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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세라지오

hm 2020. 8. 25. 07:15

여기도 처음 생기던 몇년전에는 배타적인 고급 회원제였는데 당시에 한두번 가봤었고, 아주 인상적이지는 못했던지 코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작년인가에 퍼블릭으로 전환했다고 해서 올해에 두어차례 부킹을 했다가 날씨로 취소한 바 있다. 어찌어찌 한번 가보고는 경치는 좋은데 공은 안 맞는구나...ㅠㅠ 그런 기억뿐이어서 언젠가는 다시 가봐야지 했던 골프장이다. 여기 세라지오는 권동영 씨의 오렌지 엔지니어링에서 설계한 18홀 골프장이다. 경기도 여주니까 좀 먼데 제2 영동고속도로 덕택에 예전보다는 많이 가까와졌다.

아침은 차안에서 김밥으로 때우고 우리는 세라코스로부터 시작한다. 세라 1번이 가장 만만한 내리막 파 4이고, 홀을 감싸는 소나무 숲이 넓직한 페어웨이와 함께 편안함을 준다. 세라지오에는 거의 모든 홀에서 물을 만나게 되고, 페어웨이도 평평하지 않아서 꽤나 어렵다. 물이 없으면 반드시 커다란 벙커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드라마틱한 경치에 익숙하다보니 외국에 나가보면 어째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양측 코스 모두 물과 숲으로 그린 공략을 어렵게 만들어 놓은 3, 4, 5번 홀들이 어려우면서도 아름답다. 좋다기 보다는 좀 이상했던 경험이 세라 3번인데 페어웨이의 우측에 해저드가 안쪽으로 크게 들어와있는 형태라서 (듣기로는 그쪽 땅을 매입하지 못해서라고) 정확하게 200미터를 보내던지 아니면 세번에 잘라가야한다. 200미터 지점에 해저티가 있는데 거기서도 한번만에 그린으로 공을 올리기 어려우므로 이건 좀 이상한 구조. 중간에 들어와있는 계곡 해저드는 제아무리 디섐보가 와도 넘기지 못할 것이므로 정해진 목표지점으로만 잘라가야하는 것인데 그저 뻥뻥 지르면 잘치는줄 아는 이들에게는 끔찍한 홀이겠다. 나는 180미터 정도를 보내고, 우드로 숲을 넘겼는데 그래서 잘했다가 아니라 이런 식이 최선인 디자인이라면 좋은 홀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후반인 지오코스 역시 첫눈에도 잘 관리되어 아름다운 페어웨이인데 시작부터 물을 넘겨 티샷을 해야한다. 계곡 사이로 길을 낼 지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페어웨이는 비스듬하게 기울어져있고, 세컨샷으로 그린을 노리기에도 만만찮게 보인다. 어떻게 치든 물을 넘어가게 만들어놓은 3, 4, 5번 홀들이 이쪽에서도 하이라이트인데 파 3인 지오 4번은 좌우 두개의 그린 중에서 선택해서 치지만 누구라도 왼쪽의 아일랜드 그린을 선택할 것이다. 이어지는 (350미터밖에 안되는?) 롱홀인 지오 5번은 페어웨이 끝자락을 노린 나 혼자서만 쓰리온에 파를 했고, 투온에 도전했던 동반자들은 다들 고생만 했다. 세라지오가 인근의 (쉽게 부킹이 가능한) 코스들에 비해 특별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쪽 골프장들은 대개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한다. 조경이나 관리상태가 무난하고, 코스도 재미있는데 다만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문제였다. 제2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었어도 여주시내를 한참 지나가야하는데 블루헤런, 신라 cc를 지나 오크밸리까지,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명암이 엇갈리는 골프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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