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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퍼블릭인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이 생기면서 원래 가평에 있던 회원제 마이다스밸리는 청평 마이다스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최근에 다시 마이다스밸리 청평이 되었는데 명문을 추구하여 예전부터 복장규제가 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권동영 씨의 역작인 18홀이라고들 하며, 몇년전에는 음으로 양으로 퍼블릭 부킹도 가능했으나 요즘에는 다시 회원 위주의 운영을 한다. 물론 회원도 부킹이 쉽지 않은지 주변에 몇몇이 있어도 좋은 계절에 가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거의 1년만의 6월말 마이다스밸리다. 가평 인근의 골프장에 가려면 마이다스밸리 입구를 종종 지나쳐야 했었는데 설악 ic를 나와서 아주 가까운 위치고,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자켓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예전에는 있었다. 지금은 여름철에 (볼썽사나운 긴 양말도 필요없이) 반바지도 가능하니까 많이 달라지긴 했다. 솔직히 비싸게 받으며 이런저런 규제를 만들어놓는다고 명문인가 그런 삐딱한 생각도 드는 골프장인데 고리타분한 느낌과 함께 고급 회원제에 오는 뿌듯함이 교차한다. 코스로 나가보면 이쪽 동네가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인데 이날처럼 2부 티타임으로 오니까 역시 우리나라의 여름에는 조선잔디 페어웨이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싶다.
이름이 마이다스밸리지만 밸리 1번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대로인 순서라고 한다. 크게 어려워보이지 읺으면서도 파를 잡기 어려운 홀들이었는데 자주 와서 코스에 익숙해진다면 다를 수도 있겠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밸리 5번에서도 쉽게 쓰리온해서 파를 잡을 줄 알았는데 욕심이 과했는지 홀의 레이아웃을 헷갈렸던지 잘 맞은 세컨샷을 좌측 해저드로 보내버렸다. 이날의 캐디는 프로 자격증이 있다는 젊은 남자였는데 샷에 대해 조언을 구했더니 신이 나서 계속 따라다니며 조언인지 훼방인지 모를 지적을 자꾸 하는 통에 더 이상한 샷들이 많이 나왔다. 그렇다고 이제 그만 말하세요 하기도 그래서 참아가며 전반을 마쳤다. 캐디를 하며 KPGA 정회원 준비를 하고 있다는데 한번 직접 쳐보세요 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마이다스 코스에서는 저 멀리로 근사한 집들이 (무슨 테마파크라던가?) 보이는 파 3인 7번이 시그너처 홀이다. 경치를 감상하라고 여기쯤 파 3 직전에 그늘집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한국적이다. 그 테마파크는 이어지는 홀들에서도 계속 눈에 들어온다. 내 느낌으로는 이어지는 8번 홀이 더 멋진데 암벽과 깊은 벙커가 시각적으로도 보는 사람을 작아지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코스는 가평쪽에다 잘 만들어놓은 골프장들이 그러하듯이 부담스럽지 않은 풍경에 언듈레이션이 있는 페어웨이, 그리고 커다랗고 어려운 그린의 조합이다. 몇몇 홀들에서 송전선 철탑이 눈에 거슬리는 것이 흠. 그리고 그린마다 주변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몇그루씩 심어져있는데 비싸보이는 나무들이라 오너는 볼 때마다 뿌듯하시겠지만 그뒤로 펼쳐지는 능선의 아름다움을 좀 쌩뚱맞게 방해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나라 회원제 골프장치고 별로인 곳은 거의 없겠지만 청평 마이다스도 부킹만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다만 가성비나 코스의 재미로 보면 이천의 마이다스레이크가 더 좋게 느껴졌다.
회원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골프장은 전반적으로 관리에 열심이다. 티박스나 페어웨이에 디봇이 생기면 캐디는 열심히 모래를 뿌리며 그 자리를 메꾼다. 특히 그린의 경우 시종일관 자리를 지키며 볼마크를 보수하는 아주머니들이 계신다. 실은 그런 일들은 (벙커의 모래를 고르는 행위도 포함해서) 골퍼가 직접 하는 것이 맞는데 진행을 위해 그러는지 니들은 그냥 빨리빨리 치라는 식이다. 그렇게 열심히 관리하는데도 그린의 스피드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있어서 그런 점은 불만이다. 아주 빠르거나 느리거나 한두 홀이 지나면 적응하기 마련인데 이 날도 그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장마철이라 전반적으로 느린 편이었는데 그린을 직접 때린 5번 아이언샷이 바로 멈추었을 정도로 부드럽고 느린 그린이었으나 의외로 빠르게 굴러가는 부분도 있어서 이상했다. 오케이가 남발하는 우리식의 라운드에서는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몇차례의 버디 찬스를 놓쳐버려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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