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몇년전 Moreno Valley 인근을 지나갈 때 이 골프장을 멀찍이서 보았는데 꽤나 좋아보여서 찾아보니 역시나 회원제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숙소를 우선 정하고 주변에서 부킹할 골프장을 찾다보니까 Golfnow 등에 여기가 나오는데 그사이 세미프라이빗으로 변해서 일부 티타임을 내놓은 모양이었다. 1968년에 Olin Dutra 설계로 문을 열었던 18홀 코스이고, 한때는 대회도 종종 개최했다는데 캘리포니아 고교생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다는 사연도 있다. 이제 백불 정도의 가격으로 홈페이지에서나 Golfnow 등의 앱으로 부킹이 가능해져서 가보는데 코스의 상태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몇일간 비가 내린 직후라서 잔디가 좋아보였고, 좀 쌀쌀한 날씨였다.

토요일 오전임에도 코스는 전반적으로 한가해보였고, 현지인 아저씨와 조인해서 블루티에서 친다. 그런데 홀들이 전반적으로 길고, 보기보다 어려워서 1번 홀에서부터 공을 두개나 물에 빠뜨리며 시작했다. 핸디캡 1번을 제일 처음에 배치한 디자인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호수를 따라 좌측으로 커브를 그리는데다가 그린 옆에도 물이 있다. 이어지는 3번도 물을 넘어가야하는 파 3 홀이어서 여기서도 공을 하나 잃어버렸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전반적으로 언덕이 많고,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식에 지루하지 않았다. 골프장 자체는 오래된 컨트리클럽의 분위기였고, 집들 사이로 페어웨이가 이어지는데 비싸보이지는 않은 아파트 내지 콘도가 보여서 이것도 특이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17번은 왼쪽으로 크게 돌아가는 파 4 홀이었는데 높은 위치의 티박스에서 내려다보면 코너의 나무를 넘겨쳐볼 유혹이 생기겠지만 안전하게 돌아가는 편이 나았다 (화이트티에서 쳤다면 도전할 가치가 있다). 에어레이션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린도 보기보다 빨라서 당황하며 쳤는데 살짝 높은 가격을 지불한 가치가 있었다.

오랜만에 리버사이드 카운티로 왔더니 예전의 즐거웠던 기억도 떠오르고 좋았다. 모레노밸리 인근에 Soboba SpringsDiamond Valley (여기는 코로나 직전에 폐업ㅠㅠ), Hemet 골프클럽 등의 가성비 최고인 코스들이 많아서 하루만 더 있었더라면 그런 생각을 했는데 뭐, LA 쪽으로는 언제라도 다시 기회가 생길 것이다. 직항 항공편이 있고, 계절에 상관없이 골프가 가능하다. 그런데 미국의 퍼블릭 코스들이 가격을 크게 올렸고, 환율이나 부킹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이제 골프치기 가장 좋은 지역은 일본이 아닐까 싶다.


'미국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Shandin Hills, San Bernardino, CA  (0) 2024.04.17
Rancho del Sol, Moreno Valley, CA  (1) 2024.04.15
Oak Quarry, Riverside, CA  (1) 2024.04.10
Hidden Valley, Norco, CA  (2) 2024.04.07
Sierra Lakes, Fontana, CA  (1) 2024.02.1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