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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장한 골프장들 중에서 유독 화제였던 포천의 힐마루 cc를 (잔디가 올라오도록 기다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여기는 총 45홀로 조성된 퍼블릭인데 아마도 처음에는 회원제로 기획했을 것 같은 시그너처코스 (홈페이지에 적히기로는 하이엔드 프리미엄 퍼블릭) 18홀과 브리즈/선샤인/네스트 코스라고 이름지어진 (역시 홈페이지에는 비즈니스 퍼블릭이라고 적힌) 9홀 3개가 있다. 설계를 송호 씨가 했다고 하며, 시그너처 코스를 먼저 가보면 좋겠으나 3주전 9시에 열리는 티타임 부킹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봐도 나머지 코스들만 남아있었으니 만원쯤 비싼 가격은 별로 부담스럽지들 않은 모양이었다. 나야 어디라도 새로운 코스를 찾아가는 것이 취미인데다 어차피 퍼블릭이니 조만간 시그너처 코스도 가볼 기회가 생길 것이다. 대규모 골프장인만큼 커다랗고 웅장한 클럽하우스에서 일단 약간의 감동을 받은 우리가 이날 치는 코스는 브리즈/선샤인의 순서였는데 네스트 코스도 언젠가는 가보겠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1번 홀에서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페어웨이 양측으로 줄지어 서있는 조명탑이었으니 시그너처 코스를 빼고는 3부제로 운영하는 모양. 다행히 아직은 티박스에 매트가 깔려있지 않았고 (조만간 깔릴 거라고 확신한다), 페어웨이와 그린까지 잔디상태는 생각지도 않게 좋았다. 최근에 만들어진 골프장답지 않게 투그린 시스템인데 많은 팀을 받으면서도 그린을 잘 관리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렇게 회원제와 퍼블릭을 동시에 만드는 경우에 (물론 여기는 모두 대중제이긴 하지만) 양쪽 코스에 어떤 차이점을 둬야하나 문득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다녀본 골프장들 중에서는 회원제를 좀 쉽고 예쁘게 조성한 경우도 있었고 (레이크사이드서원밸리 등), 반대인 골프장들도 있었다. 시그너처 코스를 아직 가보지 못한 상황이지만 브리즈 코스의 처음 몇몇 홀들을 플레이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짧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파 4 홀들의 전장이 나같은 짤순이에게도 적당하게 느껴진데다 초보부터 고수까지 다양한 골퍼들에게 나름의 즐거움을 주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일례로 브리즈 1번부터 보면, 길지 않은 오르막 좌도그렉인데 왼쪽으로 질러치자면 공이 떨어질만한 위치에 벙커를 만들어놓은 것을 보고 나름 신경쓴 디자인이구나 생각했다. 그 벙커는 공격적인 티샷을 방해할 목적보다는 공이 나가버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그린 주변에는 특별한 위험요소가 없으므로 안전하게 돌아가면 쉽게 파를 할테니 시작하는 홀로는 나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경치가 나쁠 수가 없을 입지긴 한데 밤새 비가 내렸던 탓인지 안개가 내린 산세가 마치 가평베네스트를 떠올리게 했다. 한편,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페어웨이 벙커는 (내가 사진빨로는 최고라 꼽는) 사우스스프링스 경치와 흡사했다. 그린 뒤로는 하늘만 보이는 몇몇 홀들은 베어크리크가 생각났으니 (다른 골프장들의 카피라는 얘기가 아니다) 매홀마다 감탄의 연속이었다. 최고의 경치는 선샤인 코스의 마지막인 9번에서 만났는데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니 무슨 포토샵 장인이 손본듯한 모습이었고, 그전에도 아름다운 홀들의 연속이었다. 홀들의 전장이 길지 않아서 큰 어려움없이 좋은 스코어를 내서 좋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아무튼 시그너처 코스는 얼마나 대단할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고, 개장 초반의 반짝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인 3부 티타임의 시즌이 다가오니까 조금 걱정된다) 지금의 관리상태가 앞으로도 잘 유지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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