어놓았을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전반인 청통 코스는 파 5가 3개 있는, 파 37 코스인데 구력이 좀 되시는 분이라면 아마추어나 프로나 버디는 롱홀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이다. 내 드라이버샷이 (드디어~) 몇주전부터 안정되게 잘 맞아주고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구력 십년만에야 백스윙보다 다운스윙에 비중을 두는 골프를 한다. 많은 홀에서 세컨샷을 내가 가장 나중에 했으며, 무엇보다도 밖으로 나간 공이 하나도 없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쳤고, 스코어도 좋았다. 즐거운 하루였지만 골프장은 어땠나요 묻는다면 그저 그랬어요 수준. 한동안 내게 최고의 골프장은 가평베네스트였는데 여기저기 다녀보니까 능가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정도 수준은 되는 골프장들이 여럿 생겼다. 반대로 누가 내게 지금껏 가본 중에 어디가 최악이었나요 물어본다면 몇몇 떠오르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하나를 찝어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두번 가본 것으로 코스나 운영을 평가할 수는 없고, 다 후져도 캐디의 미소 하나로도 달라질만큼 우리의 평가는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재미없었던 코스라면 여기 청통처럼 대충 만들어놓은 곳들을 몇군데 지적할 수 있을 터인데 그래도 운동 한번 잘했다 생각하면 그만이다. 가격으로만 치면 골프존카운티 코스들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요새는 잘 찾아보면 더 싸고 좋은 곳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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