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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찾아보니 내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처음 와봤던 것이 코로나 이전의 겨울이었고, 당시에는 매년이라도 오리라 했었지만 결국 몇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당시 만났던, 현지에서 투어를 운영하던 이** 프로는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버텼나 싶게 그대로라서 반가왔다. 이번에도 3일간의 짧은 일정이고, 오래된 기억에도 좋았던 Palm Resort를 재방문. 팜리조트는 3개의 18홀 코스와 숙박시설 등이 포함된 대단지 골프리조트인데 설계자는 Ronald Fream과 Hiromasa Inagawa라는 이들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무슨 KLPGA 루키 대회가 Allamanda 코스에서 열리고 있어서 오전에는 Cempaka 코스를, 오후에 Melati 코스를 돌았는데 (너무 덥고 힘들어서) Melati는 전반 9홀만 돌았었기에 늘 아쉬움이 남아있던 골프장이다. 여기를 이렇게까지 시간이 흘러서 재방문하게 될지는 당시에는 몰랐었다.

환복하고 스타팅 광장으로 나가보니 과연 많은 인파들이 라운드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시작하는 Allamanda 코스는 회원제라고 하며,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도 페어웨이가 비교적 넓고, 공이 살짝 벗어나더라도 어디쯤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감은 훨씬 적다. 실제로도 주로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Cempaka라고 하며, Allamanda 코스는 리조트 휴양객과 회원들을 타겟으로 디자인되었다. 1번 홀의 티박스에 서는 순간부터 여기 참 좋구나 얘기들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동남아 골프장이 바로 이런 풍광이겠거니 감탄하며 시작하는데 넓은 페어웨이지만 설계자의 취향처럼 굴곡이 있고, 오르막이어서 생각보다 길게 어프로치해야 했다.

모든 홀들이 다 개성있게 재미있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홀은 페어웨이 끝에서 호수에 떠있는 아일랜드 그린으로 어프로치했던 14번이었다. 어렵지는 않았으나 세컨샷 지점에서 바라보는 자그마한 그린이 근사했던 기억이다. 이어지는 15번도 똑같이 어프로치로 물을 넘어가는 파 4 홀이었는데 페어웨이 좌측이 해저드인데다가 세컨샷 위치에 벙커가 파져있어서 더 어려우면서 14번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이후의 홀들은 좀 편안해지면서 여전한 경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말 잘 디자인된 코스로구나 느꼈고, 이만한 수준의 골프장을 이 가격에 친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이맘때 한국 골프장들이 거의 성수기 수준으로 받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올해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여전히 비싼 상황에서 나도 굳이 추위에 중무장하고 나가서 돌아가지도 않는 몸으로 고생하지는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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