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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로얄포레

hm 2020. 9. 15. 07:51

이번이 세번째인가 네번째 방문인데 전에는 주로 겨울에 갔었다. 겨울철에는 아마 그린피를 인당 4,5만원 정도 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그린피에는 무료 식사와 핫팩도 포함이었으며, 공짜가 미안할 정도로 밥도 맛있었던 곳이다. 이 골프장은 충주에서도 약간 서쪽, 음성에 가까운 지역에 있는데 수십년전 충주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쪽을 수없이 지나갔던 기억이 나지만 당시에는 차가 없어서 마장동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주덕, 신니면을 지나는 국도를 타야만했었던 것이다. 추억이 깃든 (그러나 당시에나 지금이나 엄청 외진) 동네인데 내가 떠난 이후로 여기에 골프장이 두어군데 (다른 하나는 세일 cc) 생겼다고 하며, 로얄포레 cc는 2011년에 임충호 씨의 설계로 문을 연 18홀 코스다. 이전의 방문은 아주 즐거운 기억이었고, 나중에 잔디가 푸르를 시절에 꼭 다시 와보리라 했었다. 이쪽 동네의 골프장이 다 그렇겠지만 만만하지 않은 레이아웃이라 충분히 재미있게 골프를 쳤다. 기울어진 페어웨이에 도그렉도 많고, 무엇보다도 그린 주변이 어려웠다. 커다랗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그린은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골프장 설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모양인데 비교적 느린 그린에 모래를 많이 뿌려놓아 공이 튀는 것이 옥의 티였다.

평일이라 뻥뻥 뚫린 고속도로로 내려가는데 그래도 강남에서는 한시간 반은 잡아야하는 위치다. 좀 가까운 곳으로 잡을까도 했었으나 요즘 경기도권 골프장들의 가격이 많이 비싸서 그나마 저렴한 동네를 찾아서 온 것인데 로얄포레는 꼭 다시 와보고픈 코스였으니 불만이 없다 (와서 보니까 카트비가 십만원이니 황당). 시작하면서 보니까 예전 기억과는 다르게 길고 좁아보이는 코스인데 평일이라 티박스를 뒤로 빼놓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해저드와 벙커가 많아서 난이도가 있지만 홀들이 다 독특한 공략이 필요한 재미있는 코스였고, 티박스와 그린만큼은 잔디의 상태가 좋았다. 반면에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앞의 팀과, 싸인플레이를 하는 파 3 홀에서 우리가 퍼팅을 하는 도중에도 벌써 그린에 올라와서 어슬렁거리는 뒷팀을 보면서 골프장이 싸니까 별의별 사람들이 다 골프친다고 오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시작한 로얄 1번부터 살짝 당황스럽게 어려워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티샷이 잘 가더라도 살짝 우측 도그렉에 높이 솟아있는 그린까지 어프로치가 만만하지 않다. 여기는 경치도 괜찮긴 한데 공략의 측면에서 두고두고 기억나는 홀들이 몇몇 있다. 아일랜드식 그린인 2번까지 치고나면 야 여기는 시작부터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네 생각이 든다. 호수를 끼고 우측으로 크게 돌아가는 파 5인 로얄 4번의 경우는 어째 서원밸리나 어디선가 본듯한데 쓰리온이 원칙이겠지만 티샷이 잘 나오는 경우에는 해저드를 가로질러볼 욕심이 생기는 홀이다. 반대로 언덕과 숲으로 가로막혀 지그재그식이 되는 로얄 8번의 경우에는 또박또박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그리고 다시 왼쪽으로 쓰리온을 하면 되는데 아마도 초행길에는 가장 어려운 홀이 될 것이다. 포레 코스에서는 시원스럽게 내리막에 우측으로 심하게 꺾이는 5번과 6번이 하이라이트라고 본다. 누구나 힘이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포레 9번은 역대급으로 어렵다.

이번에 가서 보니까 근방의 임페리얼레이크도 같은 회사의 소속이 된 모양이다. 그리고 모기업이 충주시 앙성면에 만들고있던 골프장도 정식 명칭을 올데이 골프앤리조트라는 이름으로 확정하고 개장을 준비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그나저나 여담으로, 이 블로그에다가 최근에 간 골프장 말고도 예전에 다른 곳에 적었던 글까지 옮겨오고 있는데 미국이나 해외 골프장이 이렇게 오랫동안 올라오지 않았던 것은 처음이다. 인천공항이라는 곳을 가본 기억도 이제는 희미해질 정도니까 코로나가 세상과 내 삶까지 많이 바꿔놓았다. 올해 꽤나 장기로 휴가를 쓸 기회가 생겼다가 일단 연말로 미뤄놓긴 했는데 지금 정황으로는 집에서 유튜브나 봐야할 판이니 답답하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예전처럼 자유롭게 해외로 다니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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