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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 현에는 문레이크 골프클럽 (ムーンレイクゴルフクラブ )이라는 이름으로 두개의 골프장이 (이 이름의 골프장은 일본 곳곳에 더 많이 있음) 검색되는데 이치하라에 하나 (이치하라 코스), 그리고 모바라 시에도 Moonlake 골프클럽 모바라코스 (茂原コース)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있다. 두 골프장이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있으니까 (주인은 같을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골프장이다. 모바라코스는 2000년에 개장했다니까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코스인 셈인데 18홀 전체에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 라운드도 가능하다고 한다. 설계자를 찾아보니 사토 겐타로 (佐藤 謙太郎) 씨라는 낯익은 이름이 나오며, 이 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떼제베, 서서울, 양평 TPC 등의 여러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숙소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해서 부킹했는데 치바 시내를 통과하는 경로라서 출퇴근의 교통체증을 고려하지 못했다. 10시쯤 티타임이라면 출근하는 차량들로 붐비는 상황에서 골프장으로 가야했고, 마치고 나면 다시 퇴근하는 차량행렬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뭐, 이렇게 배우는 거지 (다움부터는 오전 9시 이전으로 잡으리라) 어차피 하루 18홀인데다가 달리 할 일도 없으니 하루를 운전과 골프로만 소비한다. 모바라의 코스는 어디서 많이 본듯하게 무난했다. 파 3인 3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린의 반 정도를 벙커가 가로막고 있어서 (핀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험을 무릅쓰면 상벌이 확실한 디자인이다. 5번이 핸디캡 1번인 롱홀인데 페어웨이에 티샷이 떨어질만한 지점 양쪽으로 벙커가 자리잡고 있어서 정확한 샷이 중요한 것 역시도 흔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긴 전장의 파 3인 16번도 연못을 넘겨 200 미터 가까이 쳐야하는데 보기를 감수한다면 좌측으로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식의 설계는 사토 씨의 철학이 드러나는 모습일 뿐만 아니라 전형적으로 흔하게 보이는 디자인. 우리나라 골프장들과 다른 부분을 굳이 찾자면, 코스가 놓인 위치가 산악지형이 아니라서 저멀리 보이는 배경이 약간 낯설다는 정도였고, 잔디의 관리상태가 (3부를 돌림에도) 좋아서 즐겁게 쳤다.

몇일간 다닌 일본 골프장들 중에서도 경치나 코스 디자인이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이 여기라서 언제 다시 와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날 밤에 유튜브 레슨을 열심히 봐서 그랬는지 공이 내내 좌우로 휘고 짧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냥 하던대로 치면 되는 것인데 조금만 더 멀리, 조금만 더 정확히 보내보겠다고 함부로 스윙에 변화를 주면 망가지기만 하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반복해서 실수한다. 이틀간 공 하나로 쳤었기에 굳이 새로 살 필요가 없이 가져온 걸로 해결하겠구나 했다가 결국 내일은 로스트볼이라도 좀 사야겠다. 그나마 일본 물가가 싸고, 환율이 좋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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