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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시 가남읍에 대학 동기형이 개업해있었는데 (당시에는 가남면) 종종 놀러가서 밥을 얻어먹고 했었지만 주변에 골프장이 이렇게나 많은줄은 몰랐었다. 트리니티나 자유 cc 등의 고급지거나 쉬운 골프장에서부터 아리지, 금강 cc 등도 있으며, 심지어는 이천 마이다스블랙스톤 이천처럼 이름에 여주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골프장들도 지도를 보면 가남읍에 반쯤은 걸치고 있다. 그래도 이쪽 동네의 터줏대감은 역시 솔모로 컨트리클럽일 것인데 1991년 개장할 당시에는 한일 cc라는 이름이었다. 김명길, 유정규 씨가 설계한 36홀 골프장으로 체리/퍼시몬 코스가 좀 어렵다고 알려져있고, 파인/메이플 코스는 KLPGA 대회가 열리곤 했던 조금은 쉬운 조합이라고 한다. 내가 여기에 처음 가본 것이 2013년 여름이었는데 당시에 다니던 연습장의 월례회 참석이었고, 그것이 내가 모르는 이들과 단체로 골프를 친 첫번째 경험이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참석한 자리였는데 즐겁고 편안하긴 했어도 모르는 이들과의 라운드가 꺼려지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후에도 솔모로에는 종종 방문의 기회가 생겼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늘 체리/퍼시몬 코스로만 돌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귀성자제 캠페인을 하는 추석연휴라 오히려 전국의 골프장이 성수기라고 하던데 아무튼 연휴의 첫날임에도 크게 막히지 않고 골프장에 도착했다. 이날은 나와 지인이 모르는 둘과 조인했는데 체리 코스부터 돌았다 (퍼시몬 코스로 시작하게되면 200미터 파 3 홀을 첫번째로 치게되는데 몸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들기도 뭐해서 어차피 투온이다 심정으로 우드 티샷을 하게된다). 티샷이 좀 편안해보이는 체리 1번에서부터 세컨샷을 해저드 건너에 있는 그린으로 보내게되는데 살짝 부담스러운 레이아웃이다. 18홀 내내 비슷한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각각 다른 공략법을 고민해야하니 익숙해지려면 수없이 많은 라운드를 해야하는 코스다. 많은 분들이 솔모로의 시그너처로 꼽는 깊은 벙커는 체리 3번과 8번, 퍼시몬 5번, 9번 등에서 만나게 되는데 보기에는 무시무시해도 막상 들어가서 쳐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예전부터 솔모로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홀이 그늘집을 넘겨서 잘 보이지도 않는 페어웨이로 티샷을 하고, 우측 오르막 도그렉인 체리 5번이었다. 쓰리온이 정답인 파 4 홀이지만 우측의 숲을 넘겨보겠다고 우드를 꺼내들었다가 그린앞 벙커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성공하리라 다짐하게 되는 홀이다). 그밖에도 여기 그린은 요즘 골프장들처럼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편은 아니지만 좌우가 넓고 앞뒤가 짧은 땅콩형태라 긴 클럽으로 어프로치하면 공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스코어는 90개를 넘겨버렸지만 딱히 못친 공이 없었고, 그럭저럭 재미있게 쳤다. 연휴의 첫날이라 팀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마지막 서너홀을 불빛 아래에서 친 것이 좀 아쉽다. 지금 시기에는 오후 1시 이전에 시작해야겠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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