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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프링스로 가려던 계획을 (생각보다 비싼 그린피에 놀라서) 급수정하여 예전에도 종종 왔었던 코로나 지역으로 왔는데 예전에 안가본 골프장을 찾으려니 여기가 호텔에서 가장 가까왔다. 파 70에 18홀인 골프장이며, 여전히 가격이 30불 정도라서 너무 후진 곳이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자그마치 1927년에 개장한 코스라고 한다. 당대의 무비스타였던 (서부극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수도) Randolph Scott이 설계해서 (응?) Parkridge 컨트리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는데 버트 랭커스터나 클라크 게이블 등이 초기의 멤버였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주변의 수많은 골프장들에 밀려 명성을 잃었다지만 일단 가격 하나만 보고 간다. 다만 팜스프링스 날씨에 맞춰서 얇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준비한 상황에서 오후에도 섭씨 20도를 밑도는 날씨에 좀 당황스러웠다.

살짝 추우면서 바람도 많이 불었던 오전이었다. 페어웨이 중간중간에 잔디가 없는 지역이 있었으나 대부분은 괜찮았고, 키쿠유 잔디라 별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을 뿐 공을 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티박스가 울퉁불퉁하거나 좀 기울어져 있는 정도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가성비는 좋았다고 본다. Cresta Verde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전문 설계자나 프로골퍼가 아니라 영화배우가 디자인해서인지 몰라도 몇몇 홀들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이상한 (그러나 재미있는) 레이아웃이라는 점이다. 파 3 홀들이 전후반 세개씩인 파 70 코스이고, 블루티에서 전장이 6천야드 정도라서 비거리는 별로 문제되지 않았는데 몇몇 홀에서 그린이 (티박스에서는 물론이고 페어웨이에서도) 아예 보이지 않거나 매우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초행길에는 깜깜이 골프를 치게 된다. 반면에, 높은 티박스에서 코스를 조망하는 홀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파 3 홀들인 3번과 17번처럼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까마득한 냐리막인 홀들은 근사한 경치를 보여주면서 대단히 어려웠다. 특이하게도 파 3 홀인 3번을 지나면 다시 240 야드 거리의 파 3 홀이 이어지는데 내리막이긴 하지만 작은 그린 주변으로 해저드가 있어서 투온 보기만으로도 감격스러운 경우도 있었다. 450 야드나 되는 파 4 홀들도 (15번과 18번) 있어서 그저 짧고 만만한 코스는 분명 아니었다. 이런 동네 퍼블릭은 멀리서 방문한 우리같은 이들에게 선택되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독특한 설계에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인데 나는 재미있게 쳤고, 가성비에도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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