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몇달전에 전라북도 고창으로 가서 석정힐 cc와 골프존카운티 선운에서 운동한 바 있는데 실은 당시의 목표는 고창 cc를 가는 거였다. 바닷가를 따라서 사토 겐타로 (佐藤謙太郎) 씨가 설계해서 개장한 18홀이라고 하며, 경치나 관리상태가 좋다는 평이었는데 당시에는 주변 골프장들에 비해 약간 비쌌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루어두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많이 저렴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디 강원도쯤으로 일박이일 패키지를 알아보다보니 그나마 여기가 싼 거구나 (정말이지, 올해 우리나라 골프비용은 미쳤다 싶게 비싸졌다) 깨달았다. 금요일 오전에 출발해서는 피곤함을 이겨가며 18홀을 돌았고, 생긴지 2년이라는데 20년이 넘어보이는 골프텔에서 숙박하고, 토요일에도 18홀을 치고 귀가했다. 그리고 가격으로도 코스의 수준으로도 고창을 능가하는 퍼블릭 골프장은 국내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여기는 바닷가 매립지 코스인데도 산악지형 비슷하게 만들었다. 비슷한 식이 당진에 있는 파인스톤인데 거기도 평평한 지대지만 야트막하게 산을 쌓고, 나무를 옮겨다 심고 해서 상당히 아름답다. 페어웨이가 복잡했던 파인스톤에 비해 고창 cc는 그래도 비교적 평평하고 넓어서 파크랜드 스타일이다. 18홀 코스의 명칭이 푸른/바다 코스니만큼 바다를 무시할 수는 없는데 서해안이 보이는 홀도 있다고는 하는데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반대편에는 산들이 가깝게 있어서 눈에 익숙하다. 넓어서 공을 잃어버릴 부담이 덜한 대신에 좀 길게 조성해놓아서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인데 밋밋하지만은 않은 레이아웃에 (신생 골프장답지 않게) 투그린 시스템이다. 물론 나는 요즘에는 어디서라도 공을 칠 수만 있다면 행복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친다. 공이 여간해서는 죽지 않을 코스인데 특별히 못친 공이 없었어도 스코어가 아주 좋게 나오지는 않았다. 부지가 넓어서 이렇게 넓고 긴 코스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평평한 간척지에다 밑그림 그대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성비로는 단연 최고였고, 좀 밀리기는 했어도 이해할 수준이었다. 여기에는 스카이 코스라고 불리는 3홀 코스가 딸려있는데 아마도 남는 터에다가 조성한 악세사리 수준의 코스일 테지만 팀들이 밀리는 경우에는 그쪽으로 돌려서 진행을 도와주기도 한다 (아마 비에이비스타 회장님 같은 분이 여기를 본다면 36홀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스카이 코스의 경치도 상당히 좋았다. 굳이 흠을 잡는다면 여관방 수준이었던 골프텔 (고창비치호텔이라고 이름이 붙어있음)과 전라도치고는 맛이 좀 평범했던 클럽하우스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