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혹시라도 27홀이 가능할까 싶어서 아소이즈카 골프클럽 (麻生飯塚ゴルフ倶楽部)으로 부킹했다. 설립자와 코스 설계자 모두 유명한 회원제 골프장으로, 아소 타카키치라는 분은 막말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아소 타로 (전)총리의 부친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운영하던 아소광업에서 징용된 조선인 만여명을 강제노역시켰던 것으로도 악명높은 사람이다. 설계자인 후지이 요시마사 (藤井義将) 씨는 1971년에 42세의 나이로 일본오픈을 우승한 분인데 점보 오자키 등의 스승이기도 했다. 프로골퍼로, 그리고 교습가로 이름을 떨친 후지이 씨가 설계한 첫번째 코스가 아소이즈카 골프클럽. 아소광업의 요시쿠마 탄광이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이 역사깊은 골프장은 1973년에 개장한 이래 히로히토 왕세자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었..
라쿠텐 고라에서 어디를 가볼까나 들러보다가 평점이 4.7이나 되는 골프장이 나와있어서 이건 참을 수 없지 하며 잡았다. 경험상 라쿠텐 평점이 4점 이상이면 대개 후회할 일이 없었는데 소비자의 평가라는 것이 가격이나 접근성, 친절함 등의 (코스와 상관없는) 요소에 의해서도 좌우되긴 해도 그중에서 적당한 가격대로 부킹하면 언제나 만족스러웠다. JR 우치노 컨트리클럽 (内野カントリークラブ)은 이름에 JR이 들어있으니 일본철도회사가 주인이 아닐까 싶은데 오자사 쇼우조우 (小笹昭三) 씨가 설계하여 1992년에 개장했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골프장인 셈이고, 이미 한국인들에게 좋다고 소문나서 가장 많이들 가는 곳이라고 한다. 한국은 이제 추워지기 시작했지만 후쿠오카 날씨는 아직도 낮에 20도를 넘어간다..
경남 양산에 몇일 다녀올 일이 생겨서 두어번 골프를 쳐보리라 급하게 멤버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의 골프는 4명 (최소한 3명)을 모으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데 다행히 팀을 만들었으니 나는 나름 행복한 사람이다. 골프장 부킹은 그 다음이었는데 지도를 펼쳐보고서야 이쪽 동네가 영남권의 골프 8학군이구나 깨달았다. 부산 cc, 동부산 cc, 심지어는 해운대 cc 까지도 부산이라기보다는 (아마 예전에는 부산 밖이었을 것인데 광역시가 확장하면서 지금은 행정구역상 부산이라고 함) 양산에서 더 가깝다. 서울에서 내려가기에도 부산에서 일이 없다면 울산역에서 내리는 편이 교통체증도 피하면서 더 가깝기에 어제는 다이아몬드 골프리조트에 갔었고, 비바람으로 18홀을 마치지 못했으나 오늘은 다행히도 비가 그쳤다. 예전에..
경상남도 양산에 골프장들이 많지만 (외지인들 입장에서는) 부킹이 어려워서 결국 코로나 이전에 한번 가봤던 다이아몬드 골프리조트를 다시 간다. 서울에 사는 입장에서 부산까지 가서 골프를 친다면 뭔가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 코스를 기대하겠지만 (인천에 살면 삼시세끼 생선만 먹느냐는 수준의 무식함) 여기는 Darrel Huxham이 설계한 산악지형 골프장이다. 이 분은 생소하다면 생소할 이름이긴 한데 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면서 나도 가본 적이 있는 미국 버몬트의 Jay Peak 리조트 등도 만들었으니 산과 계곡을 끼고도는 코스에는 나름 일가를 이룬 사람이다. 울산역으로 도착한 우리는 가는 길에 대충 아무데나 들러서 밀면으로 점심식사를 했고, 사우스케이프/노스케이프 코스로 나뉘어진 18홀에서 남쪽부터 시작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 퍼블릭 골프장의 순위를 매기자면 언제나 탑텐에 들어가는 Red Tail 골프클럽은 십여년 전에도 평일 100불 이상을 했기 때문에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길래 이번 보스턴 골프여행을 마무리하는 라운드로 잡았다. 가을의 뉴잉글랜드 단풍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쪽 산악지형 골프장들 어디를 가도 근사한 경치일 시기라도 Red Tail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가장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Brian Silva 설계로 2002년에 개장한 18홀이니까 비교적 신생 골프장이고, 지금도 매사추세츠주 퍼블릭 코스들에 순위를 매기면 상단을 지킨다. 개장 초기에는 대회도 여기서 많이 했었다. 2009년에는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가 열려서 당시 십대였던 제니퍼 송이 우승한 곳도 Red Ta..
