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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파가니카

hm 2020. 6. 30. 21:57

파가니카 cc는 몇년전까지 종종 갔었는데 주인이 바뀌고, 코스의 레이아웃이 수정된 이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명문이라 칭송받는 곳도 아니면서 싼 요금도 흔히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처음 개장했을 무렵에는 무지 어려워서 고수들도 고개를 떨구고 나온다는 소문이었고, 설계자인 임형채 씨가 공이 떨어질만한 곳에는 무조건 장애물을 만들어놓아서 그렇다고들 했다. 파도치는 페어웨이와 그린, 오르막과 내리막도 심하고, 처음 오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레이아웃이었지만 그러나 아름답고 잘 관리된 곳이었다. 다만 퍼블릭이 된 지금은 즐거운 플레이를 표방하며 어려운 몇몇 홀들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맘에 들지 않는 결정이다. 아무튼 파가니카는 강촌 ic를 나와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골프장이라 접근성은 아주 좋다.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려면 설치된 조형물이 멋져서 일단 인상이 나쁘지 않은데 코스가 각각 힐과 포레스트라고, 이름에서부터 어떤 스타일인지 짐작이 간다. 우리는 포레스트 코스부터 시작했는데 숲에도 물론 언덕이 있고, 힐에도 숲이 무성하다. 한동안 써왔던 젝시오 드라이버가 이날의 동반자 한 분이 선물한 건데 사주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워낙 안 맞아서 이날은 예전의 G30을 들고나왔더니 역시 익숙해서인지 좀 맞는다. 나는 티샷이 되는 날은 스코어도 괜찮게 나온다. 물론 포레스트 코스에서는 드라이버보다는 우드 티샷이 유리하다. 대단히 어려웠던 기억이 나는 포레스트 3번은 원래 도대체 어디를 보고 쳐야하나 막막했던 롱홀이었는데 지금은 (황당한 결정이지만 워낙 이 홀에서 팀들이 밀려서 그랬다고) 파 3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오리지날을 훼손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다. 무조건 어려운 이쪽 코스에서도 가장 황당한 포레스트 8번과 9번 홀들이 파가니카를 대변하는 시그너처 홀.

후반에도 힐 코스라지만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별반 다르지 않다. 비슷하게 어려운데 힐 5번과 8번의 파 3는 저 멀리 보이는 호수와 산세의 경치가 압권이다. 공을 열개는 잃어버리며 어려워도 오길 잘했구나 싶은 광경이다. 바로 근방의 오너스에 비해 약간 어려운 정도지만 경치는 열배쯤 낫고, 남춘천보다는 쉽다고 본다. 그래서 백돌이 골프를 치면서도 오길 잘했구나 생각했다. 경춘권의 골프장들을 보면, 아니 더 나아가서 경기권 코스들을 봐도 사실 우리나라 골프장의 조경은 세계에서 최상급이다. 이 아름다운 골프장이 지금은 누구나 오는 퍼블릭이다. 일종의 골프코스 콜렉터인 내가 여기를 또 오겠냐 싶지만 춘천 근방에서 운동할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없이 추천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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