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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오렌지듄스라는 이름이던 시절에 딱 한번 가보긴 했었는데 언제였던가 찾아보니 벌써 십년전이었다. 희미한 기억을 되돌려보면 인천 송도의 매립지에 LNG 기지가 있고, 바로 옆에다가 18홀 코스를 만들었는데 바다가 보이는 듄스 코스라기보다는 어디서나 LNG 탱크가 보이는 평평하고 단순한 골프장이었다. 인상적이지 않으면서 그린피가 싼 편도 아니어서 굳이? 다시 가볼 생각이 없었는데 밤비행기로 출국하는 날이라 오후 티타임을 하나 잡았다. 운영을 이제 골프존카운티가 한다지만 그렇다고 코스가 달라졌을 리가 없으니 그냥 마음을 비우고 간다. 본래의 이름처럼 오렌지 엔지니어링에서 설계했는데 개장한 당시에는 국내 최초의 듄스코스라고 자랑했지만 이미 그때에도 매립지 골프장들이 몇몇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밖을 내다보니 역시나 평평해서 사진빨은 기대하기 어려울 풍광이었다. 인천에서 가깝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평일 오후에 2십몇만원 그린피는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실은 클럽72 오션코스도 잡아놓고 (비슷한 가격이라) 고민을 몇일 했었는데 거기가 훨씬 괜찮은 골프장임을 잘 알긴 했지만 오렌지듄스를 다시 가보고픈 마음이었는데 바로 후회하면서 라운드를 시작한다. 우리가 동코스부터 시작했는데 1번부터니까 동/서의 순서가 제대로인 모양. 확실히 매립지에 평평하게 만든 골프장은 거기가 거기같게 뷰가 시원찮다. 나름 듄스 코스라고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페널티 구역을 조성해놓았지만 티박스에서는 경계가 모호해서 잘쳤다 싶은 공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도 몇몇 홀에서는 근사한 디자인이다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다른 골프장이라면 평범할 모양이었지만 여기서는 눈에 확 들어왔다. 가령 그린 주변으로 벙커가 줄지어 배치된 7번, 우측 도그렉이면서 길기까지 했던 14번이 그나마 재미있게 플레이한 홀들이었다. 오렌지에서 설계한 골프장들의 특징이 그린까지 가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그린에서 스코어가 결정된다는 것이라 나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쳤다. 초록의 양잔디에 관리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제한된 부지에다가 18홀을 우겨넣어서인지 홀들 사이마다 그물망이 쳐져있어서 가뜩이나 볼 경치가 없는 판에 더더욱 거슬리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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