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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명실상부 강원도 최고의 고급 리조트라 손꼽히는 양양의 설해원을 가보게 되었다. 지금은 더레전드 코스 18홀까지 총 54홀인 대규모 골프장이지만 원래 양양 골든비치 cc라는 이름으로 씨뷰/파인/샐몬 (새몬 아니고 샐몬이다) 코스의 27홀이었다. 골든비치의 27홀은 (안문환씨의) 오렌지 엔지니어링 설계였다고 하며, 나중에 추가된 더레전드 코스는 특이하게도 전반과 후반의 설계자가 다르다. 송호 씨가 기본적인 18홀 설계를 마쳤으나 전반 9홀만 만들었고, 이후 안문환 씨가 후반을 완성했다고 하여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벤트그라스 페어웨이다. 더위가 계속되어서 색이 조금 바랜듯이 보이긴 했으나 일단 고급 골프장의 상징같은 페어웨이 잔디인데 우리나라 기후에는 좀 관리가 어렵겠으나 좋은 골프장에 온 것만은 확실했다. 좀 일찍 카트에 착석하여 캐디에게 물어보니 더레전드 코스보다 설해원 27홀이 더 예쁘고 인기가 좋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는 아웃코스부터였으나 일찍 나왔으니 덜 밀리는 인코스부터 가겠다고 하는데 그거야 상관없지만 인코스 5번 (그러니까 14번) 홀부터 시작하는 거다. 설마 샷건 스타트? 물어보니 5번이 원래 첫번째 홀입니다 그러는데 무슨 소리인지... 그러려면 왜 번호를 이렇게 매겨놓았을까 이상한 일이다. 시작부터 페어웨이 중간에 커다란 모래밭이 있었는데 시각적으로 굉장해보였으나 저기 공이 들어가면 무벌타니까 꺼내서 앞으로 가서 치시면 됩니다 한다. 이런 이해가 안가는 로컬룰은 인코스 9번에서도 나왔는데 페어웨이 왼쪽으로 거의 그린까지 근사한 모래언덕을 만들어놓고는 여기도 공이 들어가면 페어웨이로 드롭하세요 식이다. 인코스 9번을 마치고, 아웃 1번으로 가려나 했더니 인코스 다 치고 가십니다 하면서 인 1번부터 4번까지를 쳤다. 그외에는 비교적 넓은 페어웨이에 길이도 긴 편은 아니어서 재미있게 쳤다. 다만 지역을 감안하면 한라산도 바다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대신에 리조트와 양양공항을 끼고 치는 홀들이 몇몇 있어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운영방침에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 느낌일 뿐 코스는 아주 재미있고 훌륭했다. 끝난 시각이 오전 11시 조금 넘었는데 가깝고도 먼 영동지방에 오랜만에 왔으니까 18홀만 돌고 귀경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연초부터 수면의 질이 엄청 떨어져서 일찍 깨면서 하루종일 멍한 상태로 지내왔는데 몇주전 수면클리닉을 통해 약을 처방받고서는 (자는 시간은 똑같지만) 피로감이 좀 적어졌다. 숙면과 골프의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이 명확해서 잠을 설치면 (특히 후반에) 공을 치다가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에라 모르겠다 식의 샷이 나오곤 한다. 약을 먹고 자니까 업무는 모르겠는데 일단 공은 좀 잘맞는 느낌이다. 그래도 장거리 운전은 좀 걱정스러웠고, 주말 오후의 귀경길 정체를 예상하여 끝나자마자 출발했으나 길이 막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중간중간 사고난 차들도 있었는데 양양고속도로는 막혀도 돌아갈 길이 없으므로 끔찍해진다. 그래도 평일이라면 서울에서 2시간반 정도 걸리니까 잘하면 당일치기도 가능하지 싶어서 언제 골든비치의 27홀 (지금 이름은 설해원 코스)도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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