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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큐로

hm 2020. 6. 24. 21:07

경기 cc였다가 샹그릴라 cc였다가 블루버드라고 불렸다가 아무튼 지금은 큐로 컨트리클럽인 이 골프장은 그 이름의 변천사 만큼이나 사연도 많고 악평도 끊이지 않는 곳인데 곤지암이라는 훌륭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명문 소리는 듣지 못하는 불쌍한 회원제다. 홈페이지에는 설계자가 Darryi Mouilder라고 (또는 Danyl Moulder) 되어있는데 저 (희안한) 스펠이 과연 인간을 지칭하는지도 의아하지만 구글에서 두 이름을 찾아봐도 뭐하는 사람인지 아예 나오지 않으니 뭔가 켕기는 골프장임은 분명하다. 아무튼 어찌어찌 부킹이 되었으니 직접 경험해볼 생각으로 떠났는데 렉스필드 가는 길목이라 교통은 확실히 편한 입지다. 회원가로 칠 수 있는 기회에다가 날씨도 좋으니까 즐거운 라운드를 기대하고 떠난다.

여기는 파인힐/오크힐 이렇게 18홀 코스에 최근에 9홀을 추가했다는데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스무스한 진행이다. 다만 첫 홀부터 코스를 바라보니 국내에 흔한 계단식 코스라서 딱히 멋있을 것도, 놀랄 것도 없게 평이하다. 페어웨이의 한쪽은 언덕이고 반대쪽은 오비다. 전장이 짧은 편이고 대신에 타겟 골프인데 전에는 극혐하던 디자인이지만 이제는 좀 자신이 생기긴 했다. 비슷한 공략이 이어지니까 확실히 남촌이나 렉스필드 같은, 소위 곤지암 삼인방에 비하면 코스의 수준이 떨어진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치는데 공이 좀 맞아주니까 예전에 학을 띄었던 해솔리아나 아리솔 (지금의 클럽디 속리산) cc 등등도 지금 다시 가본다면 느낌이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평범한 코스 레이아웃이지만 물을 건너는 파 3 홀들은 그나마 다 멋지다. 네개의 파 3에서 모두 파를 잡았으니 나는 어쩔 수 없는 초보인 셈인데 드라이버가 좀 잡히니까 세컨샷 아이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떨어진 게 아니라 생각해보니 이전에는 그린 근처까지 보내서 설겆이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그린을 직접 노리게되어 그런 모양이다. 희안한 것이 180 미터가 남았다고 해서 끊어가야지 하고 6번 아이언 정도로 레이업을 하면 그린 초입까지 똑바로 날아가고, 핀까지 150 미터를 노리면 여지없이 공은 빗나가버린다. 게다가 꾸준한 레슨 덕택인지 거리도 늘어서 전에 같으면 130 야드를 보았던 클럽으로 지금은 130 미터를 훌쩍 넘겨버리니 기분은 좋지만 스코어는 좀처럼 줄어들 줄을 모른다.

기대를 버리고 왔기에 큰 불만도 없이 끝난 라운드였지만 굳이 여기에 다시 와볼 생각은 없다. 이날 캐디는 일잘하고 상냥했으나 카트 옆으로 지나가던 작업차량에 탄 사람이 카트 똑바로 대라며 쌍욕을 하고 지나가는 모습에서 직원관리하는 수준을 알만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우르르 나오는 불친절, 대기시간, 무책임한 운영, 식음료의 가격 등등은 그저 가격에 비해 후진 골프장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코스가 그저 별로다. 위치가 좋은 편이어서 내장객이 끊이지 않겠지만 이정도의 골프코스는 이미 서울 근교에도 널렸다. 게다가 찾아보면 경춘권 등지의 골프장들은 가격이라도 저렴하다. 잔디의 상태도 나쁘지 않아보였는데도 (게다가 6월 중순인데) 티박스마다 매트를 깔아놓은 것부터 페어웨이 양측으로 막아놓은 오비말뚝까지,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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