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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카스카디아

hm 2023. 9. 6. 05:31

주말에 남해까지 가서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라운드를 했었고, 한동안 거기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비싼 골프장이었다가 기록을 갱신한 곳이 생겼으니 바로 홍천에 있는 카스카디아 골프장이다. 9월에 정식 개장을 앞두고 시범라운드 명분으로 (그 비싼) 가격을 반값 할인해주고 있다는데 네이버 등에서 찾아보니 반값도 아깝다는 식의 평이 많았으나 마침 빈 티타임이 나왔길래 덜컥 잡았다. 안문환 씨가 설계한 27홀인데 개장 전이라 트리/스톤 코스만 오픈한 상태여서 우리도 이렇게 친다 (다른 코스의 명칭은 워터 코스라고 한다). 비싼 값어치를 하는지 한번 평가해보자는 식은 아니었고, 나는 어디라도 새로운 코스가 생기면 한번은 가보자는 주의다.

위치가 로드힐스 뒷편이자 라비에벨 옆이라 남춘천 ic를 지나 비발디파크 쪽으로 간다 (고도가 높은지 산길로 많이 올라간다). 일단 으리으리한 클럽하우스는 돈들인 티가 났다. 발렛파킹에 보스턴백을 안쪽으로 들어다주는 서비스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아직도 진입로에는 비포장 구간이 있었고, 클럽하우스나 코스 곳곳이 공사중이어서 9월에 정식으로 개장할 수 있겠냐 솔직히 의문이다. 입구에서부터 라커룸, 식당, 그리고 스타트 광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4층에서는 동굴을 지나 카트가 준비하는 쪽으로 나가지는 것도 멋있다기보다는 좀 과한 설계로 보였다. 그래도 원래 시범라운드에서는 라커와 샤워실을 이용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제대로 오픈해놓고 있었다. 비예보가 있었으나 가랑비 정도였고, 고급스런 6인승 카트에 쾌활한 말투인 캐디와 함께 트리 코스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코스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이상으로 만족했다. 네이버 등에서 여기를 흉보는 글에는 페어웨이에 잔디가 부족한 것과 그린이 좀 패이고 느린 등등을 지적하는데 정식으로 개장하면 좋아질 수 있는 측면이고, 무엇보다도 홀마다 경치가 기가 막힌다. 1번 홀부터 그린 뒷편으로 암벽이 둘러싼 모습으로 압도당했고, 이후에도 저멀리 겹겹으로 능선이 보이는 것은 내가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바라는 모습이었다. 코스의 설계도 재미있어서 페어웨이 옆으로 벙커가 늘어서있다던지 도그렉이라던지 어려울 것도 같지만 나같이 또박또박 나아가는 이들에게는 스코어도 괜찮게 나온다. 지금의 (시범라운드) 가격이라면 나는 몇번이고 다시 와보고싶어지는 골프장이고, 워터 코스까지 개장하면 더 좋아질 것은 분명하다. 다만, 국내 최고가 럭셔리 어쩌고가 옳은 방향인가 의문이 드는데 뭐 알아서들 하시겠지만 관심을 끌어보기 위한 어그로였길 (단 한번의 방문으로 카스카디아의 팬이 되어버린 입장에서) 바란다. 춘천이나 홍천에 수준급의 코스들이 즐비한데 카스카디아가 두배 비싼 골프장이 되려면 조금 나은 코스 정도로는 어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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