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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클럽디 보은

hm 2020. 8. 24. 06:35

인근에 있는 (원래의 이름이 아리솔 cc였던) 클럽디 속리산과 주인이 같은 골프장인데 원래는 레이크힐스 보은으로 개장했다가 2년전쯤에 매각되어 이름을 이렇게 바꾸었다. 레이크힐스라는 회사는 우리나라 곳곳에 골프장을 여럿 보유했었는데 무슨 일인지 몇년사이에 다 팔아버린 모양. 듣기로는 천룡 cc마에스트로도 레이크힐스와 같은 주인이었다고 하는데 아무튼 이 골프장은 충청북도 보은군에 있는 18홀 퍼블릭이다. 설계를 휴먼골프엔지니어링이라는 곳에서 했다고 구글이 알려주었으나 홈페이지에는 니클라우스 디자인에서 일하던 Ken Baker 씨에게 "퍼블릭 코스의 지향성에 대해 자문을 받아" 세련된 수준급 코스로 평가받는다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나한테 자문요청이 오면 그린피라도 싸게 받아라 정도로 얘기해줄텐데). 일반적으로 클럽디 속리산보다는 훨씬 좋은 코스라는 평이어서 (나는 아리솔 cc를 싫어하지 않음)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이쪽 동네가 골프만을 위해 굳이 서울에서 찾아가기란 쉬운 곳이 아니다. 동료들과 제주도로 골프여행을 가려다가 무산된 후, 그러면 걷은 돈으로 어디를 가지? 하다가 비교적 저렴하게 일박이일 패키지를 운영하는 이 골프장을 찾게 된 것. 토요일 오후에 한번, 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한번의 라운드를 마치고 귀가하는 일정이다.

첫 홀에서 캐디와 인사를 나누는데 대뜸 저희는 좁고 짧고, 어려워요 한다. 굳이 미리 말해줄 필요가 있겠나 싶었지만 손님들이 항의를 종종 한다고. 속리산과 여기를 비교하면 그래도 속리산은 드리이버를 빵빵 지를 수 있는데 저희는 끊어가셔야하는 홀들이 많아요 한다. 내 기억의 아리솔 cc는 드라이버 몇번 잡지 못했던 것 같은데 여기는 더하다니 살짝 당황했다 (실제로는 나보다는 나름 장타자인 나머지 셋이 많이 당황함). 막상 쳐보니 속리산보다는 경치나 코스나 다 좋았고, 드라이버가 어려울 홀은 없었다. 그린이 좀 느리긴 했어도, 오랜 장마로 곳곳이 무너져버린 흔적이 있었어도 꽤 괜찮은 골프장이었다. 동서 코스의 시그너처 홀은 공히 8번이었는데 파 5인 서코스 8번이나 파 3 홀인 동코스 8번이 모두 티박스에서 내려보는 풍경이 근사했다. 우리나라 어디에나 흔한 산악지역 골프장이지만 뭔가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그게 뭘까 한참을 생각해보니 여기는 목장이 떠오르는 경치다. 양떼나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완만한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느낌이어서 나는 아주 맘에 들었다. 힘들 일정이었어도 흐린 날씨에 공도 잘 맞아서 즐겁게 보낸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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