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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서원밸리나 송추 cc 등을 가면 언제나 (나는 맛있다고 좋아하는데 돈값 못한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은진식당에서 식사를 했었는데 식당의 바로 근처에도 18홀 골프장이 있다. 원래 이름은 파주프리스틴밸리여서 나는 가평의 프리스틴밸리와 같은 회사인가보다 했었는데 사연이 어떠했건 지금은 경주김씨 종친회가 주인이라고 하며, 송호 씨가 설계한 퍼블릭이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름이 바뀐 것인지 주인이 바뀌면서 그런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튼 이쪽 산자락에 있는 골프장들은 일단 경치만큼은 끝내주니까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늘 궁금했었다. 늦은 여름휴가에 멀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곳을 찾았는데 마침 노스팜에 오전 티타임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영어로는 North Palm (북쪽의 야자나무?)이다.
우리는 서코스로 시작하는데 첫 홀부터 계곡을 건너는 파 5라서 주눅이 든다. 특히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페어웨이의 폭이 좁아서 그냥 또박또박 전진이 어렵다. 그래도 해저드가 이쁘게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산세가 아름다와서 힘들다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과연 주변 회원제 골프장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경치였고, 다만 밀리는 진행이나 관리상태가 좀 부족한 티박스 등은 우리는 퍼블릭이요 하는 정도였다. 내 기준으로 가장 멋진 홀은 커다란 호수를 따라가는 서코스 5번과 6번이었는데 푸른 하늘과 초록의 잔디가 대비하여 만들어내는 경치는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후반인 동코스는 길고 똑바른 레이아웃이어서 좀 힘들었고, 그래도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홀에서 해저드를 두번 넘어가서 쓰리온한 것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무튼 여기는 "Poor man's 송추"라고 생각한다.
9월의 새벽 골프장은 안개가 문제인데 이쪽 동네는 그렇지 않았다. 날이 맑으니까 좁은 페어웨이에 산허리를 따라 계단식으로 쌓은 디자인도 이쁘게만 보인다. 요즘에는 웬만하면 80대 초반 스코어인데 전에는 한두홀에서 어이없이 트리플보기나 양파를 했다면 최근에는 쓰리펏 보기가 많아졌다. 늘 롱게임이 걱정거리였는데 실력이 나아졌다고 기뻐해야할런지 퍼팅을 더 신경써서 연습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GDR 설치된 실내연습장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은 GIR을 노리려면 아이언의 캐리 거리가 그린의 앞쪽 에지까지는 나와야한다는 것, 그래서 내 경우에는 (극단적인 앞핀 세팅이 아니라면) 핀까지 거리보다 한 클럽을 더 잡아야 한다. 아이언의 탄도가 낮고 스핀이 부족해서 넘어가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경험상 짧아서 문제였지 길었던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아무튼 전보다 잘치게 되었어도 여전히 아쉬운 것이 골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