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대구에서의 일박이일 일정은 대구 cc에서 운동하고 귀가하게 된다. 어제보다 더 추워진 날씨에, 오전 티타임이라 더 힘들었지만 우리나라 골프역사에서 유서깊은 대구 컨트리클럽은 한번쯤은 방문해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성공한 사업가였던 송암 우제봉 회장이 뉴코리아 cc를 처분하고는 고향인 경북 경산에다가 이 골프장을 만든 것이 70년대 초반이니까 이미 반세기가 넘었다 (서울한양, 부산 cc, 관악 cc 등은 중간에 위치를 옮겼지만 대구 cc는 처음 만들어진 자리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 설계자가 없던 시절이라 코스의 디자인을 송암이 직접 하신 모양인데 결국 세월이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시킨 셈이다.
좋은 시절에 왔다면 좋으련만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 골프장 문을 닫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해야할런지, 생각보다 내장객이 많았다. 개장시에는 18홀이었다는데 지금은 27홀 골프장이고 (나중에 추가한 동코스의 설계자는 송암의 아들인 우기정 씨라고 한다), 우리는 동/중 코스의 조합으로 돌았다. 우리나라 오래된 코스의 특징이겠지만 넓고, 평평하고,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다 보인다. 세월이 흐르면서 무성해진 숲과 소나무들이 어디 딴세상에라도 온 것처럼 느껴졌는데 나는 누런 잔디는 굳이 사진을 많이 찍지 않는 사람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방문해서 업데이트를 해볼 요량으로 이렇게 후기를 올린다. 추위에 잔뜩 껴입은 옷이지만 전날 숙면을 취한 덕택인지 공은 그럭저럭 맞았다. 어떤 코스라도, 날씨가 어떻더라도 골퍼는 잘치면 즐겁다. 딱히 대단해보이는 홀이 없었어도 아름답고 편안한 골프장이었다. 단단한 페어웨이 덕분에 롱홀에서 이글 찬스도 두어번 있었으니 나로서는 꽤나 잘친 날이다.
'국내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성 cc (0) | 2021.04.09 |
---|---|
통영동원로얄 (0) | 2021.04.02 |
그레이스 (0) | 2020.12.26 |
88cc (서코스) (0) | 2020.12.18 |
세인트포 (마레/비타) (0) | 2020.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