뉴잉글랜드 산악지대 골프장들은 (11월부터 4월까지)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 오랫동안 문을 닫는데 덕분에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의 상태가 좋은 편이다. 다만 올해같이 더운 여름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다를 수 있는데 전전날 Stow Acres에서 조인했던 미국 형님들이 바로 옆에 있는 Butternut Farm은 괜찮으니까 꼭 가봐라 그렇게들 얘기해서 기대를 했다. 나는 여기도 십여년전에 한번 와봤었는데 코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Mark Mungeam과 Robert Page의 설계로 1993년 개장한 18홀 퍼블릭인데 이름 그대로 원래는 농장이었을 장소다. 숙소에서 가까우니까 7시 초반대로 부킹했는데 오전에 안개가 심한 날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
뉴잉글랜드 컨트리클럽 (NECC)이라는, 이름만큼은 백년쯤 전에 개장한 회원제 같지만 의외로 1990년에 개장한 18홀 퍼블릭이며, 설계자는 Hale Irwin이다. 나로서는 헤일 어윈이 디자인한 코스로 여기가 첫번째 경험인데 이 분은 US 오픈을 세차례 우승했던 프로골퍼이고, 1974년에 첫번째로 우승했을 당시 Winged Foot의 대학살 (우승 스코어가 7 오버파)로도 유명하다. 내가 보스턴에 살던 십여년전에도 이런 골프장이 있는 줄을 몰랐을 정도로 인기가 없거나 홍보를 안하던 곳이며, 이번에는 오전의 Blissful Meadows에서의 라운드를 마치고서 근방에 어디를 갈까 검색하다가 가보기로 했다. 블라인드홀이 많은 산악지형이라서 (뉴잉글랜드 퍼블릭에서는 드물게) 카트에 GPS가 달려있었는데 이게..
십년쯤 전에 딱 한번만 가봤던, 그러나 당시의 강렬했던 인상이 지금껏 남아있는 Blissful Meadows 골프클럽을 드디어 재방문한다. 첫번째로 갔던 당시도 뉴잉글랜드의 단풍이 절정이던 늦가을 어느날이었고, 뉴욕에 다녀오던 길에 좋은 평가를 받던 이 골프장을 지나치게 되면서 즉흥적으로 들렀던 것인데 백돌이에게 가혹하게 어려웠지만 몇몇 홀에서 바라보았던 경치는 이후 내 기억에서 골프장 풍광의 기준처럼 자리잡았다. 보스턴에서는 차로 꽤나 가야하는 지역이라서 당시에는 다시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었고, 다만 보스턴 직항이 없던 시절에는 뉴욕 JFK 공항에 내려서 차로 올라가곤 했기 때문에 언제라도 기회가 생기겠거니 했었는데 대한항공 직항노선이 생기면서 그저 언젠가는 하며 추억으로만 남아있었다. 이번에 숙소를..
오전에 South 코스를 돌았고, 점심식사후 드디어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북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주지하다시피 이쪽은 Geoffrey Cornish와 Bill Robinson 씨의 설계로 1965년에 추가된 18홀인데 오래전에 몇차례 오긴 했었으나 코스에 대한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1995년에는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대회도 개최했으니 뻔하게 쉬운 골프장은 아니겠구나 생각할 뿐이다. 아무튼 프로샵에서 리플레이 요금을 문의했는데 오전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Teeoff.com에서 보니까 카트포함 핫딜이 있어서 이걸로 할께요 했더니 그 액수로 받겠습니다 훈훈한 분위기였다. 북코스는 시작하는 1번 홀부터 페어웨이의 상태가 남코스보다 좋아보였다..
내가 보스턴에서 살면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던 십여년쯤 전에 한국인 프로가 있어서 한인회 신문 등에 레슨 광고도 올라오곤 했었던 Stow Acres를 다시 가본다. 남북 코스가 18홀씩, 총 36홀인 퍼블릭인데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USGA가 1922년부터 개최하던 이 대회는 2014년을 끝으로 중단되었다고) 등이 열렸던 북코스를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어렵다고들 했었다. 십여년전의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역사와 전통의 클럽임에도 당시에는 골프가 미국에서 몰락하던 시절이라 코스의 상태가 엉망이었는데 대신에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펀이었다. 남코스가 북코스에 비해 저렴했었기 때문에 평일 오전에 혼자 가곤 했고, 남쪽을 치고나서 프로샵으로 다시 가면 저렴한 리플레이 요금으로 북코스를 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