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국내 골프장

타미우스

hm 2021. 5. 28. 06:30

어찌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지만 내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가본 골프장이 나인브릿지인데 지인 중에 회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에서 중문으로 향하는 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나인브릿지 이정표에서 좌회전하면 먼저 우측에 아덴힐이 나오고 (여기도 좋은 골프장임), 조금 더 가면 좌측에 타미우스 골프장이 보인다. 늘 한번 저기도 가봐야지 했었던 것이, 예전에 청주 그랜드 cc에 대한 어느 기사에서 설계자인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선생이 한국에 골프장을 두개 만들었는데 하나는 언급하기에도 좀 창피하게 졸작이라 제주도에 로드랜드 cc는 신경을 많이 썼다는 식으로 얘기한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노파심에서 굳이 첨언하자면 나는 청주 그랜드 cc도 좋아한다). 로드랜드 cc가 나중에 이름을 타미우스 cc로 바꾸었는데 탐라+제우스의 합성이라는 Tameus도 유치함의 극치지만 그래도 (아마도 일본의 모기업 사명을 그대로 가져다붙인) 로드랜드보다는 나은 이름이다. 한동안 법정관리 상태여서 코스의 상태가 별로라고들 했는데 최근에는 대회도 유치하는 등 노력이 보이길래 (실은, 그보다는 요즘 부킹이 워낙 어려우니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님) 여기를 가게 되었다. 마운틴/레이크/우즈 코스로 이름붙은 27홀 골프장이고, 이쪽 골프장들이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받는 위치라서 어차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어제는 세찬 비바람과 안개로 하루를 날리고는 그냥 귀경할까 고민했었다.

그래도 어제에 비해 이날은 날씨가 좋았다. 27홀을 다 돌아볼 생각이었고, 안개가 걷혀가는 레이크 코스로 시작한 라운드는 완만한 구릉지대에 그린 뒷편으로 빼곡한 숲으로 전형적인 제주도 골프장이다 싶었다. 그리고 일본인이 설계한 코스라서 시각적으로 편안해보인다. 마운틴 코스는 숲이 더 울창하고, 저멀리 한라산도 보여서 경치가 더 좋았다. 그래도 전략이 필요한 재미있는 홀들도 있었는데 우즈 7번이 대표적으로 나무들 사이로 부담스러운 티샷을 하지만 어디 가평이나 포천의 골프장들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밀리지 않아서 27홀을 생각보다 일찍 끝내긴 했는데 중간에 그늘집에서 쉬는 시간이 없어서 다들 힘들어했다. 우즈 8번에서는 티샷 쪼루에 연이은 미스샷으로 130미터 거리에서 네번째 샷을 했는데 그게 그대로 홀컵으로 들어가버리는 (그래서 파ㅠㅠ) 경험도 했다. 즐거웠지만 관리상태는 소문대로여서 티박스에서부터 그린까지 잔디의 상태는 마치 미국의 퍼블릭 같았다. 맨땅이 드러나고 잔디가 웃자란 티박스에 디봇투성이인 페어웨이는 아무리 벤트그라스라도 돈이 아깝다. 이런 상태에서도 풀부킹이라고 하던데 이제 3부 야간도 한다고 하니 상태가 나아지기는 글른 모양. 한편, 경치만큼은 아주 좋았고, 전반적으로 짧은 세팅이어서 편안했다. 아무리 골프장이 갑인 시절이라도 점점 제주도 골프의 신비감이랄까 메리트가 줄어드는데다가 더 좋은 관리상태인 코스들이 즐비하니 타미우스는 좀 분발해야겠다. 여기를 추천한 지인의 말로는, 전성기 시절에는 대회도 많이 열렸었고, CF 촬영지로도 각광받던 골프장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지금의 타미우스는 그럴 수준은 아니었다.

 

여기까지가 레이크 코스

 

마운틴 코스

 

그리고 우즈 코스까지

'국내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웰리힐리 (남코스)  (0) 2021.06.08
일레븐  (1) 2021.06.01
엘리시안 제주 (파인/레이크)  (0) 2021.05.24
엘리시안 제주 (캄포/오션)  (0) 2021.05.21
히든밸리  (0) 2021.05.1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