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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스타 cc

hm 2024. 9. 23. 05:20

아마 우리나라 골퍼의 반 이상은 이런 골프장이 있는지도 모를 거라고 짐작한다. 장호원 인근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타 컨트리클럽을 나는 이번이 첫 방문이면서 동시에 이 골프장에는 꽤나 여러번 가보았다. 이상한 얘기지만, 몇년전에 지인이 여기를 가자고 했을 때에도 골프장 이름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하면서 티맵에서 SG 골프클럽으로 찍고오면 됩니다 (그나마 티맵에나 나와있지 다른 지도앱에서는 보이지도 않았음) 그랬었다. 그럴만한 복잡한 사정이 있는 곳인데 아무튼 지금은 스타 cc라는, 나름 평범한 이름의 18홀 회원제가 되었다.

이 골프장의 역사는 19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임상하 씨의 설계로 (당시에는 회원제 18홀에 퍼블릭 9홀까지 계획했었다고 한다) 만들어지던 당시의 명칭은 장호원 cc였고, 2003년이 되어서야 홀인원밸리라는 이름으로 개장했으나 이후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충주 스카이뷰, 상떼힐, SG 등의 이름을 거쳤다. 나는 SG 골프클럽이던 시절에 몇번 갔었는데 당시에는 이 골프장이 기존 회원들과의 분쟁으로 "폐업" 상태였다. SG 측이 채무를 떠안는 조건으로 공매절차를 걸쳐 매입했으나 회원권을 승계하지 않고 대중제로 변경을 시도하다가 막혀니까 그냥 폐업을 해버렸다고. 지인의 초대로 갔었지만 막상 클럽하우스에는 들어갈 수도 없었고, 그저 늘어선 카트에 각자 골프백을 싣고는 치러 나갔다. 정해진 티타임은 물론 물론 캐디도 없었으니 페어웨이로 카트가 들어가지 못하는 것만 빼면 미국 골프장 같았다. 그래도 (폐업 상태였어도) 코스는 나름 관리를 했는지 골프치기에 불편함이 없어서 불러줄 때마다 가서는 재미있게 쳤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초대가 끊어지길래 골프장이 누군가에게 팔린 모양이로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 기억에서 지워졌었는데 어느날엔가 보니 스타 cc로 부활하여 운영되고 있었다. 회원제이긴 해도 일부 티타임이나 평일 3부는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어서 드디어 가보게 된 것.

오랜만에 왔지만 클럽하우스 외관은 오래전 기억 그대로였다. 여러번 왔어도 라커룸과 식당에는 처음 들어와보는 것이고, 개보수 없이 예전 그대로인 모양으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별로 좋아보이지도 않는데 뭘 이렇게 멀리 잡았냐고 (당연히 이런 골프장이 있는 줄도 몰랐던) 친구들의 불평을 들으며 아침을 먹었고, 레이크/힐 코스의 순서로 나가보는데 끔찍하게 덥던 여름은 9월말이 되어서야 몇일간 세찬 비가 내리고서 드디어 끝난 모양이다. 티박스에는 폭우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몇몇 홀에서는 매트에서 티샷을 했다. 그린도 많이 상해서 동반자들의 원망을 들었는데 나로서는 확실히 실력이 나아져서인지 원래 쉬운 골프장인 것인지 그럭저럭 재미있게 쳤다. 충주 인근의 산악지형 골프장이라도 여기는 느낌이 좀 다르다. 산기슭을 따라 페어웨이를 파낸 식이 아니라 산봉우리 사이의 계곡을 따라 길을 내는 식은 한림광릉 정도가 떠오를 뿐 우리나라에서도 좀 특이하게 느껴진다. 좋은 날씨에 공도 잘 맞았으나 코스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아서 여간해서는 스타 cc를 다시 와볼 일이야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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